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터넷 뉴스를 보면 여러가지 분류를 해 두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생활/문화...
당연한 얘기지만, 과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가장 많이 들어가보게 되는 분류는 당연히 "과학"이다. 하지만 과학에 들어가보면 과학에 관련된 얘기는 많지가 않다. IT와 관련된 얘기만 잔뜩 있고, 5~6개중에 하나 꼴로 과학 얘기가 나온다. 그나마도 IT관련 이슈가 폭발하는 날은 과학 뉴스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이것은 "과학"이 과학만 있는게 아니라 "기술"이나 "과학기술"이나 "IT"와 붙어있기 때문이다. 한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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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IT와 과학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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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스는 IT도 아니고 무려 "디지털"이라는 카테고리로 얘기한다. 게다가 경제/디지털이라는 카테고리의 밑에서 "과학기술"이랑 "디지털"이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나머지는 전부 경제 관련 카테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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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IT와 과학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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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블로그조차 과학과 IT가 붙어있다. 그리고 IT관련 글이 많이 올라오는 올블로그의 특성상, 과학 관련 글은 이슈에 오르지 못하거나, 오르다 말고 IT관련 글에 밀려서 내려온다.

한가지 흥미로운건, 이올린은 과학 분류가 따로 있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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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포털과 비교해서 이올린은 포털도 아니고 메타블로그 사이트지만, 아무튼 과학이 따로 있다는 것만으로 참 마음에 드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각주:1]

물론, 불평하기 전에 과학 뉴스만 골라볼 수 있는 곳(physweb, nature)이 있다는 건 잘 안다. 내가 검색할 능력이 없는것도 아니고 영어 뉴스라고 못볼 이유가 있는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불평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과학 문화 발전을 위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이랑 기술을 같이 취급하는 건 말이 된다. 과학 발전과 기술 발전은 항상 같이 발전해 나가는 것이고, 최근에는 과학하고 기술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IT는 얘기가 다르다. IT는 Information Technology이고, 분명 "기술"이라는 카테고리의 하위 분류로 들어가야 한다. 또한 IT를 컴퓨터 과학이라고 생각해도 이것은 "과학"이라는 카테고리의 하위 분류이다. 만약 IT관련 이슈가 너무나 커서 큰 분류로 나가기에 충분하다 하더라도, 그럼 아예 따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 이 상태로는 과학은 IT에 밀려서 국가 전체를 뒤흔드는 뉴스[각주:2]정도가 아니면 떠오르지를 않게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태가 아닐수 없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은 고작 그 하위분류인 IT를 제외하면 이슈가 될 것이 없다는 걸까. 아니면 포털 뉴스 카테고리를 편집하는 사람들에게는 과학하고 IT하고 동급으로 보인다는 걸까.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만약 내가 위에서 언급한 거대 사이트들이 IT와 과학을 분리한다면 우리나라의 과학 문화도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1. 다만 개편 이후 나도 안들어가게 되었다는 점... [본문으로]
  2. 예를 들어, 황우석 박사 사태나 우주인 선발 소식, 북한 핵실험 소식 [본문으로]
by snowall 2007. 2. 2.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