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는 소통이다.


솔직히 말해서, 최근 소통을 부르짖는 정치인중에 제대로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은 단언컨대 아무도 없다. 혹시 내가 모르는 사람중에 좋은 사례가 있으면 댓글로 알려줬으면 좋겠다.


어떻게 소통을 해야 제대로 소통을 할 수 있을까?


http://snowall.tistory.com/1287

장자는 제물론에서 두 사람이 서로 소통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함을 역설하였다. 하지만 소통하지 않고는 타협이란 불가능하므로, 어떻게든 소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한다.


소통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상대의 의견을 깊이있게 이해하고, 그 의견을 자신이 지지하거나 반대하거나 여부에 상관 없이 상대방의 생각을 마치 자신의 의견처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서 자신이 이야기하면 마치 자신이 그 의견에 대해서 지지를 표명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 자신이 말하는 것을 처음부터 거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소통하기를 거부하는 것과 같다. 누군가 그 자신의 의견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 의견을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는 그 의견을 지지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다. 이것에 대해 오해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서로 소통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내가 먼저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상대방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상대방처럼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렇게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그 사람의 의견을 지지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지하건 부정하건 그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 또 그걸 반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은 '지지한다'도 아니고 '반대한다'도 아니다. 내 의견은 내 의견대로 주장할 수 있는 것이고, 상대방의 의견은 그 의견 그대로 내가 이해하겠다는 뜻이다. 내 의견과 상대의 의견이 같건 다르건 그건 그냥 우연이지 내가 상대방의 주장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해서 내가 그걸 지지하고 생각하면 안된다. 같은 얘기를 세번째 반복한 것 같은데, 이 얘기를 진짜 못알아듣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계속 얘기하고 있다.


중요한건, 상대방의 의견을 내 의견처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내 의견처럼 말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게 내 의견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는 것이다. 네번이나 말했다. 이제 이건 그만 말해야겠다. 지겨울테니까. 이렇게 말하고도 못 알아들으면 그건 바로 다음 문장에서 서술했듯이 내 잘못이겠지. (여기서 아니라고 하면 자기부정)


나는 그렇게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상대방이 내 의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두말할 것도 없이 상대방도 나처럼 내 의견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상태이다. 하지만 그걸 기대하기는 어렵고, 그 다음의 방법으로는 내가 좀 더 잘 설명하는 것 밖에 없다.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한건 내가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다른 방법, 더 쉬운 방법, 새로운 근거로 설명하는 것이다.


서로가 상대의 의견을 이해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 서로 상대의 의견을 자신의 언어로 바꾸어서 상대방에게 설명하면 된다. 상대방의 의견을 서로 이해한 대로 다시 한번 이야기 하면,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이해했는지 어떤지를 알 수 있다. 잘 이해가 안된 것 같다면, 다시 설명하고, 다시 설명하고, 다시 설명한다.


이와 같이 소통은 매우 지루한 작업이다. 하지만 그 지루한 작업을 해내야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바빠서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소통할 여유가 없고, 그러니 우리나라 정치판이 개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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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상한 결말로 샌 것 같지만.

by snowall 2015. 1. 16. 0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