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h21.hani.co.kr/arti/special/special_general/23546.html

아...답답하다.
정보 격차가 소득 불균형을 만드는 건 맞다고 쳐도, 어째서 그것이 IT를 줄여야 하는 이유가 되는가.
IT기술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컴퓨터? 인터넷? 그건 원래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다. 그런데, 그것이 바야흐로 기술이 발전하여 이제는 나이가 있으신 어르신들도 어느정도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기계가 되었다. 이것은 IT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IT 기술은 어쨌든 기술이므로 상품을 만들어 낸다. 본질적으로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시장은 매우 좁다. 이것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 그 자체를 늘려야만 한다. 따라서 IT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한 효용은 가치를 평가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매우 가치가 높다.
“정보화 시대에는 IT(정보기술) 접하는 사람은 소득이 높고 접하지 못하는 쪽은 소득이 낮기 때문에 소득 격차가 벌어집니다. IT 기술은 일자리를 계속 줄였습니다.”
이건 우리 민족의 지도자인 이명박 옹이 하신 말씀이다.


IT기술이 일자리를 줄였다는 것은, 그 현실인식이 딱 거기까지이기 때문이다. 자, 위의 단 한 문장으로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철저히 분석해 보자.
IT를 접하는 사람은 소득이 높고, 접하지 못하는 쪽은 소득이 낮다. 따라서 소득 격차가 벌어진다. 그리고 그 다음 말이 IT 기술이 (다른) 일자리를 계속 줄였다. 만약 IT기술의 일자리를 계속 늘렸다고 말하려면 주격 조사가 "은"이 아니라 "이"가 나왔어야 한다. 따라서 IT기술이 다른 일자리를 줄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이명박 옹의 숨은 뜻은? IT 기술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 줄이자, 뭐 이런 뜻이다. 따라서 IT를 접하는 사람이 줄어든다. 이명박 옹의 가정에 의하면, 소득 격차가 줄어든다. 참고로 아직까지 이해 못한 사람을 위해서 덧붙이자면, 그 격차가 줄어드는 방식은 "하향 평준화" 다. 즉, 소득 격차는 줄어들어서 상대적 빈곤 등은 줄어들겠지만 배고프긴 여전히 배가 고프고 심지어 배고픈 사람이 더욱 늘어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친이’ 의원으로 꼽히는 공성진 의원은 지난 5월 정보통신 쪽 인사들이 주최한 포럼에 연사로 참여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반도이기 때문에 원천기술 확보보다 융합이나 복합된 기술에 더 관심을 갖는 게 좋다. IT 강국이 된 우리나라는 이젠 IT 및 소프트웨어를 일부 특정 분야로 한정시켜 별도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
난 이런 .......한 사람이 어떻게 .... 모르겠다.

반도이기 때문에 원천기술 확보보다 융합이나 복합된 기술에 더 관심을 갖는게 좋다. 이것은 일단 논리가 맞지 않는다. 반도인거랑 기술의 관심 방향이랑 뭔 상관관계가 있는가? 반도 국가인 이탈리아는 융합 기술에 관심이 있는가? 아니면 반도 국가가 아닌 나라에서만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경제학 법칙이라도 있는가?

세계에서, 기술 강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는 전부 원천 기술 팔아서 먹고 산다. 우리가 핸드폰 살때마다 퀄컴은 앉아서 돈을 번다. 실제로 생산할 필요조차 없다. 그냥 팔리면 돈을 떼어가면 된다. 왜? 원천기술을 만들었으니까. 그게 특허이고 그게 계약이고 그게 로열티다.

복합기술? 자, 핸드폰을 예로 들자. 우리나라 핸드폰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참 예쁜 핸드폰이다. 근데 한대 팔리면? 퀄컴이 돈 떼어간다. 억울하면 지는거다!

마이크로소프트? MS 윈도우즈의 제품 단가는 얼마일까요? DVD값 1천원, 사용 설명서 제작에 1만원, 포장 및 배송에 1만원, 아주아주 비싸게 쳐도 5만원 안쪽이다. 근데 1 패키지에 10만원 이상 수백만원까지도 간다. 그리고 그것이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카피가 팔린다. 그럼 매출이익은? 순이익은? 경상이익은? 공 의원님, 따져 볼 줄은 아십니까? 이것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특성상 일단 한번 제작만 해 두면 계속해서 복사해서 팔면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바로 그것, 날로 먹을 수 있는 알짜배기 산업을 "별도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야말로 시대에 맞지 않는다. 공성진 의원은 빌 게이츠 아저씨의 그 엄청난 돈이 부럽지 않은가보지? 뭐...국민 세금이 자기 쌈짓돈이라고 생각하면 자기 용돈이랑 빌 아저씨 재산이랑  비슷비슷하니까 전혀 부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외국 사람들에게 Buy Korea라고 외쳤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의 구호를 "매국"으로 알아듣는, 아직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깜찍쟁이들. 아유...귀여워서 아주 그냥 콱 깨물어 주고 싶네.
by snowall 2008. 10. 18.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