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이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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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감상하다보면 이 작품이 생각난다.

by snowall 2010. 7. 5. 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