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주 가는 Askhow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다.

정사각형의 정의.. 보통 알고있는 것이 "네 변의 길이가 모두 같고 네 내각의 크기가 모두 같은 사각형" 이죠...

 그런데 오늘 문제집에서 "두 대각선의 길이가 같고 서로 수직이등분하는 사각형" 이라는 보기를 보았는데요... 이게 틀렸다는데.. 왜 그런지 당최 모르겠네요..(답안지엔 풀이가 없더군요 ㅡㅡ;;)

 요약 : "두 대각선의 길이가 같고 서로 수직이등분하는 사각형" 이 정사각형의 정의가 아닌 이유를 알려주세요

대학교 3학년때 기하학 개론을 배운 이후 너무나 오래간만에 만나는 유클리드 기하학 문제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증명 들어간다.

P : 네 변의 길이가 모두 같고 네 내각의 크기가 모두 같은 사각형
Q : 두 대각선의 길이가 같고 서로 수직이등분하는 사각형

둘 다 정사각형의 정의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 필요충분조건이 되어야 한다.

1단계 - P이면 Q이다
우선 이 부분을 증명해 보자. P이면 Q가 되나?

위의 그림에서, 네 변은 모두 같고 각 A, B, C, D는 모두 같다. 이제 증명해야 하는 것은, 각 AEB가 직각이며, 선분 AE, 선분 BE, 선분 DE, 선분 EC가 길이가 모두 같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우선, 삼각형 ABD와 삼각형 BCD가 합동이라는 것은 쉽게 증명된다. SSS합동조건을 만족한다. 따라서, 각 ABE와 각 CBE는 같다.

삼각형 AED와 삼각형 AEB는 합동일까? 일단, 변 AD와 변 AB의 길이가 같다. 변 AE는 공통된 변이므로 같다. 헉. 뭔가 부족하다. 변 DE와 변 BE가 같은건 증명하려고 하는 거니까 쓰면 안되고, 3개의 각 중의 하나가 같아야 하는데, 같아보이질 않는다.

이럴때 쓰는게 보조정리다.
보조정리 1 ) 선분 AD와 선분 BC는 평행하다.
증명 ) 각 DAB와 각 ABC는 직각이다. 따라서 선분 AD와 선분 BC를 아무리 길게 양쪽으로 연장하더라도 서로 만나지 않는다. (유클리드의 5개 공리 중 평행선 공리)
**이 부분에서 각 DAB와 각 ABC는 직각이라는 점은 증명하지 않았다. 평면에서 정사각형의 내각은 모두 직각이며, 이 사실은 쉽게 증명할 수 있다.

아무튼. 선분 AD와 선분 BC가 평행하므로, 각 ADE와 각 CBE는 엇각으로 같다. 그리고 각 CBE는 각 ABE와 같았다. 따라서 각 ADE와 각 ABE는 같다. 마찬가지 이유로, 각 DAE와 각 BAE도 같다. 따라서 삼각형 AED와 삼각형 AEB가 합동인 것을 증명하였다. 따라서 각 AED와 각 AEB는 서로 같고, 또한 직각이다.

이와 마찬가지 방법을 이용하면 변 AE, 변 BE, 변 CE, 변 DE가 모두 같은 길이를 갖는 다는 것도 쉽게 증명할 수 있다. 따라서 P이면 Q이다는 증명 된 명제다.

2단계 - Q이면 P이다

두 대각선의 길이가 같고, 서로 이등분한다고 하였으니 변 AE, 변 BE, 변 CE, 변 DE의 길이는 모두 같다. 그리고 각 AED, 각 BEA, 각 CED, 각 CEB는 모두 같으며 또한 직각이다. 이제 변 AB, 변 BC, 변 CD, 변 AD가 같은지 살펴보고, 각 ADC, 각 ABC, 각 BCD, 각 BAD가 같은지 살펴보자.
일단, 삼각형 AED, 삼각형 AEB, 삼각형 BEC, 삼각형 DEC는 모두 합동이다. 따라서 변 AB, 변 BC, 변 CD, 변 AD가 서로 모두 같은 것은 쉽게 증명 된다.
저기 있는 그 4개의 삼각형은 게다가 직각 이등변삼각형이고 모두 합동이다. 따라서 각 EAD, 각 EAB, 각 EBA, 각 EBC, 각 ECB, 각 ECD, 각 EDC, 각 EDA는 모두 같은 각이다. 따라서, 잘 생각해보면, 각 DAE + 각 EAB는 직각이 된다. 따라서 각 BAD는 직각이다. 나머지 3개의 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논의로 직각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각 ADC, 각 ABC, 각 BCD, 각 BAD가 모두 같은 내각이 되는 것도 확인하였다.
즉, Q이면 P이다.

