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는 애인이 없는 상태이다. 얼마 전 사귀었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헤어지고, 아직 다른 사람을 찾지 못했다.

내가 애인이 없는 이유는 아무래도 나의 소심함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사귀고 하는 깊은 사이가 되려면 상대방의 마음속으로 뛰어들어서 그 마음을 나를 바라보도록 바꿔야 하는데,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하면 그 순간 그 대상이 너무나 소중해 져서 아예 건드리고 싶지 않게 된다. 다시말해서, 마치 아주 아름다워질 수 있는 보석의 원석을 발견하였으나 실수로 깨트리지 않을까 걱정되어 망치를 들어보지조차 않는 보석 세공사 같은 것이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을 가공하는 것은 나의 일이고, 그에 따라 흠집이 만들어 지는 것도 아름답게 닦이는 것도 모두 나의 책임과 능력인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망치를 들게 될 용기를 갖지 못한다. 기껏 발견한 원석이 있어도 어떻게 해볼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가져가 버리는 일이 너무 많았다.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쉬운 일도 아니고 마음대로 되는 일도 아니다. 단지 그냥 그렇게 힘든 일이다.

by snowall 2007. 10. 9.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