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에서 최근(또는 예전에) 끼워팔기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당한적이 있었다. 유럽에서도 그랬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랬고, 해서 미디어 플레이어와 인터넷 메신저에 대해서 접근 가능한 링크를 제공하는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 것 같다. (뭔가 허접한...;)

하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걸 잊고 있다. PC제조회사의 윈도우 끼워팔기 문제이다.

생각해보니까, 우리나라에서 윈도우를 기본제공하지 않는 PC를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서는 아예 없다고 봐도 좋다. 이거야말로 정말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해야 하는거 아닌가?

생산 단가 상승이라는 얘기라든가, 수요가 적다든가, 불법복사를 조장한다든가, 그런 건 이유가 되지 않는다. 생산 원가 상승은 제조 과정에서 한단계를 빼는 것이므로, 포장할때 포장만 다르게 하면 되므로 아무 상관 없다. 게다가 윈도용 응용 프로그램 등은 PC제조업체에 이윤이 되는게 아니라 제작사의 이익이 된다. 수요가 적더라도 수요가 없는건 아니다. 분명히 리눅스나, 아니면 BSD나, 솔라리스같은 운영체제를 깔아서 쓰고 싶은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맥OS도 이젠 인텔CPU용으로 나오는데 맥OS를 깔아서 쓰고 싶은 사람도 있다는 거다. 불법복사를 조장하는건 PC제조업체에서 신경쓸 일이 아니다. 그건 MS와 저작권협회와 정보통신부에서 신경쓸 일이다.

생각해보니, 이것은 저가형 휴대폰이 나오지 않는 상황과 약간 통하는 점이 있다. 제조업체에서는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고, 그것은 사실은 제조업체의 속마음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말로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가보다 하고 생각할 뿐인 것이다.

윈도우, MS오피스, 아래한글, V3같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뺴면 안될까? 적어도 옵션으로 제공하는 선에서 우리는 타협할 수 없는걸까?
그럼 한 30만원정도 더 싸게 컴퓨터를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도 대기업 PC를.

물론, 리눅스나 솔라리스같은 운영체제 깔아서 쓸 생각하는 "파워유저"들은 그냥 전자상가 나가서 대충 부품 사다가 조립하면 된다는거, 몰라서 이런 얘기 하는거 아니다. 나 역시 조립해서 쓴다. 다만, 소비자를 위해서 편리한 운영체제를 깔아주는 척 하면서 은근슬쩍 끼워팔기를 하고 있는 PC제조업체들이 미워져서 잠시 몇자 적었을 뿐이다.

by snowall 2007. 1. 29. 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