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구입하려는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선택사항은 애플인가 아닌가이다. 내가 이렇게 주장했을 때, 이것은 과연 얼마나 의미있는 주장일까?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MS의 윈도우즈 모바일이다. 또한,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제조업체는 삼성, LG, 소니, 노키아, 애플, HTC 등등이 있다.[각주:1]

한번 상상해 보자. i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삼성에서 나왔다면, 그 스마트폰은 아이폰 만큼의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애플이라는 거대한 힘이 있고, 거기에 대항하는 작은 여러 세력들이 있는데, 그 세력들은 지금 어떤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을까?

옛날 중국에 전국시대에, 7개의 나라가 있었는데, 진나라는 아주 강했고 나머지 6국은 약해서 개별적으로 진나라에 대항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진나라에 대항하기 위하 나머지 6국이 연합했는데 그게 합종책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6국이 갖고 있는 생각은 진나라가 망하면 그 순간 자신의 나라가 1등으로 치고 올라가리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이 연합은 강력하지 않으며, 진나라가 망할 것 같은 순간 무너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애플을 견제하기 위해서 "안드로이드"라는 연합 세력이 등장한 셈이다. 여기에 삼성, LG, 소니, HTC등등이 참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안드로이드 뿐만 아니라 윈도우 모바일도 하나의 세력이라는 점이다. 즉, 윈도우 모바일과 안드로이드는 경쟁관계인데, 이들은 결코 연합할 수 없다.

삼성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세력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모두 같다. 애플이 주춤하는 순간 내가 1등이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이 주춤하는 순간을 위한 대비를 해야 한다. 그것들이 삼성 앱스토어 같은 서비스라고 본다. 문제는, 이 대비는 애플이 주춤하지 않는 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자원 소모성 전략들이라는 점이다. 연합 세력으로서의 서비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이 있는데, 삼성이나 기타 다른 안드로이드 진영의 회사들은 여기에 전폭적인 투자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여기에 투자해서 나온 수익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지 않고 다른 회사들이 이득을 챙길 테니, 다른 회사들이 투자할 때 까지 기다렸다가 숟가락만 얹는게 좋다. 결과적으로 누구도 제대로 투자하지 않는다. 그 결과는 자명하다. 어느 회사도 애플을 이길 수 없다. 만약 안드로이드가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상태에서 애플이 iOS와 아이폰으로 시장 진입을 시도했다면 애플이 결코 현재와 같은 시장점유율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시장을 선점했고, 그 결과는 현재의 상황이다.

예를 들어, 삼성과 LG와 HTC가 전략적으로 제휴해서 아이폰을 이길 수 있는 단 하나의 스마트폰을 내놓고,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적정량으로 분배한다고 하면 아마 애플이 패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어느 스마트폰을 골라야 할지 모르고, "가장 유명한" 아이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각주:2] 물론 이 전략은 채택될 수 없는데, 이런식으로 해서 애플을 누르는 순간 연합은 깨지고 경쟁이 시작되어 애플에게 기회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1. 몇개 빼먹었을지도 모르겠다. 기억나는대로 적었음. [본문으로]
  2. 사실은 갤럭시S가 히트를 친 것도 "가장 유명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엄청나게 띄워주고 광고를 엄청나게 했으니까. 그러나, 아이폰이 변변한 광고나 홍보 없이 성공한 걸 보면 투자 대비 효과는 애플이 더 높다. [본문으로]
by snowall 2011. 1. 25. 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