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블로거 지식기부를 했다.

행당동에 있는 공부방에서 했다.

주제는 "열기구 만들기"

회사에서 (정당한 허락을 받고난 후에) 몰래 가져온 열기구 본을 사실 어제 미리 만들어 봤다. 난 역시 숙련되어서 한시간 30분만에 뚝딱 만들고 하늘로 날려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1시 10분에 공부방에 도착해서, 그곳 공부방 선생님과 잠깐 얘기를 나눴다. 아이들에게 열기구 얘기만 하지 말고 좀 더 도움이 되는 얘기를 해달라고 하시길래 그러겠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들을 앉혀놓고 무슨 얘기를 했냐 하면 "장래희망" 얘기를 했다. 아이들에게 해준 꿈 얘기를 잠시 하자면.
유치원 선생님, 국어 선생님 - 우리나라에서는 사범대를 나온 후 임용고시를 패스해야 한다. 여기까지 대략 10년.
가수, 연예인 - 자신의 재능을 "드러나게" 해서 널리 유명해지면 된다. 이것도 대략 5년에서 10년.
국회의원 - 일단 후보로 나갔을 때 자기 친구들의 표라도 확보할 수 있을 인간은 되어야 한다. 이건 대략 40년.
베이비 시터 - 이건 어떻게 하는건지 모르겠다.
소방관 - 공무원 시험을 보면 된다. 패스할때까지 약 10년. (일단 고등학교는 나와야 할 거 아닌가...)
나머지 4명은 장래희망이 없다고 한다. 이런, 암울하잖아.

어쨌든!
그래서, 그런거다. 열기구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자르고 붙였다. 그런데 예상보다 교실이 너무 좁아서 10명이 아주 그냥 미어 터졌다. 예측 실패. 처음에 20명 정도 온다고 했는데 진짜로 20명이 왔으면 진행이 완전히 불가능할 뻔 헀다.

약 1시간 50분 정도 걸려서, 모두 완성. 그리고 모두 하늘로 날리러 밖으로 나갔다. 옆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갔는데 바람이 너무 셌다. 비가 오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열기구를 날리기 위해서는 뜨거운 공기를 가스레인지로 넣어주면 된다.
문제는, 바람이 너무 세서 열기구를 똑바로 세우기가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한개는 태워먹었다. -_-; 그 아이는 나를 싫어하게 되었다.
두번째 부터는 그때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온 힘을 다해서 열기구를 세워서 뜨거운 공기를 넣었다. 한개는 성공. 초등학교 건물 옥상을 넘어갔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다들 구멍이 너무 크게 뚫려 있어서 뜨거운 공기를 넣어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었다. 조금 날아간 것만 해서 나름 성공한 것은 5개 정도. 나머지 5개는 완전 실패했다.

마무리 지으면서 오늘의 교훈으로 "꼼꼼하게 하지 않으면 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원래는 뜨거운 공기가 가볍다는 과학적 교훈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상황에 맞춰서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끝나 있었다.

나름 재미있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대량으로 실패해서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지만, 뭐 인생에 실패도 있고 좌절도 있는 거니까.

끝나고 J님이 맛있는 밥과 맛있는 팥빙수를 사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아무래도 미각을 되찾아야겠다.

나중에 또 다른 아이템이 생기면 한번 더 해보고 싶기도 하다.
by snowall 2008. 2. 23.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