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을 만들기 전에 일단 올해 공부한 것들을 되돌아 보자.

1. 방송통신대학 컴퓨터과학과 졸업
나름의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수업은 전혀 못 들었고 시험공부만 하긴 했지만, 경영전략론과 XML만 빼면 그래도 어디 가서 프로그램 개발에 투입될 초급 프로그래머 수준은 되었다고 생각한다. XML이나 경영전략론중에 하나를 빼고 웹 프로그래밍을 들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강점은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분야, 약점은 역시 절망의 XML...

2. 토플 점수 79점
평균 20점에서 +4점, -4점이라는 기괴한 분포를 보이는 성적이긴 하지만...
어쨌든 중급 수준이긴 하니까.

3. 중성미자 연구
교수님이 마침 1년간 전남대로 내려오셔서 흥미로운 연구를 하게 되었다. S4대칭성과 중성미자의 질량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인데, 덕분에 잊어먹을 뻔 했던 석사 전공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역시 입자물리가 재밌긴 재밌는데 말이다.

4. 레이저-플라즈마 연구
연구소에서 실험하고 있는 거니까 자연스럽게 많은 얘기를 듣게 된다. 주워들은 얘기만 모아도 블로그에 쓸 거리가 한가득이다. (다 못써서 문제지...) 2010년 한해동안 한 실험은 X선 레이저를 사용한 응용 실험과 전자빔 가속 실험이다. 그리고 PW레이저 응용 실험 준비인데 실험 준비는 물리학이랑 별 연관이 없는 노가다이므로 생략. X선 레이저 응용실험은 "이젠 광학이 별걸 다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X선은 에너지가 높아서 핵물리학이나 입자물리학의 연구 영역이었는데, 파장이 짧다보니 과학자들은 그걸로 정밀한 영상을 찍고 싶어지고 따라서 광학이 손을 대고 있다. 전자빔 가속 실험은 실험이 아주 어렵다는 걸 느끼게 해준 6개월의 삽질이었다.

5. 방사선 안전교육
앞서 말했듯이 X선은 방사선이고, 전자빔도 방사선이다. 그리고 다른 실험 주제인 양성자 빔이나 이온 빔 역시 방사선이거나 방사선을 만들어 내는 원천이다. 따라서 나에게는 방사선 작업 종사자 안전 교육을 받아야 하는 법적 의무가 발생하였다. 방사선 작업 종사자 안전 교육을 받으러 가서 느낀건 법만 공부하면 자격증 하나 따겠다는 거다.

6. 수학
Chern선생님의 미분기하학 교재를 읽으려고 했으나 좌절.

7. 물리학
Peskin의 양자장론 책이랑 Reif의 통계역학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Peskin책은 너무 어렵고 Reif책은 도망가서 좌절.

2011년 계획
1. 영어
방송통신대학 영어영문학과 3학년 편입을 지원했다. 토플 학원도 다닐 거다. 목표는 토플 90점(그중 말하기 24점 이상).

2. 수학
Chern선생님의 미분기하학 교재를 다 읽겠다.

3. 물리학
Peskin 책을 다 읽을 기세다.
중성미자 연구는 이제 논문만 내고 다시 묻어두려고 한다.

4. RI자격증
물리학이랑 관련된 부분은 한번 훑어보면 될 것 같고, 법 관련 부분만 공부해서 연말에 자격증 딸 생각이다. 그리고 5년뒤에 SRI자격증에 도전하게 되는데...

5. 연구소 일
상대론적인 전자기 동역학 시뮬레이션에 이어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이 그 다음 미션으로 곧바로 예약되었다. 재밌긴 한데 실력만 쌓고 경력에 추가는 안될 것 같아서 좀 지겨울 것 같다.

6. 유학 준비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SOP를 만들어야 하고 추천서 3장을 모아야 하고 토플 렙업을 해야 하며 유학가기에 적당한 학교를 조사해야 한다. 이렇게 써놓고 나니 RPG게임의 무슨 퀘스트같은 느낌.

7. Melotopia (소설) 개정
작년에 하다가 개정판을 날려먹는 바람에 좌절했으나, 어쨌든 하긴 해야겠다.

이정도만 하자.

참고로 2012년 계획은
1. 피아노 학원
2. 여행
3. 유학

이건 2011년 계획이 계획대로 되었을 때의 계획이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의 2012년 계획은
1. 유학준비.
2. 방통대 영문과 졸업.
3. 대통령 선거 투표.

나름 두근두근거리는 2012년 개봉 박두.

...뭔가 건너뛴 것 같지만.

by snowall 2010. 12. 31.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