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랬더라, 사람이 귀가 두개고 입이 하나인건 말하기보다 두배 더 많이 들으라는 뜻이라고.

오늘은 교수님한테 미친듯이 혼났다.

내가 내뱉는 말은 하나하나가 독설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점에 대해서 한소리 들은 거니까 딱히 변명할 건 없다.

고치는 방법을 알고 싶다.

내가 블로그에 쓴 글들과, 그 글에 많은 분들이 달아주신 댓글을 보면, 나는 글은 잘 쓰는 편인 것 같다. 하지만 오늘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을 비롯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내게 화내는 걸 보면, 나는 말하는 것은 최악인 것 같다. 다른건 모르겠고, 전부터 교수님이 계속 얘기해 왔던 점이 나랑 있다보면 화가 난다고 하시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나를 보는 사람들은 오프라인의 나를 모를 것이고, 오프라인의 내 친구들은 온라인의 나를 잘 모를 것이다. 두 모습의 나를 모두 아는 사람은 둘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어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딱히 이중인격인 것 같지는 않다. 그냥 나는 하고 싶은 얘기를 할 뿐이고, 말은 순간이고 글은 남기 때문이다. 아예 말을 말자.

그러나 내가 말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고치긴 고쳐야겠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내가 말하는 습관이 바로잡힐지, 적어도 남들이 화를 내는 말투는 고쳐보고 싶은데, 이거 참 문제다. 솔직한 성격부터 바꿔야 하나. 꾸미고 입에 발린 말을 해야하나. 아, 이런식으로 블로그에 글로 남기면 내가 진솔한데 다른 사람들이 위선자인 것처럼 오해하겠다. 그런건 아니다. 나의 독설에서 독을 빼야 한다. 근데 단어 하나하나가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다른 단어가 튀어나오니, 난감할 따름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자연스럽게 그것이 가능할까. 남을 배려하는 말투는 어떻게 가능한 걸까.

오늘 점심 먹으면서 잠깐 생각해봤던 건데, 나는 내 마음을 내놓고 다니는 것 같다. 마음을 감추는 법을 배워야할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이 힘들기 때문에 내뱉는 푸념일 수도 있다.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 하는 헛소리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냥 그렇겠지. 위험한걸까.

보통은 이런 상황에서 화가 나는 건가? 교수님한테 아주 많이 혼나고 나면, 일단은 반성하는게 아니라 화를 내나? 그렇다고 내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약간의 감정적 동요를 느끼면서, 고치긴 고쳐야 겠다고 진심으로 느끼고는 있지만, 진심으로 내가 큰 잘못을 했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그런데 답답하긴 하다. 내 머릿속에 있는 모든 생각을 그냥 교수님께 전해드리고 싶다. 그런데 그걸 말로 전할 수는 없다. 말로 전하면 또 기분이 나빠지실 테니까. 뭔가를 바꾸긴 해야 한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건 불가능하다지만, 난 지금 당장 내일 아침부터 나 자신의 바뀐 모습을 만들어 놔야 하는 강한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다.

알고 있다. 난 "관습"이나 "예절" 같은걸 배운적이 없다. 나 스스로가 그것을 거부했다. 내가 잘난놈이어서 그런것도 아니다. 그냥 남들이랑 똑같은건 다 싫었고, 남들이 하는걸 싫어했다. 그 결과, 사회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24년간 살았는데 난 아직도 사회가 어색하다. 내 관점에서 보면 참 세상은 이상하다. 나를 바꾸기도 힘든 일이고, 세상을 바꾸기도 힘든 일이다.

보통은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극단적인 생각을 하나? 자살? 자퇴? 근데 난 왜 극단적인 낙관을 하고 있을까. 놀랍게도, 난 이 헛소리를 쓰면서도 미래를 낙관한다. 그것이 내가 나 자신을 고치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다.

오늘 교수님은 내 마음 속에 있는 상처를 후벼 팠고. 아무튼 교수님께서도 화나시고 답답하시니까 말씀하셨겠지만, 나 역시 힘들다.

내가 소심하긴 한가보다. A형이라 그런가.
by snowall 2007. 6. 1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