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다.

일단 모든 붉은색을 띄는 물체는 빨간색을 반사시키거나 투과시키는 것으로 같은데
전기코드 스위치를 켜면 나는 빨간색 불빛과 빨간 색연필에서 나오는 빛은
암만 봐도 차이가 너무 많잔아요?
뭐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거죠?
http://www.askhow.co.kr/commonboard/ah_view_ru.asp?idx=1009&no=5252&page=1
언어의 단절성은 위와 같은 단순한 질문을 만들어 내게 한다.

저 질문은 사실 물리학 영역의 질문이 아니라 언어학이나 기호학이랑 관련된 질문이다.

우리는 무지개를 "빨주노초파남보"의 7가지 색으로 구별한다. 미국에서는 6가지 색이라고 한다. 노란색에 대해서, 우리나라는 "노랗다, 누렇다, 노르스름하다, 노리끼리하다, 노릇노릇하다, 샛노랗다" 등등, 여러가지로 표현할 수가 있다. 이것은 언어의 한계인데, 우리가 노란색이라고 부르는 하나의 색깔은 특정한 파장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다.

진동수 89.1MHz를 가지는 전자기파만 딱 정해서 "KBS 2 FM"이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590nm의 파장을 가지는 전자기파를 "노란색"이라고 정해서 부를 수는 없다.

노랑은 565nm ~ 590nm 정도의 파장을 갖는 가시광선이 갖는 색상이다.
위키피디아
노란색의 정의는 위와 같이 영역으로 정해져 있지 하나의 파장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그리고 565nm의 노란색과 590nm의 노란색은 분명 다른 노란색이다. 그리고 590nm보다 파장이 길어지면, 그땐 노란색 아닌가? 591nm는 노란색이라고 부를 수 없을까? 아마 우리 눈에는 591nm의 파장을 가진 전자기파도 노란색으로 보일 것이다.

우리가 "오늘"이라고 부르는 시간과 "내일"이라고 부르는 시간 사이에는 "자정"이 있는데, 그 자정이라는 시간은오늘의  24:00:00이기도 하면서 내일의 00:00:00이기도 하다. 시간은 그냥 연속적으로 흐르지만 인간은 그것을 구별하기 위해서 거기에 이름을 붙이고 어느 한 순간을 끊어서 규정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 개념을 다룰 방법이 없는 것이다.

자연에 대해서 얘기할 때, 자연의 많은 현상과 법칙들은 연속적인 것을 다룰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간의 언어는 불완전하여 그것을 연속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분절된 개념으로 다뤄야 한다. 빨간색과 노란색은 본질적으로 같은 특징을 가지는 전자기파이지만 파장이 다르기에 다른 개념으로 다뤄지는 것이다.

언어는 사람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본적인 도구이지만 인간이 생각하는데 한계를 제공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by snowall 2007. 10. 23. 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