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벡터(Vector)
벡터는 공간에서 어떤 점들을 갖고 덧셈을 하고 싶을 때 쓰는 개념이다. 공간은 점을 많이 모아둔 것인데, 점마다 이름이 있다. 점들이 갖고 있는 이름을 좌표라고 부르는데, 흔히 숫자를 많이 쓴다. 굳이 숫자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무한히 많은 대상을 표현하는데는 숫자를 사용하는 것이 아무래도 편리하다. 매번 특정 숫자를 놓고 얘기를 할 수 없으므로 수학자들은 아무 숫자나 갖다 놔도 된다는 뜻에서 $$a,b,c...x,y,z, \alpha,\beta...$$등의 이상한 문자들을 숫자 대신 적어둔다. 아무튼, 공간에 있는 점들이 벡터가 되면 그 공간은 벡터 공간(Vector Space)이라고 부른다. 잠깐. 그 전에 벡터가 뭔지 알아야 하는것 아닌가.
수학적으로 벡터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좀 더 엄밀한 정의는 선형대수학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어떤 공간을 V라고 하고, 그 안에 x, y, z가 있다고 하면,
  1. x+y가 V안에 있다
  2. x+y = y+x (교환법칙)
  3. x+(y+z) = (x+y)+z (결합법칙)
  4. V안에 0이 있다. 0은 V안에서 x+0=0+x=x인 특징을 가져야 한다. ()
  5. V안에 있는 아무 x에 대하여, x+(-x) = 0이 되도록 하는 "-x"라는 것이 존재한다. (역원이 있다)
    여기까지 만족하면 V는 Abelian Group이 된다. (덧셈이 잘된다는 뜻)
    또한 아무 벡터 x, y와 그냥 숫자 a, b에 대해서
  6. ax가 V안에 있다
  7. (a+b)x=ax+bx
  8. a(x+y)=ax+ay
  9. (ab)x=a(bx)
  10. 1x=x (1은 곱셈에 대한 항등원)
여기까지를 만족하면 V는 Scalar Multiplication이 잘된다.
위의 열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면 V가 벡터 공간이 된다. 요약하자면, 덧셈 잘되고 길이를 바꿀 수 있으면 벡터 공간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우리가 길찾기 할 때 동쪽으로 가고 남쪽으로 가든, 남쪽으로 가고 동쪽으로 가든 상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f:\mathbb{R}^n\rightarrow\mathbb{R}^m$$인 함수를 모두 모아둔 공간도 벡터 공간이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얘기이다.

1.사영(Projection)
벡터에 대해서 공부하다보면 "내적(inner product)"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이것은 그냥 두 벡터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등장한 것인데, 계산은 단순하다.
$$\vec{a} = (a_1, a_2, a_3)$$ 이고 $$\vec{b} = (b_1, b_2, b_3)$$ 라고 하면, 이제 두 벡터에서 숫자 한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vec{a} \cdot \vec{b} = a_1b_1 + a_2b_2 + a_3b_3$$
이런식으로 각각의 성분 순서대로 짝을 지어서 더한 것을 그냥 내적이라고 부른다. 저 가운데의 점 찍은건 그냥 두 벡터 사이의 연관성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수학적으로 내적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그냥 a와 b가 벡터 공간에 있는 두 벡터라고 하면 x, y가 벡터이고 k가 그냥 숫자일 때,
$$<x|y>=<y|x>$$
$$<x+y|z>=<x|z>+<y|z>$$
$$<kx|y>=k<x|y>$$
$$<x|x>\le 0$$
내적이 잘 정의되는 공간을 내적 공간(Inner product space)라고 부른다.
내적이 잘 이해가 안된다면, 한 벡터에서 다른 벡터로 빛을 쐈을 때 보이는 그림자의 길이를 내적이라는 숫자로 생각하면 된다.

2.벡터 공간의 기저
basis : 기저
3차원 공간에는 방향이 3개 있다. 물론 n차원 공간에는 방향이 n개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적당한 벡터 3개만 있으면 3차원 공간에 있는 모든 벡터를 그 3개의 1차 결합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결합이란 다음과 같다. a와 b가 숫자이고, x와 y가 벡터이면 ax+by는 당연히 벡터 공간 안에 있는 다른 벡터인데, ax+by는 x와 y의 1차 결합으로 표현된 벡터이다.

앞서 예를 들었듯이 함수를 모아둔 공간도 벡터 공간이다. 예를들어 sin(x)와 cos(x)가 실수에서 실수로 가는 함수라면, sin(x)+4cos(x)도 실수에서 실수로 가는 함수이므로, 벡터로서 잘 더해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공간에서 방향을 찾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한가지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힌트는 3차원 공간에서 방향 3개는 서로 독립적이라는 것이다. 예를들어, 남쪽 방향에 있는 집은 때려 죽여도 동쪽으로 가서 찾을 수 없다. 벡터에서 이런 것을 서로 독립이라고 말하며, x, y가 벡터이고 a가 숫자일 때 y=ax인 a가 한개도 없는 것을 말한다.
가령, 남쪽 2층 집은 "남쪽" 벡터와 "위" 벡터 두개를 적당히 조합하여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동쪽집은 남쪽 벡터와 위쪽 벡터로는 절대 도착할 수가 없다. 만약 남쪽, 동쪽, 위쪽 벡터를 갖고 있으면 우리는 어느 집이나 갈 수 있다. 남쪽으로 100미터, 동쪽 반대(서쪽)로 50미터, 위로 4층 등등. 이렇게 되는 경우 3차원 공간은 3개의 벡터로 완전히 표현된다고 말한다.

