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편. 본편이다.

기본적으로 함수 공간은 무한 차원 공간이다. 하지만 방향을 적당히 잡을 수 있어서, 원점에서부터 우리가 원하는 함수까지 몇걸음 걸어가면 도착할 수 있다. 이때, "방향"을 잡아주는 함수를 기저 벡터라고 부른다.

푸리에 변환은 기저 벡터를 삼각함수로 두고서, 특정 함수까지 걸어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몇걸음씩 가면 되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함수란 원래 숫자 하나에 다른 숫자를 대응시키는 것이다. 즉, x를 주면 y를 내놓는 규칙을 y=f(x)라고 정한 것이다. 즉 함수를 표현하는 방법은 원래 (x,y)를 전부 다 결정해서 쭉 써놓는 것이다. 하지만 푸리에 변환을 하게 되면 새로운 표현 방법이 생긴다.

이걸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로 비유해 보자면, 대충 이렇게 된다.
월요일 - 양자역학, 고전역학
화요일 - 전자기학, 양자역학
수요일 - 양자역학, 고전역학
목요일 - 전자기학, 통계역학, 양자역학
금요일 - 양자역학, 고전역학
물론 저건 어디까지나 예시다. 저런식으로 끔찍한 수업 시간표는 존재하지 않는다.[각주:1] 즉 x(=요일)에 y(=수업)을 대응시킨 것이다. 저걸 푸리에 변환하면?
매일 - 양자역학
이틀 주기 - 고전역학, 전자기학
일주일에 한번 - 통계역학
별거 없다.

응. 진짜 별거 없다.

지금까지 푸리에 변환이 별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더이상 겁낼 필요가 없다. 이미 저런식으로 변환하는 건 초등학교때부터 열심히 해오지 않았던가. 과목명 뿐만이 아니라, 아무튼 이름을 붙여놓고 주기적으로 하는 행동은 항상 시간 변수에서 이름(주기 포함) 변수 영역으로 넘길 수가 있다.
수학적인 예를 들면 f(x) = 2sin(x) + 3sin(2x) 로 표현한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렇게 표현한 f(x)는 주기 1짜리가 2개 있고 주기 2짜리가 3개 있는 것이다.
저러면 이제 (주기1 , 2개) (주기2, 3개) 등등으로 표현할 수가 있게 된다. 그럼 이제 주기 -> 갯수 인 함수를 결정할 수 있다. 즉 갯수=g(주기)라는 함수가 된다. 좀 멋지게 쓰면 z=g(k)가 된다.물론 z는 갯수고 k는 주기다.

약간 어렵게 얘기하면 푸리에 변환은 y=f(x)로부터 z=g(k)를 찾아내는 과정 그 자체를 말한다. 그리고, 이건 아주 놀라우면서 미칠듯이 당연한 얘기인데, g(k)를 다시 푸리에 변환하면 f(x)가 나오게 된다. 이걸 역 푸리에 변환(Inverse fourier transformation)이라고 길게 부르기도 한다. 뭐 그놈이나 그놈이나.
슬슬 감이 오는가?

그럼 다음 4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수식을 다뤄보도록 하겠다.
(To have to be continued...)
  1. 만약 저렇게 듣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명복을 빈다. [본문으로]
by snowall 2007. 8. 19.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