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높아지고 있는 원자력 에너지에 관한 관심에 편승해 나도 좀 뭘 해볼까 생각중이다. 내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몇가지 있긴 하지만 그건 연구에 써먹어야 하니까 놔두고,[각주:1] 일단 잘 알려진 것들만 풀어보자.

알다시피, 방사선이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전자기적인 상호작용이고, 다른 하나는 핵력에 의한 상호작용이다. 전자기적인 상호작용은 화학적인 방식으로 작용하고, 핵력에 의한 상호작용은 핵의 종류를 바꾸는데 그 결과 물질의 화학적인 조성이 달라질 수 있다.

방사선의 종류는 크게 네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빛, 전자, 핵자, 중성자이다.

빛에서 방사선이라고 한다면 보통 자외선, 엑스선, 감마선을 말한다.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자기파"이며 "빛"과 같은 특성을 갖는다. 하지만 파장이 짧은 영역에 한정하여 방사선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자외선은 방사선 중에서는 파장이 긴 편에 속하고, 보통은 원자나 분자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전자를 떼어내는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세포 내부에 있는 DNA의 구조가 깨진다거나 단백질이 변성된다거나 하기 때문에 세포의 생명활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분다. 자외선 살균기가 대표적인 응용 분야이며, 남자들이 좋아하는 해변에서 썬탠하는 여성들도 자외선을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많이 쬐면 DNA와 단백질의 구조가 많이 깨지기 때문에 피부암이나 눈에 백내장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우리 실험실에서 일하시는 분들 중에도 레이저에 의해 발생되는 2차적인 자외선 때문에 수정체의 혼탁도가 높아져서 백내장의 위험도가 높은 분이 몇분 있다. 그리고 자외선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자주 사용되는데, 반도체에 아주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을 때 자외선으로 쪼여서 새겨넣는다. 최근 어딘가의 반도체 회사에서 20나노미터 공정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각주:2] 그 말은 곧 파장이 20나노미터보다 짧은 빛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빛의 회절 현상 때문에 파장보다 더 작은 회로는 새길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자외선은 방사선 중에서 가장 친숙하고 주변에서 흔히 마주치는, 어쩌면 방사선같지 않다고 느껴지는 녀석이다. 주의할 점은, 자외선 컵 살균 소독기 중에 고장난 것들은 문이 열렸을 때 자외선 전등이 꺼지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자외선 전등을 눈으로 직접 바라보지 않는 것이 좋다. 자외선 전등을 직접 바라보는 것은 태양을 직접 바라보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갖는다. 태양을 직접 바라볼 때는 "밝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홍채가 작아지기라도 하지만, 자외선 전등은 그런 느낌도 없어서 홍채가 열린 상태에서 자외선을 받게 된다. 한두번 정도야 괜찮겠지만, 자외선을 눈에 많이 쪼여서 좋은 영향이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눈을 감거나 다른 곳을 보거나 하자. 불이 꺼진다면 괜찮다. 물론 그정도의 자외선은 피부에 쪼이는 건 별 영향이 없으므로 뭘 꺼낼 때 안심하고 꺼내도 된다.

친구가 불러서 잠시 중단. -_-; 엑스선은 다음 시간에...
  1. 사실은 너무 간단한 아이디어들이라 부끄러워서 공개하기 어렵다. 연구에 써먹어야 하니까 공개할 수 없는것도 맞긴 하지만. [본문으로]
  2. http://news.mt.co.kr/mtview.php?no=2010041909372288518&type=1 [본문으로]
by snowall 2011. 3. 20.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