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이윤정, 패닉)

날 놔줘 난 졸려
가만히 누워 천천히
두 눈을 감으면 될 거야

이젠 내겐 잠이 필요해
내 두 눈은 붉게 떨리고
끝없는 하루 무거운 시간들
쏟아져 내려 나를 비틀고 있어

하지만 난 너무 두려워
죽음처럼 깊게 잠들면
까만 까마귀 높이서 맴돌다
내 눈을 먹고 꺄악 웃는다 했어

반복되는 승강기에 머릴 기대고
시계처럼 토해내는 너를 바라봐
너의 진한 핏속에 너 말고 누가 있어
(네가 찢어지는 비명에 끌려 하루 쉴새 없이
굳어져 버린 너의 몸을 떼어주는 동안)

모두 머리 위에 비틀거리지 (날 놔줘)
다 눈을 뜨고 미쳐가겠지 (난 졸려)
흐려지는 머릿 속 깊이 짙은 안개가 피어나지 숨이 막히는 (무섭지 않아, 천천히)

 두 눈을 감으면 될 거야
by snowall 2008. 2. 23.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