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도너스 캠프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기 위한 글이 절대 아님을 먼저 밝히고 시작하겠다.

일단, 아래의 도너스 캠프 홈페이지에 들러보자.
http://www.donorscamp.org/
가능하면 인터넷 익스플로러IE와 파이어폭스FF 등의 다양한 웹 브라우저를 이용해 보자.

내가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는 IE와 FF인데, 도너스 캠프 홈페이지는 FF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완전히 안되는 건 아닌데 예를 몇가지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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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는 첫 페이지의 중앙 부분의 제안서 링크다. 클릭하면 관련된 내용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여기에 대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FF에서 작동하지 않는 자바스크립트가 사용되어 있다. IE에서는 저 부분이 회원가입 없이도 글을 읽을 수 있는데 FF는 가능하지 않다. 링크는 그냥 a href="http:..."이런 식으로 써서 연결하면 되는거지 굳이 자바스크립트까지 써야 했나? 새창띄우기도 아니고, 그냥 "같은 창"에서 오가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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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메인페이지의 대부분의 링크가 이런식으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
아무튼 이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왜 문제가 되는지는 뒷부분에서 얘기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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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에서 교육제안서/자원봉사 찾기가 있길래 클릭을 해봤더니 작동을 안한다. 뭔가 싶어서 IE에서 구경해보니 다음과 같다. 마우스를 올리면 롤오버로 아래의 검색창이 뜨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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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도 부분도 굳이 자바스크립트로 처리해야 했나? 처음부터 검색창 보여주고, 검색창 안쪽에 기본 글씨나 배경으로 "교육제안서/자원봉사 찾기"라고 적혀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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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내용을 넣더라도 더 좁은 공간에 충분히 다 넣을 수 있다. 저 버튼 만들 공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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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아웃 깨지는건 사실 마이너한 버그라고 볼 수 있다.

근데 이런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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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아웃 깨지는 것 까지는 그렇다 쳐도, 아래와 같이 내부 프레임에서 깨지면, 그것도 회원가입 같은데서 깨지면 초초초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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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원래 이 글을 쓰기 시작한건 첫페이지의 자바스크립트가 작동을 안하기 때문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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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메뉴에 있는건 작동한다. 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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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아 보이는 스크립트다. -_-; 내부적으로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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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너스캠프UCC라는 곳의 상황인데, 여긴 레이아웃도 깨지고 동영상도 없다.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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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부분의 글보기 변경이 안된다.

이 내용은 IE에서는 잘 되고 FF에서 안되는 것들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얘기를 해 둔다.

나는 이런 것들을 왜 문제제기를 하는가?
이제 조금 진지한 얘기를 해 보려고 한다.

우선, 도너스 캠프는 저소득층이나 빈곤한 가정의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즉, 돈이 없는 가정의 아이들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용 환경이 MS윈도우즈+인터넷 익스플로러에 99%이상 독점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도너스 캠프에서 IE이외의 웹 브라우저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를 문제삼고자 함이 아니다. 내가 문제삼고 싶은 부분은 철학의 문제다.

잘 알다시피 윈도우즈는 비싼 운영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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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꽤 비싸다. DSP는 컴퓨터를 살 때 끼워파는 가격이므로 정품 가격은 아니지만, 아무튼 저 가격조차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일 것이다. 참고로 최신판인 윈도우즈Vista 역시 마찬가지로 10만원에서 20만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그럼, 누군가에게서 PC를 기증받아서 아이들에게 지원해줄 때 운영체제는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가? 문제는, 기증받은 PC는 성능이 아주 좋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물론 완전히 폐기해야 할 정도의 쓰레기를 기부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최신 기종을 기증받는 일도 흔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윈도우즈는 쾌적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운영체제다. 그리고 도너스 캠프 홈페이지가 잘 돌아가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윈도우즈 전용 웹 브라우저이다.
나는 여기에 적절한 대안으로서 리눅스 운영체제를 제안한다. 리눅스 운영체제는 설치나 구입에 비용이 들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응용 프로그램(문서, 계산, 그림그리기, 음악, 동영상, 웹 브라우저)을 무료로 구할 수 있으며, 성능과 활용도면에서 윈도우즈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게임도 많고 교육용 소프트웨어도 꽤 많이 개발되어 있다. 단지 한국의 웹 환경상태가 기형적으로 되어 있어서 "인터넷 활용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겠다.
하지만 도너스캠프처럼 저소득층 아이들을 지원하는 단체의 홈페이지조차 인터넷 익스플로러 전용 홈페이지라면 아이들은 여기에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쓰기 위해서 윈도우즈를 어떻게든 사용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의미에서든지 "비용"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작은 비용이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꽤나 큰 돈일 수 있는 그 "비용" 말이다. 덧붙이자면, 자바스크립트나 플래시 등으로 도배된 사이트는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성 향상에 방해가 된다.
물론 윈도우즈를 불법 복제를 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어릴때부터 도둑질을 가르치는 것도 그다지 내키는 일은 아니잖은가?

웹 페이지를 익스플로러 전용으로 제작하느냐, 아니면 브라우저에 상관 없이 대체로 비슷하게[각주:1] 보이게 하느냐는 사실 아주 "사소한" 관심의 차이이다. 앞서 지적한 부분 중에서, 그냥 링크로 연결하면 될 것을 굳이 자바스크립트로 연결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무슨 화려한 효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링크인데도 말이다. 물론 도너스캠프에서 이 홈페이지를 직접 모두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고 외주를 줘서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외주 제작 업체에게 브라우저에 상관 없이 대체로 잘 작동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클라이언트(=갑) 입장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요구일 것이다. 어쨌거나 관심의 차이다. 힘들다거나 단가가 너무 비싸진다거나 말하지는 말자.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제작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홈페이지는 파이어폭스에서 잘 돌아간다.

도너스캠프를 특정 대상으로 삼아서 얘기했지만, 이 문제는 사실 우리나라 웹 환경의 전반적인 문제이다. 그리고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화려함을 추구하다보니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누구나 IE를 사용하고 누구나 윈도우즈를 사용할 수 있다면 이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사기업들이야 돈 있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아야 하니까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한 웹 페이지를 만들어도 좋다. 하지만 공익사업의 홈페이지라면 돈 없는 사람들에게도 개방적으로 운영되어야 하지 않을까?

뱀다리 : 그건 그렇고, 버그 찾다가 회원가입도 하고 이것저것 둘러보게 되었다. 그것도 꽤 상세하게 -_-; 나중에 정신적인 여유가 되면 활동을 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완전히 같게 보이는 것은 텍스트만 있는 경우가 아니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웹 브라우저마다 HTML을 해석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by snowall 2007. 11. 11. 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