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에너지가 뭔지 이해해 보았다. 이제 에너지 보존법칙을 이해해 보자.

운동량 보존법칙을 이해할 때 썼던 방법을 다시한번 적용해 볼 수 있다. 그때 우리는 그냥 꾸준히 지켜봤다.

이제 "입자"라는 개념을 도입할 건데, 물리학에서 말하는 입자는 뭔가 특별하거나 신기한 것이 아니라 "아무런 특징도 없고 절대로 신기하지 않은 것"이라는 뜻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부 구조를 갖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가장 작은 것"을 입자라고 부른다.[각주:1]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이 입자가 갖고 있는 에너지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 입자를 표현하는 몇가지 숫자들이 필요해 지는데, 위치, 질량, 각운동량, 운동량, 전하량 등등이 있다.[각주:2] 이 숫자들을 이용하면 입자의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값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추적해 나가면 에너지가 보존되나 안되나 알 수 있다.

그런데 사실 각운동량이나 전하량이 뭔지 잘 모른다. 따라서, 일단 운동량만 놓고 생각하자.

언제나 가장 쉬운 문제부터 풀어보는 것이 좋으니까, 일단 입자는 1개만 있다고 하자.

운동량과 관련된 에너지는 운동 에너지이다. 여기에, 그냥 위치에너지가 0이라는 상수로 주어진다고 하자.[각주:3] 이 상황에서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계의 전체 에너지는 변할까? 안변할까? 당연히 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운동량이 보존된다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운동 에너지는 운동량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이다.[각주:4] 따라서 운동량이 변하지 않는다면 운동 에너지도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에너지는 보존된다.

이제 좀 더 어려운, 무려 2배나 어려워진 문제인 "입자 2개인 경우"를 생각해 보자. 입자가 2개 있으면 그 두개가 충돌하는 상황도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그 입자들이 절대로 충돌하지 않는다고 하면 당연히 운동량이 보존되고 당연히 전체 운동 에너지도 보존된다.[각주:5] 그리고, 입자들이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제 여기서는 "탄성 계수"라는 것을 또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 에너지 보존법칙을 이해하자는데 왜 이렇게 곁다리로 같이 나오는 애들이 많냐고 물어보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이거 설명 안하고 넘어가면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랑 모순이 생기기 때문에 설명해줘야 한다.

탄성계수란 두 입자가 충돌하는 경우 그중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손실되는지 알려주는 숫자이다. 정확히 어떻게 계산하는지는 검색해보길 바라며, 여기서 중요한건 그 숫자가 0이면 두 입자가 충돌후에 합쳐져 버리는 경우이고, 1이면 에너지가 전혀 손실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머지는 0과 1사이에 있다. 0과 1사이에 있지 않은 탄성계수가 등장하는 문제를 발견하면 골치아파지므로 독자 여러분의 모교에 재직중인 고등학교 물리 선생님에게 신고해주기 바란다. (나한테 말고. 몰라서 그런거 아니다.)

어쨌든, 탄성계수가 1이라고 하자. 그럼 충돌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없으므로 에너지는 여전히 보존된다. 잠깐. 갑자기 순환논리에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 당신은 물리 천재다. 에너지 보존법칙을 설명하는데 "에너지가 보존되니까 에너지는 보존된다"는 설명을 했다. 그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걸 이해하려면 탄성계수가 1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걸 이해하는건 쉽지 않은 일이고, 여기서는 중요하지 않다. 탄성계수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다른 글에서 설명할 날이 올 것이다. 사실 지난번에 운동량 보존을 설명할 때에도 탄성계수에 대한 이야기와 비탄성 충돌에서 어떻게 되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쓰지 않았었다.

억지를 쓰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두 입자가 충돌하는 경우를 다시한번 면밀히 분석해 보자. 입자가 여러개 있으면 또 골치아파지기 때문에 입자 하나가 엄청나게 크고 무한히 넓고 무한히 무거운 벽에 충돌한다고 치자. 운동 방향도 이래저래 따지면 귀찮으니까 수직으로 충돌하러 들어간다고 치자. 운동량이 보존되는 경우, 운동에너지가 충돌 전과 충돌 후에 변할까?

(졸려서 다음 편에 계속...)
  1. 입자 물리학은 따라서 아무 특징도 없는 놈을 연구하는 학문이 되겠다. (응?) [본문으로]
  2. 좀 더 어려운 물리학에서는 여기에 몇가지 숫자들을 더 추가하기도 하지만 이정도만 알아도 엄청 많이 아는 것이다. [본문으로]
  3. 분명히 얘기했지만, 위치 에너지는 그냥 주어진 대로 쓰면 된다. 여기서는, 가령 f(x)=0이라는 함수로 주어진 것이다. [본문으로]
  4. 아니, 운동량과 속도의 곱을 운동 에너지라고 해 놓고서 왜 갑자기 딴소리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친절하게 해석을 달아 두자면, 속도는 운동량을 질량으로 나누면 알아낼 수 있다. [본문으로]
  5. 아직까지 위치에너지는 상수로 주어져 있다는 사실이 적용되고 있다. [본문으로]
by snowall 2010. 6. 17. 00:17
  • 구차니 2010.06.17 09:32 신고 ADDR EDIT/DEL REPLY

    악 어려운 말들뿐이에요!

    먹은만큼 싼다! << 이게 제가 이해한 현실의 에너지 보존 법칙?!
    음.. 질량 보존인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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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이런걸 생각하다 보면,
    분자 / 원자 수준에서 의 충돌을 생각하다, 우리가 보이는 거시세계의 충돌을 보면은 어떻게 충돌이 이러날수 있을까? 그 경계는 어떻게 구분지을까 신기하더라구요.
    어쩌면 그러한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이 차원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결론은 안드로메다인거 같아요 ㅎㅎ
    저에게는 머든지 넘사벽 학문 ㅠ.ㅠ

    • snowall 2010.06.17 09:25 신고 EDIT/DEL

      질량이나 에너지나 그놈이 그놈이므로 같은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