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떤 학부모가 물어봤다.

"6세인 아들이 저에게 중력에 대해서 배우더니 낙엽이랑 돌이랑 장난감은 떨어지는데 구름은 왜 안떨어지냐고 물어보네요."

음. 6세인 아들이 중력을 배웠다...

난 6살때 뭐했더라, 약 1분간 내가 20년전에 무슨짓을 하고 있었는지 떠올리려다가 실패하고 대답을 하려다가 보니 나도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연구원 분들 중에서 기상학을 전공한 분을 찾아서 물어봤다. 그분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가볍기 때문인데요"
"네?"
"진짜로"
전공하신 분이 그렇다는데 어쩌겠는가.
그래서, 모 대학 기상학 연구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에게 물어봤다.
"가볍기 때문이야"
"정말?"
"진짜로"

흥미로운 대답이다. 왜 가벼울까? 그 이유를 친구에게 캐물었다.
그 친구의 설명을 참고하여 이유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물 분자는 수소원자 2개에 산소원자 1개로 되어 있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공기의 주성분은 질소 분자와 산소 분자이다. 그런데 질소 분자와 산소 분자는 2원자 분자이다. 그럼, 수소 원자의 원자량은 1, 질소 원자의 원자량은 14, 산소 원자의 원자량은 16이다. 그럼, 분자량을 잘 살펴보자.

$N_2(78.084%) = 14+14=28$
$O_2(20.946%) = 16+16=32$
$Ar(0.9340%) = 18$
$CO_2(365 ppmv) = 12 + 16 + 16 = 48$
$H_2 O(~1%) = 16+1+1=18$
위의 순서는 위키피디아의 "지구 대기권" 항목을 참고하였다. ppmv는 Parts Per Million by Volume 이란 뜻이다. 부피중에서 백만분의 1이라는 뜻이고, 365ppmv는 백만분의 365니까 0.0365%라는 뜻이다.

그리고 굳이 이런 산수를 넣은 이유는, 없다.

어쨌든 놀랍게도 물 분자의 분자량이 훨씬 작다. 아보가드로의 법칙에 따르면 같은 온도, 같은 압력일 때 같은 부피 안에는 같은 수의 분자가 들어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습도가 높아진다면 다른 무거운 기체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물 분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습도가 높은 공기는 가벼워지는 것이다.

추가: 구름이 하늘에 떠 있는 이유에 대한 유재준 교수님의 글.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0&contents_id=95322


by snowall 2008. 2. 26.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