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서, 1시간 40분이 걸리기도 한다. 이 긴 거리를 오가며, 보통은 음악을 듣지만 심심할때는 리처드 파인만의 강의 녹음을 듣기도 한다. 오늘은 사실 연구 주제에 대해서 생각하기 위해서 들었다. 그냥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아무래도 강의를 듣다보면 딴생각을 많이 하게 되니까 연구가 잘된다.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르고. 근데, 이걸 들으면서 연구하는 것도 생각하다보니까, 강의 내용중에 불확정성 원리가 나온다. 전자는 뿌옇게 퍼져 있고, 어디에 있는지 대충 알 수 있을 뿐 정확히는 모른다고 한다. 물론 나 역시 대충 이해하고 있는 원리이긴 하다만, 파인만이 그렇다고 하니까 뭔가 색다르게 들린다.
우리가 입자라고 부르는 대상은 물리적인 걸까 아니면 수학적인 걸까?
물리 이론을 기술하는 방법이 수학적인 도구를 이용한다는 것은 물리학을 공부하든 수학을 공부하든 동의하는 내용일 것이다. 정작 물리학자들이 다루고 있는 입자라는, 그 물리적 실체는 수학적인 대상일까? 이게, 말도 안되는 면이 있다. 옛날에 뉴턴이 살던 시대에는 입자를 무한정 딱딱한 공으로 생각했었고, 그것의 위치를 그것의 중심으로 생각하면 되었었다. 그런데 그것으로 설명이 안되는 현상이 일어나자 그걸 설명하기 위해서 새로운 수학적인 대상을 끌어다가 써야 했는데, 바로 파동함수이다. 시간과 공간에 따라서 그 크기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파동함수를 이용해서 입자를 기술하면, 그게 왜 그런진 몰라도 기가막히게 딱 떨어지더라는 거다. 이것도 괜찮다. 그런데 이놈이 진짜 파동이냐는 거다. 아니, 파동이라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그 파동은 물리적 대상인지 수학적 대상인지 진짜 헷갈리는 거다. 실험을 통해서 검증 가능하다는 것을 보면 입자라고 쓰고 파동으로 해석하는 바로 그놈의 실체는 물리적인 대상이다. 하지만 그게 그놈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놈의 실체는 말 그대로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의 세계에 살고 있고, 우리는 그 그림자만을 얼추 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초끈이론은 이데아에 사는 그놈의 실체를 밝혀줄지도 모르는 강력한 수학적 도구일 수도 있다. 수학적인 대상이 되려면, 어떤 공리계에서 출발해서 그놈이 가진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규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 입자들의 파동함수는 적분이 잘 되는 L2공간 1 에 사는 녀석들 중에, 슈뢰딩거 방정식을 만족하는 녀석들로 고르는 것이다. 물론 아직 공리계는 아니다. 이것들은 공리라고 하기엔 너무 복잡하다. 좀 더 단순한, 근본적인 공리계가 있어서, 이 모든 것들을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과연 초끈이론일까? 2
고체물리를 하는 선배의 얘기를 들어보면, 단백질 접힘 연구를 하는 그룹 중에, 가장 큰 그룹은 CPU 512개를 병렬연결해서 계산하는 작업을 하는데, 그걸로 6개월간 계산헤서 1ps(1조분의 1초)동안 어떤 단백질이 움직여가는 양상을 계산했다고 한다. 반대로, 양자컴퓨터는 어떤 계산을 하는데 보통의 컴퓨터로 수개월~수년간 계산할 양을 수분 이내에 끝낸다고 한다. 이러한 연결관계는 수학적 구조 없이는 불가능한 얘기다. 결국, 컴퓨터에서 대수 계산을 하는 것과 우리가 종이에 써서 계산하는 것이 동등하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지 않으면, 우린 이 좋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3
한쪽에서는 실험으로 알 수 없는 것을 계산으로 알아내고, 다른쪽은 계산이 너무 오래 걸리는 걸 실험으로 알아내는 일을 한다. 이런 일들은 무진장 흥미롭다. 아마 내가 입자물리를 하지 않았다면 양자 컴퓨터나 고체 이론을 공부했을 것이다. 이쪽도 너무나 재미있는 분야니까. 아무튼, 우주가 갖고 있는 이러한 기초적인 구조는 어쩌면 아주 단순할지도 모른다. 대수적이든, 기하학적이든, 해석적이든, 뭐 인간이 만들어놓은 수학은 방대하니까. 그중에 우주를 설명할 수 있는 대상이 있을지도 모르는 것 같다. 아직 증명되지 않았을 뿐.
