자, 딜레마에 빠져 봅시다.
버스 정거장에서 예쁜 여자를 발견했다. 만약 버스 한대가 그냥 지나갔다면 내가 그 여자와 같은 버스를 탈 확률은 증가하는가?
이것과 같은 문제인데, 변수를 연속변수로 바꿔보자.
주의사항 : 이 문제는 절대로 수학 문제로서 보아주기 바란다. 실제 문제에서 이 문제의 답은 0%이고, 이 숫자는 99%신뢰구간에서 오차는 0%인 값이다.
내가 버스 가장 뒷자리에 앉아있다. 어쩌다보니, 승객은 나 뿐이었다. 가장 앞에 있는 문에서 예쁜 여자가 타더라구. 그런데 그 여자가 첫번째 의자를 그냥 지나친거야. 그럼 그 여자가 내 옆에 앉을 확률은 증가했을까?
어디서 많이 보던 문제다. 그렇다. 우리는 초등학교 소풍때 많이 즐겨보았다. 수건돌리기라는, 뱅뱅 돌면서 달려야 하는 그것을.
꼼지락 님의 의견에 따르면, 위의 문제는 여전히 이산변수다. 진정한 연속변수 문제는 다음과 같다.
버스에는 사람이 모두 앉아서 앉을 자리가 없다. 그리고 서 있는 사람은 뒤쪽에 서 있는 나 뿐이었다. 앞에 있는 문에서 여자가 타더라구. 그 여자가 한걸음 앞으로 왔다. 그럼 그 여자가 내 옆에 설 확률은 증가했을까?
정답은 나도 모른다.

캠페인 : 딜레마 속에서 해탈하자.

by snowall 2007.01.14 03:59
  • 2007.01.14 18:31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snowall 2007.01.14 18:35 신고 EDIT/DEL

      음, 그렇군요. 그럼 문제를 살짝 바꾸죠 ^^

  • 야채 2007.03.22 18:04 ADDR EDIT/DEL REPLY

    확률이 증가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물론 버스 정거장 문제도 마찬가지고요.
    극단적인 예로, 버스 자리가 2줄밖에 없는 경우, 제일 앞 열을 지나쳤다면 내 옆에 앉을 확률은 1이 되지 않겠습니까? 같은 줄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옆자리가 아니라거나 하는 조건이 붙으면 이야기가 좀 더 복잡해지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확률이 증가하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몬티 홀 딜레마에서 이런 '확률 증가'가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정답이 아닌 것을 알고 있는 문'을 열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정답인 문을 선택했건 그렇지 않건 열어보이는 문 뒤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확률은 1로 변하지 않으므로, 문 뒤가 비어 있다는 사실이 내가 고른 문이 정답일 확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입니다. 남은 두 문 중 어떤 특정 문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나머지 한 문 뒤쪽이 비어 있을 확률만을 변화시키는 것이고요.

    몬티 홀 문제에서도, 만약 임의의 문을 열었는데 그 문 뒤쪽에 아무것도 없는 것이 밝혀진 것이라면 문 뒤에서 무언가 나올 확률은 1/2 로 증가합니다. 버스 정거장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임의의 버스가 왔는데 그 버스에 나도 안 타고 그 여자도 안 탔다면, 같은 노선의 버스를 탈 확률은 증가하는 것이지요. 물론 버스 회사에서 두 명의 사정을 알고 일부러 양쪽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 버스를 보낸 것이라면 확률은 변하지 않습니다.

    • snowall 2007.03.22 18:13 신고 EDIT/DEL

      맞는 말씀입니다. ^^;;;
      올때마다 다른 노선의 버스가 오고, 노선 종류가 무한히 많다면 어떻게 될까요?

    • 야채 2007.03.22 18:54 EDIT/DEL

      노선 종류가 무한히 많고 올 때마다 다른 버스가 온다면 같은 버스를 타게 될 확률은 항상 0이겠지만, 기다리는 시간의 기대값은 항상 무한대가 되지 않을까요. -_-;;;

  • 야채 2007.03.22 18:49 ADDR EDIT/DEL REPLY

    몬티 홀 문제에 대해 약간 보충하겠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문은 1, 2, 3 번의 3개가 있고, 내가 선택한 것은 1번이며, 이 상황에서 사회자가 2번 문을 열어보였다고 하죠.
    우선, 사회자가 1번 문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는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1번 문은 선택하지 않을 테니까요. 마찬가지로 사회자가 열어보인 문 뒤쪽이 비어있다는 사실 역시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1번 문 뒤에서 무언가 나올 확률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3번 문은 1번 문과는 달리 선택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3번 문이 선택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3번 문 뒤쪽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제공하며, 그 결과 3번 문 뒤에서 무언가 나올 확률은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몬티 홀 문제를 "이미 어느 문 뒤에 무엇이 있는지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라고 설명하는 것은, 맞기는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많습니다.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는지 여부가 사전에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해 버리면, 3번 문 뒤에 무언가 있는지 여부 역시 사전에 정해져 있는데 왜 3번 문 뒤에서 무언가 나올 확률은 변하느냐는 반론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사회자가 2번 문을 '선택'할 때 "어느 문 뒤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정보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 snowall 2007.03.22 20:19 신고 EDIT/DEL

      하지만 그런 경우, 1번과 3번중에 어느 하나가 걸릴 확률을 더하면 1이 안되지 않나요? 그럼 어느쪽을 고르든 상관 없어야 하니까 1/2이 되는게 맞지 않는건가요??

    • 야채 2007.03.22 23:15 EDIT/DEL

      정량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처음에 1번 문을 골랐을 때,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을 확률과 3번 문 뒤에 무언가 있을 확률은 각각 1/3 씩이겠지요. 여기서 사회자가 2번 문을 고릅니다.