앞서의 논의에 따라, Q와 P는 서로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따라서 두 정의는 완전히 동치 명제이며, 정사각형을 정의할 때 어느 것을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신고
by snowall 2008.12.20 09:58
  • 예영 2008.12.23 01:47 신고 ADDR EDIT/DEL REPLY

    결국 그 문제집의 내용이 틀렸다는 거군요. 직관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직사각형이 아닌 정사각형이라면 두 대각선이 서로 수직이등분을 하겠군요~

    • snowall 2008.12.23 11:38 신고 EDIT/DEL

      네. 그렇죠.
      직사각형의 두 대각선은 서로를 이등분합니다.
      따라서, 두 대각선이 수직으로 만나는 경우는 오직 정사각형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해도 됩니다.
      아무튼 직관은 중요하지만 직관만으로는 수학이 되질 않으니깐요...

  • ? 2009.09.03 14:09 신고 ADDR EDIT/DEL REPLY

    두 대각선의 길이가 같고 서로 수직이등분하는 사각형" 이
    정사각형의 정의가 되지 않는 이유는 위에 언급한 내용은
    '정사각형의 정리 혹은 성질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정의는 어떤 용어의 뜻을 정확하게 표현한 약속이기에 바뀌지 않습니다.

    위에 신나게 증명하신 것은
    '두 대각선의 길이가 같고 서로 수직이등분하는 사각형은 정사각형이다.'라는
    하나의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신 것이지 '직사각형의 정의는 ~~이다.'를 증명한게 아닙니다.

    아니, 애초에 '정의'는 증명하는게 아니에요.

    • snowall 2009.09.03 14:23 신고 EDIT/DEL

      음...
      그게 정사각형의 정의에 포함되는 내용이었군요.
      기하학을 대충 배워서 그런지 잘 몰랐습니다. -_-;

    • snowall 2010.04.17 21:09 신고 EDIT/DEL

      이제와서 추가하는데, 생각해보니까, 정의와 동치인 명제는 정의 대신 써도 됩니다. 두 대각선의 길이가 같고 서로 수직이등분하는 사각형이 언제나 정사각형이고, 정사각형은 언제나 두 대각선의 길이가 같고 서로 수직인등분한다면, 그걸 그냥 정사각형의 정의로 써도 됩니다.

      제가 한 것은 정의를 증명한 것이 아니라, 정의와 어떤 명제가 동치임을 증명한 것입니다.

      동치 명제끼리는 진리집합이 완전히 같기 때문에 서로 바꿔 써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 지나가던 한사람 .. 2010.06.02 21:41 신고 ADDR EDIT/DEL REPLY

    결국 그 문제집의 내용이 틀렸다는 거군요ㅇㅅ?

  • 걍 서핑하다가,, 2011.04.14 23:27 신고 ADDR EDIT/DEL REPLY

    글쓴님의 증명은 유클리드 기하상태에서만 만족을 합니다,,,

    비유클리드 기하,, 예를 들면 쌍곡기하상태에서는 님의 증명은 틀렸습니다..

    쌍곡기하에서 정사각형은 대각선이 수직이등분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정의라는 것이 신중히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의 좋은 예죠,,,


    문제집이나 서적은 금전적인 연관때문에,,, 내용이 부실할지는 몰라도,,

    틀린내용이 담겨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다음부터는 서적에 의구심이 든다면,,, 정말 많은 노력을 다해서 반증을 하시길,,,

    • snowall 2011.04.16 02:39 신고 EDIT/DEL

      처음 시작할 때부터 유클리드 기하학이라고 단서를 달았으니까 오류는 없네요.
      억지 부리고 싶으면 공부좀 더 하고 오세요. 이재율만큼도 못하는군요...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등장했다고 해서 유클리드 기하학이 틀린건 아닙니다. 둘은 서로 다루고 있는 대상이 달라요. 둘 다 맞는 기하학이고, 다만 시작점이 다른 것일 뿐이죠. 그리고 이 글은 그중에서 유클리드 기하학에 관한 글입니다.

