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의 시기다. 특히, 태안에서 일어난 사고에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을 닦아내고 그 결과 전 세계에서 주목받을정도의 성과가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남을 돕는 것이 왜 대단한 일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생각만 할 것이다. 결론은 없다.)

사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의지에 따라 달려있다. 누가 시켜서 다른 사람을 돕기도 하지만 그렇다면 그렇게 하라고 시킨 사람은 왜 시켰겠는가. 어쨌든간에 누군가의 의지가 있기 때문에 남을 돕는다는 일이 발생한다. 자신의 의지에 달린 일이기 때문에 아주 간단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막상 누군가를 도와주려고 마음이 움직이면 마음속의 또다른 한 구석에서 귀차니즘이 발동한다. 갑자기 귀찮아지고 갑자기 할일이 많이 생긴다. 누군가를 실제로 도와줬다는 것은 그 사실만으로도 마음의 장벽을 넘는 의지가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때 말하는 실제로 도와줬다는 표현은 도움을 받은 사람이 고마움을 느낄 뿐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 도움에 의해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자기 몸 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이 남을 돕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그런 경우는 대부분 민폐나 끼치지 않으면 다행이다. 따라서 누군가를 실제로 도와줬다는 것은 최소한 자기 자신의 앞가림은 할줄 안다는 뜻이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자신의 몸을 다스려서 남을 도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물질적 여유를 만들 정도가 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앞날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남을 돕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자기 몸을 다스리는데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남을 돕는다는 것은 자신이 실제로 무언가를 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신을 증명해 보였을 때의 즐거움이란 봉사활동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것 정도를 뛰어 넘는 것이다.

나 자신이 지금 여러가지 각종 핑계를 대면서 내가 하고싶은 일을 못하고 있고, 남을 돕는건 일단 접어두고 있다.
누군가는 나를 보고 "마음만이라도 고맙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마음은 실제로 드러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 위선자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위선일까?


남들을 도우며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그래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속으로는 나도 그만큼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그러나 실천하지 못하는 한 그런 사람들을 따라갈 수 없다.

멋진 얘기라면 백만개라도 할 수 있지만, 그중 한개라도 제대로 실천하기란 참 어렵다.
by snowall 2008. 1. 12. 0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