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집에서 스파게티를 해 먹으려고 스파게티 면을 삶았는데.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를 먹으려고, 전에 먹고 남겨둔 토마토 소스 병을 열었는데 곰팡이가 성장하고 있었다. 냉장보관했는데...

 

못믿을 냉장고.

 

그건 그렇고, 그래서 토마토 소스는 전부 버리고. 나는 소중하니까. 어차피 1인분 정도밖에 안 남아서 아깝지는 않았으니까. 토마토 소스를 전부 버린 건 좋은데, 소스가 없다.

 

일단 스파게티 면은 후라이팬에 올리고 기름으로 볶으려고 준비를 다 해놨는데. 스파게티는 이미 볶아지고 있고.

 

그래서 뭘로 해먹을까 고민하다가 냉장고를 뒤져보니 어머니가 싸주신 김치(적당량)이 남아있어서 후라이팬에 부었다. 그리고 기름이 부족한 것 같아서 올리브 기름을 적당량 더 둘러주고. 계란이 있길래 두개 집어넣고. 노란색 체다 슬라이스 치즈도 한장 넣었다.

 

볶는다. 닭갈비 집에서 닭갈비 다 먹고 밥 볶아 먹을 때 김치 넣고 익히는 동안, 김치가 잘 익었을 때 나는 그 냄새가 날 때 까지 볶아준다.

 

시각적으로 그닥 아름답지는 못해서 사진을 찍기는 했으나 첨부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맛을 보았을 때 김치볶음밥과 스파게티 면의 맛이 동시에 나타났다. 사실 내가 만든 요리는 나 아니면 아무도 먹어줄 사람이 (아직) 없기 때문에 내가 다 먹어야만 했는데, 내가 만든 것 치고는 그럭저럭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괜찮다고 본다. 물론 누가 만들어 달라고 하면 김치가 없다는 이유로, 아니 무슨 이유로든, 안 만들어 줄 것 같지만. 아니면 반드시 맛있게 먹겠다는 맹세를 하고 만들어 주거나 할 것 같다.

by snowall 2014. 10. 18. 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