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차 끌고 집에 내려오다가 [버터 영어 학원]의 셔틀 버스를 봤다. 버터 영어 학원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굉장히 역설적인 느낌이 든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잘 굴러가는 발음을 최고로 친다. 따라서, "Butter"라는 단어는 "버러~"라고 발음해야 "우왕ㅋ굳ㅋ"소리를 듣는다.[각주:1] 그렇다면, 영어학원 이름을 기왕에 "버터 영어 학원"이라고 지었다면, 좀 더 영어를 제대로 가르친다는 느낌이 들도록 "버러 영어 학원"이라고 썼다면 어땠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하지만 버러 영어 학원이라고 한글로 적어놓는다면 그것 또한 이상하다.
http://www.korean.go.kr/09_new/dic/rule/rule_foreign_index.jsp
http://endic.naver.com/enkrEntry.nhn?entryId=1e295c0211e143b0b291676c4c4b5f31&query=butter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영어사전을 참고해 보면, "버터"라고 표기하는 것이 맞다. 또한, 발음도 "버터"로 하는 것이 맞다.[각주:2] 한국에 있는 학원이니까 "버터 영어 학원"이 맞긴 맞지.

이래저래 논란이 있다면 "Butter English Academy"라고 영어로 쓴다면 좋겠지만, 그건 "한국어 기초부터 가르쳐 드립니다"라는 한글학교 광고만큼이나 역설적인 문구가 될 듯 싶다.

사실 발음이야 어떻든,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면 되는 것이고 중요한건 그 안에 담긴 내용인데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은 그런 부분이 너무 축소되어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 버터 영어학원의 셔틀 버스를 보고 들었던 생각이다.
  1. 말하다 침튀기기 싫어서 그런것 같기도 하지만. [본문으로]
  2. 발음은 [버터]로 하든 [버러]로 하든 알아들으면 되므로 무엇이 절대적으로 맞다 틀리다 할 수는 없다. [본문으로]
by snowall 2011. 2. 8.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