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kbs.co.kr/society/2011/07/13/2323289.html

최저임금이 4580원으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근로자측은 5410원을 요구했고, 사용자측은 4320원을 요구하였다.

정확히 말해, 근로자측의 요구는 5410원 이상의 임금이고 사용자측의 요구는 4320원 이하의 임금이다.

적절한 이해를 위해 숫자를 바꿔보자. 근로자측이 4320원 이상의 임금을 요구했고, 사용자측이 5410원 이하의 임금을 요구했다고 하자. 물론 근로자는 많이 받을수록 좋고 사용자는 적게 줄수록 좋다. 따라서, 최적의 임금은 그 사이에 있는 4860원정도가 될 것이다. 즉, 예를 들자면, 4860원은 둘 다 받아들일 수 있는 임금이 된다.

원래의 상황으로 돌아와서, 5410원 이상의 임금이면서 4320원 이하의 임금이 되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그런 경우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은 타협을 해야 하는데, 5410원 이상인 지점이나 4320원 이하인 지점은 어느 한 편이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5410원 이하인 지점과 4320원 이상인 지점에서 양쪽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적절한 지점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이 공평하다.[각주:1]

그러고보면 결국 그 중간점인 4860원 정도에서 결정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제 결정된 최저임금이 4580원이므로, 대략 사용자로부터 근로자측의 의견이 3:1 정도로 반영되었다. (사용자의 의견보다 260원 비싸고, 근로자의 의견보다 830원 싸므로 대략 1:3의 비율)[각주:2] 아무래도 사용자의 입김이 더 많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인다.

사용자측의 요구보다 비싸기 때문에 사용자의 비용이 늘어나고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영세사업자들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최저임금조차 주지 못하는 사업이 과연 해야 하는 가치가 있는 사업일까? 만약, 그런 사업이 지속되어야 하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면 최저임금을 보장하지 못해도 문제가 없을까?

근로자측이 입장에서는, 필요하다고 주장한 돈보다 적은 임금이기 때문에 먹고살기 힘들 것이다. 이에 대한 이론적인 해법은 최저임금이 보장되지 않는 직장에는 취직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건 말뿐인 해법이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력을 쌓기 위해서든지, 적은 돈이라도 벌어야 먹고살 수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보장되지 않아도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으로도 사람을 고용할 수 있다.

그러나 둘 다 불만족스러운 최저임금이기 때문에 4580원의 최저임금은 공평할 수 있다.[각주:3]

전태일 열사가 세상에 남긴 말은 딱 하나다. 근로기준법 지키라고.
있는 법은 지켜야 하지 않겠나.

대한민국이 자유주의 경제체제를 채택하여 무한경쟁 속에서 뒤떨어지면 도태되는게 당연한 나라인건 알겠는데, 법은 지키라고...

추가 -
생각해봤는데, 최저임금이 올라서 돈이 부족해지고 그 결과 사람을 덜 뽑게 되어 취업난이 심화된다는 논리는 틀렸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이 그대로이거나 내려가서 남는 경우에는 사람은 그냥 그대로 쓰고 남는 비용은 사업주의 이익으로 들어간다. 그렇다면 최저임금이 올라가서 손해를 보는 것도 사업주가 감수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 어차피 경영 환경은 항상 변하게 마련이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처를 하는 것이 바로 경영자의 일이니까. 못하겠으면 사업을 접는게 당연한 것이고. (영세 사업자의 업주의 가족들은? 어딘가에서 마찬가지 이유로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을 하게 되겠지만, 그럼 이제 본인의 상황이 변했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전직 사장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질 것인가...)
  1. 공정한가?는 잘 모르겠지만. [본문으로]
  2. 이렇게 따지는 것이 합리적이거나 적절한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따져보았다. [본문으로]
  3.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게 공정하다는 뜻은 아니다. [본문으로]
by snowall 2011. 7. 13. 20:37
  • Lex 2011.07.14 12:14 ADDR EDIT/DEL REPLY

    최저임금이 말뿐인 상황도 많더군요.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으니 그런 곳에서도 일을 하게 되구요.

    좋은 삶을 위해서는 법보다는 양심이 앞서는 그런 사회가 요구되는 걸지도 모릅니다.
    혼자 잘먹고 잘사는 것이 아닌 서로 잘먹고 잘사는 그런 의식 없이는 악화될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snowall 2011.07.14 13:20 신고 EDIT/DEL

      양심에 의존하기보다는 법을 잘 지키는 것이 양심이 되어야죠.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상황도 많지만, 그렇다고 법이 없으면 주먹만 남거든요.

      다들 게임이론을 공부해보면 배신보다 협조 전략이 더 유리하다는 걸 알텐데 공부를 안하네요

  • Lex 2011.07.14 15:29 ADDR EDIT/DEL REPLY

    법이 필요없다는 얘기는 아니었는데, 의미가 잘못 전달이 됐나보네요. ^^;;
    법이란게 구속성이 있지만 완벽하지 않아, 자율성을 허용하게 되는데 그 자율성에는 양심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법을 잘 지키는 것이 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생각나게 하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별로 지지하지 않는 철학입니다. ^^)
    저도 게임이론을 공부해봐야 겠네요. ^^

  • 하루 2011.07.16 09:00 ADDR EDIT/DEL REPLY

    그런데 10월부터 경기도는 시내버스비가 200원 인상(카드 기준 900->1100)
    내년부터 적용될 것이지만
    고로, 알바를 하는 저로서는 실질적으로는 60원 인상 ㅠㅠ

    아 맞다... 그게 아니라 11월에 군대를 가는구나 ㅠㅠ

    • snowall 2011.07.16 14:29 신고 EDIT/DEL

      하루에 4시간 알바를 한다면 260원 인상으로 1040원 더 벌게 되는데,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면 왕복 400원이 들어가므로, "4시간 일하는 경우에 실질적으로 640원 인상"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군대 잘 다녀오세요. -_-

  • 최저임금 2013년 4860년 2012.06.30 02:36 ADDR EDIT/DEL REPLY

    예언의 성지로군요. 성지순례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