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wosixty.egloos.com/1178629
여기서 댓글로 이루어진 토론을 읽고 생각난 것들을 덧붙여 적어둔다.

내 댓글은 다음과 같다.
단 한명이 잘못해도 개신교 전체가 욕을 먹을 수 있습니다. 개신교라는 틀 안에서 뭔가를 배우고 그것을 실천하는데 있어 한 개인이 잘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1.개신교라는 틀 자체가 틀렸거나 2.전달하는 방법이 틀렸거나 3.개인이 잘못 받아들였거나겠죠. 어떤 경우든 개신교가 욕먹을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3번의 경우에도 개인이 잘못 받아들였다면 그걸 그냥 놔두면 세상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개신교가 진정 세상에 이익이 되는 종교라면 그런 신도를 놔두는 것 자체가 욕먹어도 싼 짓입니다. 최소한 그런 사람이 개신교도라는 주장을 못하게 막아야 하는것 아닐까요.
물론, 종교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수많은 좋은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종교의 이루어지는 단 하나의 나쁜일이 존재한다면, 그 종교는 욕먹어도 싼 종교입니다.
이에 대해 d3라는 분이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snowall// 무척 깐깐하시네요. 종교를 가져보신적이 없으신거겠죠.^-^

단 한 학생이 잘못해도 학교 전체가 욕을 먹을 수 있습니다. 학교라는 틀 안에서 뭔가를 배우고 그것을 실천하는데 있어 한 개인이 잘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1. 학교라는 틀 자체가 틀렸거나 2. 가르치는 방법이 틀렸거나 3. 개인이 잘못 받아 드렸거나 겠죠. 어떤 경우든 학교가 욕먹을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3번의 경우에도 개인이 잘못 받아들였다면 그걸 그냥 놔두면 세상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학교가 진정 세상에 이익이 되는 기관이라면 그런 학생을 놔두는 것 자체가 욕먹어도 싼짓입니다. 최소한 그런 사람이 학교학생이라는 주장을 못하게 막아야 하는것 아닐까요?

이게 맞는 논리입니까? 제가 지나친 비약을 한건가요? 같은 선생밑에도 1등과 50등이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기독교에서는 3번의 경우 하나님이 판단하시는 영역이지 사람이 건드리는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보시면 정답은 아니지만 이해는 되실겁니다. 하나님의 영역을 건드리는것은 기독교에서는 교만이라는 죄입니다. 제가 모든 종교를 다 섭렵한 것은 아니어서 자신있게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종교를 가지는 사람들은 과정을 사는 사람이지 그 종교의 결과를 나타내는 사람은 아니라는 겁니다. 물리전공이라고 해서 모두가 노벨물리학상을 받는건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물리전공자인건 맞습니다. 물리학부 1학년과 40~50년을 물리학을 연구한 사람, 둘다 물리전공자입니다.

물론 나는 이 내용을 학교로 바꿔 비유하더라도 옳은 논리라고 생각한다.

종교든 학교든 상관 없다. 난 그냥 종교로서 계속 얘기하도록 하겠다. 원래의 글에서 개신교 얘기를 하고 있으니 개신교를 예로 들겠다. 개신교가 맘에 들지 않으면 다른 어떤 특징을 갖는 집단으로 대체하더라도 상관 없다.

개신교가 가지는 특징은 종교인데, 종교는 별다른 이유 없이 정해진 특정한 규칙에 따라서 살아갈 것을 받아들인 사람들의 모임이다. 그럼, 종교 집단은 역시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는데, 그중에는 착한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때, 착한 사람을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사람이라고 정의하자. 나쁜 사람은 반대로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하자. 착한 사람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므로 논의하지 않아도 좋다. 그 사람이 착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이 종교때문이어도 좋고 종교때문이 아니라도 좋다.

개신교 집단 안에 속한 나쁜 사람이 한명 있는데, 이 사람이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다닐 때, 그러한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이 개신교 교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에 개신교는 개신교라는 집단 전체가 욕을 듣게 된다. 그럼 개신교 집단 안에 있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다른 사람들은 상당히 억울하게 되는데, 문제점을 짚어 보자.
어떤 개신교도가 자신이 믿는 교리에 따라 행동하다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면,
1. 교리가 문제를 일으켰거나
2. 교리에는 문제가 없지만 개신교 집단이 해석을 나쁘게 했거나
3. 교리에도 문제가 없고 해석에도 문제가 없는데 받아들인 그 사람이 이상하게 받아들였다.
그럼, 1번과 2번의 경우에는 개신교가 욕을 듣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3번의 경우에는 어떨까? 이 경우, 내 주장은 여전히 개신교가 욕을 듣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왜 그런가.

