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이 글은 지난번 글과 별 연관성이 없을지도 모른다.-_-;

에너지 보존법칙을 이해하려다가 막힌 이유는 일-에너지 정리를 이해해야 에너지가 왜 보존되는지 알 수 있는데, 이걸 이해하려면 "힘"이 뭔지 알아야 하고, 힘이 뭔지 알기 위해서는 우주의 기본적인 상호작용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즉, 어렵다는 뜻이다. 그래서 조금 다르게 접근해 보기로 한다.

우주에는 에너지가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밖에 없다. 따라서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뜻은 이 둘의 합이 일정하다는 뜻이고, 다르게 말하면 어떤 물체의 위치에너지가 줄어들면 운동에너지가 정확히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을 쉽게 말하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속도가 빨라진다는 뜻이다.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은 운동량이 변했다는 뜻이다. 운동량에 대해서 이해할 때 하나 빼먹은 것이 있는데, 운동량의 변화를 힘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물리학에서는 "="를 같은 의미로 생각할 때 사용한다. F=ma라는 유명한 공식이 있는데, 이 공식은 사실 $F=\dot{p}$이다. "힘"이라고 부르는 명사를 "운동량이 변한다"는 동사적 표현으로 쓰려면 시적인 감각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운동량의 변화를 만드는 것은 힘이고, 오직 힘만이 운동량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즉,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운동량이 커졌다는 것은 또한 운동에너지가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계속 주장하고 있었던 것은,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운동에너지가 커졌다고 했으니 위치에너지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운동에너지가 커지게 했다는 것으로부터 힘이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위치에너지를 줄이면 힘이 작용하는 것일까? 반대로, 힘이 작용하면 위치에너지가 줄어드는 것일까?

우리는 힘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운동량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운동량을 변하게 하는 힘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을 사용해서 잘 모르는 것을 설명한다면 조금 편해질 것이다. 이제, 힘과 에너지를 생각해 보자.

힘과 운동에너지를 관찰해 보면 몇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어떤 물체에 힘이 운동방향과 평행한 방향으로 오랫동안 작용하면 운동에너지가 더 커진다.[각주:1] 여기서 "오래"라는 말은 시간적으로 길다는 뜻이기도 하고 공간적으로 멀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에너지 정리란 이것을 수학적으로 멋있게 쓴 것에 불과하다. 힘이 작용하면 운동에너지가 변한다는 뜻이다. 이건 정말 당연한데, 힘이 작용하면 운동량이 변할 것이고, 운동량이 변하면 운동에너지도 변한다. 너무 당연해서 기가차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물리학은 원래 이렇다.

자세한 수식을 생략하면, 우리는 "일(work)"이라는 것을 정의할 수 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일은 힘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물체가 움직인 거리를 곱한 것으로 정한다. 왜 하필 거리를 곱할까? 시간을 곱하면 안되나?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힘에 시간을 곱한 것은 "운동량의 변화량" 또는 "충격량(Impulse)"이라는 이름이 따로 붙어있다.[각주:2] 그런데, 힘이 작용하면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때문에 같은 거리를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다. 다시말해서, 똑같은 충격량을 받는데 걸리는 거리가 짧아진다는 뜻이다. 이것을 정확히 계산하면, 힘이 한 일의 양의 두배가 운동량의 제곱을 질량으로 나눈 값이 변한 것 만큼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운동에너지를 운동량의 제곱의 절반으로 하기로 했으므로, 사실은 힘이 한 일의 양이 운동에너지가 변한 것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힘이 한 일의 양 = 운동에너지의 변화

이제 위치에너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위치에너지는 그냥 주어진 함수에 따라서 그때그때 갖다 쓰면 된다고 했다. 위의 법칙에서 0을 만들려면, 운동에너지의 변화 - 힘이 한 일의 양 = 0이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위치에너지의 변화 = - 힘이 한 일의 양

이라고 해보자. 그럼

운동에너지의 변화 + 위치에너지의 변화 = 0

따라서

(운동에너지+위치에너지)의 변화 = 0

운동에너지 + 위치에너지 = 일정함

어라? (뭔가 지나갔다.)

어물쩡 넘어간 느낌이 드는데,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것을 이해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조금 더 자세히 생각해 보자.

힘의 원인이 무엇일까?

(축구 봐야 하기 때문에 다음 글에 계속...)

  1.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 말해두지면, 여기서 작용하는 힘은 총 합력을 말한다. 아무리 밀어도 안움직이면 운동에너지가 커진게 아니잖아요? 라고 물어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본문으로]
  2. 아직 설명한적이 없었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별로 중요하지는 않다. [본문으로]
by snowall 2010.07.12 03:04
  • ExtraD 2010.07.12 08:32 ADDR EDIT/DEL REPLY

    에너지가 보존 되지 않는 시스템과 보존 되는 시스템을 비교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snowall 2010.07.12 09:07 신고 EDIT/DEL

      아, 그건 다음 다음번 글에 설명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일단은 보존되는 것부터 이해하고 나서요. 저도 이 글 쓰면서 다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 Aptunus 2010.07.12 22:47 신고 ADDR EDIT/DEL REPLY

    다음화(?)도 기대되는 군요 ^^

    • snowall 2010.07.12 22:54 신고 EDIT/DEL

      기대하시다가 실망해도 책임 못져요 ㅋㅋ

  • koc/SALM 2010.07.14 00:43 ADDR EDIT/DEL REPLY

    "수식 없이"라고 해서 클릭했는데... 역시나 수식이 나오네요. (수식인 줄 몰랐기 때문에 썼겠지요.)
    위치에너지의 변화 = - 힘이 한 일의 양 <--- 이거 수식입니다. (마이너스라는 표기는 '수'는 나오지 않지만 '수치'를 표시하고 있죠.)
    운동에너지의 변화 + 위치에너지의 변화 = 0 <--- 이것도 수식인데요. ( 0은 숫자입니다.)
    아무튼 머리 아픈 공식이 안 나오니 이해하기는 쉽네요.

    • snowall 2010.07.14 01:01 신고 EDIT/DEL

      이정도면 없는거나 마찬가지죠...-_-;
      에너지 보존법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수식으로만 써도 수십장은 나올 겁니다...

    • snowall 2010.07.14 01:05 신고 EDIT/DEL

      아, 그리고 이 글에 나온 "수식"은 뒤에 글에서 수식 없이 다 해설해 볼 예정입니다.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