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을지도 모르고 없을지도 모름. 스포일러 걱정되면 "재밌다"는 것 하나만 보고 닫으시기를.

난 캐리비안의 해적 스타일의 황당무계한 개그를 좋아한다. 2시간 40분짜리. 역시 잭 스패로우 선장 답게, 날 웃겨주었다. 감상하면서 내내 "우주 제일의 무책임 함장 테일러"가 떠올랐다. 그 친구도 참 무책임한 함장인데, 캡틴 잭 스패로우도 딱히 책임감이 있지는 않다. 개그 쪽에 대해서는, 내가 예상한대로 나오는 부분도 있고 예측할 수 없던 부분도 있어서 재밌었다.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도, 예측 못한 부분도 나름대로 웃기니까. 아무튼 실망시키지는 않은 작품. 나름 심각한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한 것 같긴 하지만, 심각한척만 하고 가볍게 넘어간다. 철학이나 뭐 그런건 읽기 힘들고, 그냥 재밌게 봤다.
중간에 해적 선장들끼리 회의하는데 회의 책상에서 말싸움 붙어서 개판되는 과정을 보면서, 잭 스패로우가 던진 한마디가 대박이다. "그게 정치야" 음음, 맞지 않는가. 그게 바로 정치다.
데비존스의 사랑, 뭐 그런것도 있지만. 근데 중간에 "여신"이라고 나온 칼립소가 봉인 풀리자 아주 커진 다음에 "게"를 토해내고 사라진다. 끝? 뭐야 이거.
아무튼, 주윤발 나온다고 했는데, 주윤발의 비중 치고는 초반에 일찍 가버린다. 여주인공을 범하려다가 죽은 거긴 하지만.
조니 뎁의 뻔뻔한 연기도 감상 포인트. 특히 "움직이지마! 뇌가 없어졌어!"는 블랙 코미디의 정수.

by snowall 2007. 6. 3.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