  • 지나가다가 2011.08.01 19:45 신고 ADDR EDIT/DEL REPLY

    정의와 정리, 위에껀 정리에요. 정의와 정리는 달라요.
    정리로 저게 정사각형이다 라고 말할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리가 정의가 아니죠.
    그래서 저게(정리인데) 정의라고 하면 틀린거에요.

    • snowall 2011.08.01 23:00 신고 EDIT/DEL

      잘 생각해 보세요.

      본문에서 증명한 것은 A와 B가 동치라는 것이죠. 그건 정리입니다. A가 어떤 대상 a의 정의일 때, A와 B가 동치라면 B도 a의 정의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리와 정의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헷갈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군요...-_-

  • 클릭해본사람 2011.08.28 11:04 신고 ADDR EDIT/DEL REPLY

    읽고보니 그렇네. 문제집이 틀렸구나

  • 추유호 2012.06.09 00:40 신고 ADDR EDIT/DEL REPLY

    제 생각에는 그 문제집이 맞습니다. 이건 수학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교육학적인 문제입니다. 통상 정의와 동치인 명제가 있다면 어느 것을 정의로 적용하여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하나를 '정의'로 결정하고 나머지 이와 동치인 명제들을 '정리'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 못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중학 문제집의 초등기하학 파트에서 일련의 명제를 보기로 제시한 후에, 정의 또는 정리를 골라라는 문제가 종종 출제됩니다. 이것은 정의가 무엇이고 정리가 무엇인지 개념이 없는 사람에게 습득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 이 자체가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수학적 훈련을 오래 해온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논리는 별 것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정의가 책마다 다르다면 중학생들은 혼동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어떤 문제이든 학생들에게 있어 '이것도 될 수 있고 저것도 될 수 있다'는 형태의 구조는 어느정도 문제를 통한 훈련 이후에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잘 습득되는 것 같고, 처음 배울 때에는 상당한 혼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처음 배울 때는 '이건 이렇다'고 설명하는 편이 더 잘 학습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교수법의 문제는 위 '지나가다가'라는 사람처럼 정의와 정리가 고정불변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설명해주는 부분도 교육과정에 있으면 좋겠지만, 가르칠 것은 많고 시간은 없는게 문제군요. ㅎㅎ

    • snowall 2012.06.09 03:37 신고 EDIT/DEL

      그렇군요. 그렇다면 위에 나온 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은 "책에 그렇게 되어있으니까"가 되겠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 M. Park 2013.02.22 19:07 신고 ADDR EDIT/DEL REPLY

    제 생각에도 문제집이 맞는 것 같습니다.

    "네 변의 길이가 모두 같고 네 내각의 크기가 모두 같은 사각형"이라는 정의와 "두 대각선의 길이가 같고 서로 수직이등분하는 사각형"이라는 정리라는 것. 성질을 모두 종합하면 동치가 되는 문장을 만들 수 있지만, 그것을 정의라고 하기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좋은 정의란 어떤 단어가 지니는 핵심에 빠르게 가 닿을 수 있는 압축적이고 명확한 명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종종 중등 수학에서는 지식적인 한계로 인해 명확함 부분이 빠지긴 합니다만.) (http://nebula2.deanza.edu:16080/~lo/2012Winter/22defnthm.pdf)

    위에서 말한 '정의'의 성질은 고등수학으로 갈수록 희미해집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의 중등수학에서는 한가지 정의를 고집하지만,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에서는 때때로 여러 정의를 가져다 쓰기도 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어떤 정의가 그 의미를 잘 설명해주고, 또 다른 면에서는 또 다른 정의가 의미를 잘 설명해주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여기서조차 정의와 성질(동치인 명제)을 구분합니다.

    • snowall 2013.02.22 23:25 신고 EDIT/DEL

      저도 그 의견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저 글을 쓴지 시간이 꽤 지났네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