우선, 개신교가 하는 다른 수많은 좋은 일들이 있으므로 개신교를 싸잡아서 욕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물건을 훔쳤으면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한 세상에 개신교가 착한일을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서 단 한번의 나쁜짓이라고 덮어둘 수는 없다. 물론 나쁜 사람에 해당하는 개신교도와 착한 사람에 해당하는 개신교도는 분명 다른 사람이다. 하지만 그 둘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이미 이 땅에 여러개의 개신교가 있다는 주장과 같다. 개신교가 단일한 종교관을 가진 하나의 종교 체계라면, 그 둘은 같은 개신교를 믿는 개신교도이며 나쁜 사람인 개신교도의 나쁜 행동이 착한 사람인 개신교도의 착한 일에 의해서 덮일 수 없다.

내 주장은 간단하다. 한 사람이 저질렀던 여러가지 행동에 대해서 각각에 대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면, 좋은 일은 칭찬하고 나쁜 일은 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개신교가 한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서 좋은 일이 있다면 그건 개신교 전체가 칭찬을 듣는 일이고 나쁜일이 있다면 개신교 전체가 칭찬을 들을 일이다.
좋은 일은 개신교 전체가 칭찬을 듣고 나쁜 일은 그냥 일부 개신교도들이 덜떨어져서 발생한 나쁜 일이라면, 개신교는 그렇게 나쁜 사람들을 왜 놔두고 있는 것인가? 최소한 그들이 개신교라는 이름으로 나쁜짓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그들이 개신교라는 이름으로 하는 행동이 모두 교리에 맞는 행동이라면 그것 때문에 욕을 듣더라도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단지 우린 "교리에 따랐을 뿐이다" 라고 주장한다면, 그럼 교리가 틀렸겠지. 교리가 옳다고 믿는건 그 종교 안에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지 그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 눈에는 교리가 옳아야 할 근거가 전혀 없다.


개신교만 너무 까댔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글을 워드프로세서에 붙여넣고 "개신교"라는 단어를 "한나라당"이나 "대학교"라는 단어로 치환해서 읽어봐도 좋다. 이건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집단을 이룰 때 하나의 집단이 다른 집단과 상호작용하는 경우에 대한 일반적인 얘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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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생각해보니까, 물리학 학부생이랑 물리학 박사의 공통점은 둘 다 물리 전공자라는 것이고 차이점은 물리에 대한 실력이다. 그럼 하나의 종교를 갖는 사람 중에 쓰레기같은 놈들과 천사같은 성인의 공통점은 둘 다 같은 종교라는 것이고 차이점은 그 개인의 인격인가? 그럼 종교는 인격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인데, 만약 그렇다면 종교가 굳이 "좋은 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개인이 좋은 사람이고 개인이 나쁜 놈인 것이지. 반대로, 종교가 인격에 "좋은" 영향을 준다면 그 종교는 쓰레기같은 놈이 있고 그걸 내버려 둔다는 점에서 실패했다. 당연하겠지만 "나쁜"영향을 준다면 그 종교는 없애버려도 종교의 자유를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위에 d3님의 논리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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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추가
"교만"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떠올랐는데, 예전에 누군가에게 전도를 받다가 내가 신에 관한 얘기를 늘어놓자 "참 교만하시네요"라는 평을 들었었다. 사람에 대해 겸손해지는 것은 나의 필생의 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에 대해서 굳이 겸손해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신은 사람이 아니고, 만약 신이 있다면 난 신이 하는 일에 대해 털끝만큼도 영향을 줄 수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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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3

위에 추가 부분에서, 내 논리를 듣고도 계속 그렇게 주장한다면 그 사람은 논리적이지 않은 주장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도대체가, 논리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논리적이라며 주장하고 있는 사태 그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인가?


by snowall 2008. 1. 27. 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