      3번 문 뒤에 무언가 있을 경우, 2번 문을 선택할 확률은 1입니다. 하지만 3번 문 뒤에 아무것도 없는 경우, 2번 문을 선택할 확률은 1/4 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2번 문을 선택함으로 인해서 3번 문 뒤에 아무것도 없을 확률의 3/4 가 깎여나갑니다.
      그 결과 1/3, 2/3 였던 확률은 1/3, 1/6 으로 변합니다. 즉 1:2 였던 확률 비율이 2:1로 변하는 것이죠. (합이 1/2 이 되는 이유는 물론 2번 문을 선택할 확률이 1/2 이었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확률은 1/3, 1/6을 1/2로 나눈 2/3, 1/3 이 되어야겠죠.)

      하지만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을 확률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합니다.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을 때, 사회자가 2번 문을 고를 확률은 1/2 겠지요. 어느 문을 고르건 상관없으니까요. 그리고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을 때, 사회자가 2번 문을 고를 확률은...? 역시 1/2 입니다. 빈 문이 2번일 확률과 3번일 확률은 각각 1/2 니까요.
      다른 표현으로 하면, 2번 문을 선택함으로 인해서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을 확률과 아무것도 없을 확률은 동일하게 1/2 씩 깎여나갑니다. 그러니 있을 확률과 없을 확률은 변하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사회자가 2번 문을 선택할 확률은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는 경우와 아무것도 없는 경우에 대해 동일합니다. 반면 3번 문 뒤에 무언가 있는 경우와 아무것도 없는 경우에 대해서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2번 문을 선택하는 것이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지만, 3번 문 뒤에 무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률적인 정보를 제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이미 문 뒤쪽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 정보가 없고, 어느 문 뒤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2번과 3번 중 하나를 random하게 선택하는 경우라면, 그 문 뒤가 비어있을 확률은 1번 문 뒤에 아무것도 없는 경우와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는 경우에 서로 다를 것이므로(전자의 경우는 1/2, 후자는 당연히 1이겠죠) 이는 1번 문 뒤에 무언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게 됩니다.

      위의 경우와 몬티 홀 문제가 달라지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위의 경우에는 2번 문을 골랐다는 것 자체는 아무런 정보를 담고 있지 않으며, 우리는 "2번 문 뒤에 아무것도 없다"는 정보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몬티 홀 문제에서는 "어느 문 뒤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는 사회자가 2번 문을 선택했다"는 정보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전혀 다른 정보지요.

    • snowall 2007.03.23 10:19 신고 EDIT/DEL

      아, 그렇군요. 정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이었네요.
      그런데, 버스딜레마의 경우, 적어도 여자 본인은 자기가 어느 버스를 타게 될지/어느 자리에 앉을지 알고 있으니까, 역시 유사한 문제 아닌가요?

  • 야채 2007.03.23 15:20 ADDR EDIT/DEL REPLY

    단순히 확률이 증가할 거라고 한 것은 좀 정확하지 못했군요. 여기에는 다음의 전제가 포함됩니다.
    1) 버스 정거장 문제에서는 버스가 오는 사건에 여자가 알고 있는 정보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했습니다.
    2) 버스 좌석 문제에서는 여자가 모든 자리들 중 random하게 선택했다고 가정했습니다.

    가정 1) 은 여자가 특별히 버스 회사와 연락을 취하지 않는 한 성립할 것 같습니다. 버스 시간표라는 요소가 들어가면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만, 큰 차이가 생길 것 같지는 않군요.
    가정 2) 는 좀 더 문제의 소지가 많습니다. 예컨대 여자가 "나는 제일 뒤쪽 세 좌석 중 하나에 앉겠다" 고 생각하고 선택했다면, 앞쪽 좌석들을 지나치는 행위는 확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종류의 bias가 없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겠지요.

    어쨌든 위의 전제가 성립한다고 할 때, 첫 번째 경우에 버스가 오는 사건이 여자가 알고 있는 정보와 독립적이라는 것은 비교적 분명해 보입니다. 두 번째 경우는 좀 덜 분명해 보입니다. 어쨌든 여자는 자기가 첫 번째 열에 앉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지나간 것이니까요.
    하지만 결국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좌석 숫자만큼의 카드를 늘어놓고, '다른 누군가가' 첫 번째 카드를 제시했을 때 여자가 거부한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즉 여자는 어떤 카드가 자신에게 제시될 것인지(=> 어떤 열을 어떤 순서로 지나칠 것인지, 혹은 안 지나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첫 카드를, 그 다음에는 두 번째 카드를 제시받아야만 합니다. 즉 어떤 카드가 제시되었다는 사건 자체에 대해서 여자가 가진 정보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서, 이 두 문제는 몬티 홀 문제에서 '사회자'가 문을 고르는 상황이 아니라, 제 3의 인물이 세 개의 문(내가 이미 고른 것 역시 포함해서) 중 하나를 random하게 골라서 열어보이는 경우와 같습니다. 그 문이 내가 고른 문이 아니고, 뒤쪽이 비어있었다면, 내가 고른 문 뒤에 무언가 있을 확률은 1/2 로 증가하겠지요. 마찬가지로 버스 문제에서도 확률은 증가할 것입니다.

    • snowall 2007.03.24 22:55 신고 EDIT/DEL

      토론이 이어지니까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카드를 제시하는 예를 생각해 보니까 명확하게 이해되는군요. 다른 종류의 딜레마를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 야채 2007.03.25 05:37 EDIT/DEL

      재미있게 봐 주시니 저야 감사할 따름이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