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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뭔가 낚였다는 느낌 들지 않았는가.

아무튼 과학 관련 기사는 일단 논문을 봐야 뭔 얘기를 할 수 있으므로 논문을 찾아봤다. APL홈페이지 가보니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일단 네이버 기사의 댓글은..."말도 안돼"가 주류인 것 같은데, 이정도의 수준급 논문을 고등학생이 실험해서 썼다는 건 왜 아무도 주목을 안하지? 우리나라에선 미친 고딩이 아닌 한 절대로 이정도의 논문은 안 나올 것 같은데 말이다. 더 부러운건 마지막에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SF"이다. 국가 과학 재단의 지원금이라니. 우리나라 과학재단은 뭐했나 싶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라고 머리가 나쁠 이유가 없다. 지원만 해준다면 더 좋은 논문도 쓸 수 있고, 더 뛰어난 결과를 낼 수 있다. 다만 그걸 할 수 있다고 고등학생에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을 뿐이다.
해보라고 시키지도 않고 자기네들이 할 수 있는지도 생각 해본적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한다고 할 수 있게 허락해주는 것도 아니다. 고등학교 과학실의 최첨단 실험 기자재는 먼지만 쌓여간다. 왜 샀냐, 그건.

본론으로 돌아와서, 논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실험을 했는데, 긴 파이프 중간에 소리가 똑바로 가는 길과 옆으로 돌아서 가는 길을 만들었다. 이것을 Loop filter라고 부른다. 한쪽에서 스피커로 입력을 넣고 반대쪽에서 마이크로 출력을 붙잡아서 컴퓨터로 분석하는 거다. 그럼, 결과가 왜 이따위냐고? 상대성 이론이 틀린거 아니냐고? 글쎄? 실험 결과가 그렇다는데? 실험 결과도 맞고 상대성 이론도 맞다.

자, 생각해 보자. 시간-공간 영역에서, 음파에 대한 함수를 생각해 보면 어느 한 영역에 몰려있다. 이것을 wave packet이라고 부른다. 이걸 공간 영역에서 푸리에 변환을 해 보면, 각종 속력에 해당하는 음파 성분들이 다양하게 모두 있다. 이것들이 전부 합쳐져서 하나의 wave packet을 구성하게 된다. 문제는, filter를 통과할 때 생기는 resonance이다. 특이하게 생긴 루프 필터 덕분에, wave packet의 성분 중에서 그냥 가던 애들 말고, 엉뚱한 애들이 공명을 일으켜서 증폭이 된 거다. 이렇게 되면 재구성된 wave packet의 생김새가 변하게 되는데, 이때 말하는 "변화"라는 것은 공간적으로 여기에 있던 것이 저기까지 가버릴 수 있는, 순식간에 가버릴 수 있는 것을 뜻한다. 물론 물리적으로 음파를 구성하는 어떤 공기 분자도 빛의 속력보다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으므로 상대성 이론에 문제는 없다. 그리고 음의 군 속력이 나타난다고 해도 이건 loop filter가 있는 구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고, 꽤 특수한 조건에서만 나타나는 일이기 때문에 그다지 실용적으로 쓰일 것 같지는 않다.
 
by snowall 2007. 1. 14. 0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