함수들에서도 이런 관계를 찾을 수 있는데, sin(x)에 어떤 숫자를 곱하더라도 cos(x)가 나오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두 함수는 서로 독립이다. 그렇다면, 함수로 이루어진 벡터 공간은 방향이 몇개일까? 어려운 얘기지만, 일반적으로 무한히 많은 방향을 가질 수 있다. 감히 서너개 정도의 방향으로 상상해볼 범주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수학자들은 이러한 방향에 대해 생각하다가 규칙을 찾게 되었다.
무한히 미분 가능한 매끄러운 함수들을 표현하는데 가장 편한 것은 테일러 급수이다. 여기서는 $$x^n$$형태의 함수들이 방향을 표현하는 기본적인 함수가 된다. 이것들은 마치 (1,0)이나 (0,1)처럼 함수 공간을 표현해주는 기본 함수가 된다. 하지만 이런 함수들은 문제가 있는데, 서로 직각을 이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엥? 직각? 눈에 뵈지도 않는 함수 공간에서 웬 직각?

sin(x)와 sin(2x)는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함수다. 이것은 앞서 얘기한대로 어떤 숫자를 곱하더라도 어느 하나를 다른 하나로 바꿀 수 없다는 뜻이다. 수학자들은 이 두가지 벡터 사이의 각도를 재는 방법을 고심하다가 이 함수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함수는 수열의 확장판인데, 수열은 벡터인 것이다. 즉 벡터를 (1,2,4)처럼 유한한 것만이 아니라 (3,4,1,4,5,2,7,7,8,...)등으로 무한 차원에서는 무한히 길게 적을 수 있으므로 저 각각은 수열이다. 그런데, 수열은 첫번째, 두번째 등으로 순서를 매겨서 그 순서에 해당하는 숫자를 정해준 것이다. 그리고 함수는, 조금 단순히 말하자면 그 첫번째, 두번째의 사이사이에 모든 숫자를 다 넣어준 것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벡터의 내적을 찾을 때 첫번째 끼리 곱하고, 두번째 끼리 곱해서 짝맞춰서 곱한걸 모두 더했으므로 함수도 마찬가지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그리하여 두 함수 f(x)와 g(x)사이의 내적은, x번째 짝을 맞춰서 곱한 f(x)g(x)를 모두 더한 $$\int dx f(x)g(x)$$ 가 되는 것이다. 이 내용이 어렵다면, 아무튼 두 함수 사이의 각도를 잴 수 있다는 것만 알아두자.
어떤 두 벡터를 내적시키면 다음의 관계가 성립한다.
$$\vec{A}\cdot\vec{B} = \mid A\mid \mid B \mid \cos\theta$$
따라서 각도 $$\theta$$를 알아낼 수가 있으며, 만약 내적이 0이면 두 벡터는 직각을 이룬다고 부른다. 다른건 몰라도 직각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알 수 있다.

직각인 두 벡터는 서로 끼어들어가는 성분이 없다. 즉, A에다가 B를 백날 비춰봐야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서, 남쪽으로 달려가면 아무리 달려가도 동쪽으로는 단 한발짝도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함수공간에서는 이러한 직교하는 기저 벡터들을 찾아내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수학자들이 여러가지를 찾아내서 자기 이름을 붙여놨다. Legendre, Laguerre, Hermit, Hankel...
그리고 우리의 영웅 Fourier도 직교하는 기저 벡터들을 찾았는데, 안타깝게도 Fourier가 찾아낸 것은 삼각함수들이라 그냥 삼각함수라고 부르게 되었다. 너무 오래전부터 써 오던거라 이름을 바꿀 수가 없었다. sin 함수를 Fourier 1번 함수라고 부르면 어색하잖아.

sin(ax)*sin(bx)라는 함수를 모든 구간에서 적분하면, a와 b가 같지 않으면 반드시 0이 된다. cos끼리 곱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sin과 cos을 곱한 것은 a와 b에 상관 없이 반드시 0이다. 따라서 삼각함수는 모든 함수를 표현할 수 있는 직교 기저가 된다!

푸리에의 정리 : 모든 연속함수는 삼각함수의 선형 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푸리에 변환 : 주어진 함수를 삼각함수의 선형 결합으로 표현할 때, 그 결합을 표현하는 계수만 골라내서 새로운 함수로 간주한다. 이것을 푸리에 변환이라고 부른다.
(3편에서 이어집니다...)
by snowall 2007. 8. 16.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