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25&aid=0002117306
...이라는 얘기를 대통령이 했다. 예언인가.

자기가 받을 것도 아니면서 과학자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같아서 꽤 맘에 안든다.

2020년까지 하나라도 받으려면 그 업적은 대략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까지의 업적 중에서 나올텐데, 아직까지 한국의 과학 연구 중 노벨상을 받을만한 업적이 어떤게 있는지 모르겠다. 얘기를 들어보면 그나마 그래핀 연구가 근접했던 것 같은데, 이미 받아버렸으니 그 업적으로는 못 받는 거고 다른걸 해야 한다. 물리학 분야에서 내가 아는 것만 해도 괜찮은 연구 과제들이 몇개 있는데, 예산 깎여서 다들 허덕이고 있다.

당장 내가 일하는 연구소만 하더라도 세계 최고 출력의 레이저를 갖고 있지만, 그 레이저를 이용해서 어떤 연구를 하더라도 그 전에 초고출력 극초단 레이저를 만드는 Chirped Pulse Amplification 메카니즘을 제안한 머로우 박사가 노벨상을 받게 된다. 여기저기서 중성미자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미 중성미자 발견으로 한번, 중성미자 진동 현상으로 한번 받았으니 다음번에 받으려면 중성미자 질량의 완전한 규명으로 받아야 하는데 그 연구 과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매우 활발히 연구되지는 않고 있다. 힉스 입자는 한국에서 발견할 수는 없고, 한국사람이 발견할 수도 없다. 화학이나 생리의학 분야는 내 연구분야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아마 고은 시인이 노벨 문학상을 받는 것 보다 늦지 않을까 싶다.

대통령은 "우리 살 길이 어디에 있겠나. 혁신적 기술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라고 말하였는데,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과학은 기술을 만드는 학문이 아니라 자연 현상의 이해를 목표로 하는 학문이다. 기술을 만드는 학문은 공학이다. 과학과 공학도 구분하지 못하는데 "노벨 과학상"이 10년만에 잘도 나오겠다.

양적으로 다 채워주지는 못하지만 심적으로 응원하지 말고, 심적으로 응원하는 건 다 때려치고 양적으로만 응원해도 과학자들은 좋아할 것이다. 성과 압박하지 말고,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기초적인 분야에 연구비 퍼주면서 지원한다면 언젠가는 노벨 과학상도 우리나라에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조류독감이랑 구제역이나 어떻게 구제해 보시지...
by snowall 2011. 1. 9. 0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