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데카르트가 그랬다. 끊임없는 회의 속에, 자신의 존재마저 불투명할 때, 자기는 생각하니까 존재한다고. 그것만은 결코 의심할 수 없는 진실이라고 했다.

나 역시 그건 사실이라고 생각하긴 한다. 그런데, 나를 생각하게 하도록 하는 "존재"는 내가 아닐 수도 있다는 회의가 드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그것은 정말로 나의 자유의지인 것일까?

이런 의문은, 내 마음이 실제로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나는 과연 "나"인가?

내 감정과 마음은 내가 원하는 대로 생각되지가 않고, 항상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나와 가장 타협과 협상을 잘 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다른 사람과 타협할 때는 어떻게든 얻어내고 나한테 이익이 되도록 협상을 하는데, 나 자신과는 손해가 되더라도 결국 타협에 넘어가고 만다.

음...

어쩔 수 없다. 모두가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
by snowall 2007. 2. 18.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