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얘기를 하다 보면 "탄력주행"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 뜻은 기어를 중립에 놓고 엔진의 힘이 아니라 관성력을 이용해서 차를 주행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말이 잘못 정착됐다. 바꿀 순 없겠지만.

"탄력"이란 탄성력과 같은 뜻으로, 물체가 변형되었을 때 변형의 원인이 된 힘이 사라지면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힘을 말한다. 따라서 이 힘은 실제로 "탄력주행"에서 사용하는 관성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우리가 "탄력주행"이라고 부르는 말은 그 정의에 따라 이름을 붙인다면 "관성 주행"이 정확하다. (이런걸로 한국 물리학회에서 따지진 않겠지만.)

영어로는 Inertial drive라고 하면 될 듯 하다.
영어로는 coast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coasting의 뜻은 타성으로 나간다는 뜻으로, 동력 없이 중력이나 기타 다른 원인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걱정스러운건, 이미 정착된 용어이므로 탄력주행이라는 말을 한국 사람은 어느정도 알겠지만, 만약 이 말을 그대로 영어로 직역해버리면 전혀 이해가 안되는 말이 나와버린다는 점이다. Elastic drive라고 외국인에게 말해준다면, 도대체 자동차가 얼마나 탱탱하길래 그걸로 운행이 가능하다고 말하는지 매우 신기해 할 것이다. "WOW! Wonderful Korea!!"라고 외칠지도.

자동변속기에서는 탄력주행이 별로 좋지 않다. (심지어 위험하다는 주장도 있다.) 난 수동변속기 매니아니까 클러치만 밟아도 그 탄력주행이 가능하지만.ㅋ
by snowall 2010. 9. 21.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