우리가 입자라고 부르는 대상은 물리적인 걸까 아니면 수학적인 걸까?
물리 이론을 기술하는 방법이 수학적인 도구를 이용한다는 것은 물리학을 공부하든 수학을 공부하든 동의하는 내용일 것이다. 정작 물리학자들이 다루고 있는 입자라는, 그 물리적 실체는 수학적인 대상일까? 이게, 말도 안되는 면이 있다. 옛날에 뉴턴이 살던 시대에는 입자를 무한정 딱딱한 공으로 생각했었고, 그것의 위치를 그것의 중심으로 생각하면 되었었다. 그런데 그것으로 설명이 안되는 현상이 일어나자 그걸 설명하기 위해서 새로운 수학적인 대상을 끌어다가 써야 했는데, 바로 파동함수이다. 시간과 공간에 따라서 그 크기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파동함수를 이용해서 입자를 기술하면, 그게 왜 그런진 몰라도 기가막히게 딱 떨어지더라는 거다. 이것도 괜찮다. 그런데 이놈이 진짜 파동이냐는 거다. 아니, 파동이라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그 파동은 물리적 대상인지 수학적 대상인지 진짜 헷갈리는 거다. 실험을 통해서 검증 가능하다는 것을 보면 입자라고 쓰고 파동으로 해석하는 바로 그놈의 실체는 물리적인 대상이다. 하지만 그게 그놈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놈의 실체는 말 그대로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의 세계에 살고 있고, 우리는 그 그림자만을 얼추 볼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초끈이론은 이데아에 사는 그놈의 실체를 밝혀줄지도 모르는 강력한 수학적 도구일 수도 있다. 수학적인 대상이 되려면, 어떤 공리계에서 출발해서 그놈이 가진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규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 입자들의 파동함수는 적분이 잘 되는 L2공간 1 에 사는 녀석들 중에, 슈뢰딩거 방정식을 만족하는 녀석들로 고르는 것이다. 물론 아직 공리계는 아니다. 이것들은 공리라고 하기엔 너무 복잡하다. 좀 더 단순한, 근본적인 공리계가 있어서, 이 모든 것들을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과연 초끈이론일까? 2
고체물리를 하는 선배의 얘기를 들어보면, 단백질 접힘 연구를 하는 그룹 중에, 가장 큰 그룹은 CPU 512개를 병렬연결해서 계산하는 작업을 하는데, 그걸로 6개월간 계산헤서 1ps(1조분의 1초)동안 어떤 단백질이 움직여가는 양상을 계산했다고 한다. 반대로, 양자컴퓨터는 어떤 계산을 하는데 보통의 컴퓨터로 수개월~수년간 계산할 양을 수분 이내에 끝낸다고 한다. 이러한 연결관계는 수학적 구조 없이는 불가능한 얘기다. 결국, 컴퓨터에서 대수 계산을 하는 것과 우리가 종이에 써서 계산하는 것이 동등하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지 않으면, 우린 이 좋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3
한쪽에서는 실험으로 알 수 없는 것을 계산으로 알아내고, 다른쪽은 계산이 너무 오래 걸리는 걸 실험으로 알아내는 일을 한다. 이런 일들은 무진장 흥미롭다. 아마 내가 입자물리를 하지 않았다면 양자 컴퓨터나 고체 이론을 공부했을 것이다. 이쪽도 너무나 재미있는 분야니까. 아무튼, 우주가 갖고 있는 이러한 기초적인 구조는 어쩌면 아주 단순할지도 모른다. 대수적이든, 기하학적이든, 해석적이든, 뭐 인간이 만들어놓은 수학은 방대하니까. 그중에 우주를 설명할 수 있는 대상이 있을지도 모르는 것 같다. 아직 증명되지 않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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