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교수님의 초청으로 RENO 실험실에 다녀왔다.

피자를 먹느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어차피 자세한 설명은 물리학회에서 들었지만) 아무튼 꽤 큰 물통에 섬광검출기용 액체를 채워넣는 과정이 거의 마무리 되어 가는 중이라고 한다. 아마 다음달부터는 중성미자 검출을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내 추측임. 공식적인 일정은 모름.)

차에서 찍은 원거리 검출기쪽 실험동 사진. 물론, 보다시피 컨테이너다.-_-;

지옥의 입구는 아니고, 중성미자 검출기가 있는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300미터쯤 들어간다.

내 스마트폰은 셀카를 찍기가 참 곤란하다. 저 뒤에 있는게 액체 섬광 검출기에 들어가는 액체를 혼합하는 탱크다. 매우 복잡한 공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 용액이다.

뒤에 있는게 뭔지 모르겠다. 덜 흔들려서 맘에 드는 사진. 왼쪽에 보이는 분은 나의 석사 지도교수님이시다. 심령사진 아님.

다 구경하고 교수님과의 토론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잠깐 찍었다. 내비게이션에 안 나오더라.

중성미자 검출 실험인 RENO실험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중성미자 섞임각 중 1-3 섞임에 해당하는 각도를 측정하는 실험이다.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에서 예언된 값들 중에 아직 모르는 것이 힉스 입자이고 이것은 LHC에서 열심히 찾고 있다. 그리고 중성미자 섞임은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에서는 예측되지 않는 현상이다. 그리고 그중 1-2섞임과 2-3섞임, 그리고 질량 사이의 차이값은 어느정도 밝혀져 있다. 아무튼 그중 모르는게 1-3섞임각인데, 이걸 알기 위해서는 2개의 검출기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는, 입자물리학 실험이므로 입자를 만들어야 하고 입자를 검출해야 하는데, 입자를 만드는 것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한다. 원자력 발전에서 사용되는 핵 반응은 매우 잘 알려져 있고 거기에서 나오는 중성미자가 어떤 종류이며 어떤 에너지를 갖는지는 이론적으로 잘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의 출력을 알고 몇번의 교정을 거치면 어떤 종류에서 몇개의 중성미자가 나오는지도 알아낼 수 있다. 즉, 입자의 출발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럼, 이제 1-3섞임각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이 사라지는지를 알아내야 하는데, 이걸 위해서 가까운 곳과 먼 곳에 하나씩 검출기를 둔다. 두 곳에서 검출되는 중성미자의 비율을 잘~~ 분석하면 1-3섞임각을 얻어낼 수 있다. 교수님께서 내년에 시간 있으면 나보고 그 분석을 조금 도와달라고 하셨다. (레이저-플라즈마 실험실에서 일하느라 잊고 살지만, 전공은 입자물리학이며 석사학위논문은 중성미자에 대해서 썼다. -_-;;)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말마다 시간 있으면 오라고 하시는데...

나는 시간이 있어야 하는건가...-_-;;;

아무튼 그 결과가 기대되는 실험이다. 좋은 결과(논문 쓸만한 결과)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나도 좀 쓰게.

by snowall 2011. 6. 30.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