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학을 공부하다보면, 무한히 길게 뻗은 직선 위에 늘어서 있는 균일한 밀도의 전하가 만들어 내는 전기장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된다. 또, 무한히 넓은 평평한 평면 위에 배열되어 있는 균일한 밀도의 전하가 만들어 내는 전기장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직선 전하의 경우 전하 중심으로부터 거리에 반비례하는 전기장의 세기가 나타나고, 평면 전하의 경우 위치에 관계 없이 일정한 크기의 전기장이 나타난다. 이것들이 이런식으로 나타나는 것은 대칭성 때문이다. 직선 전하는 한쪽 방향으로의 이동에 대해 대칭성이 있고, 평면 전하는 두 방향으로의 이동에 대해 대칭성이 있기 때문이다. 점전하는 이동에 대한 대칭성은 없고 회전에 대한 대칭성만 존재한다. 이 세가지 경우는 거리에 따른 의존성이 다 다르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무한히 큰 직선 전하나 평면 전하가 존재하지는 않으므로, 이런 모양의 구조물을 아주 아주 멀리서 바라본다면 점전하 처럼 보일 것이다. 즉, 구체적으로 생긴 모양에 관계 없이 멀리서 바라보면 뭐든지 점전하처럼 보인다.


이런 것들을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가까이 가서 살펴보아야 한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면 직선 모양인지, 평평한 모양인지, 아니면 진짜로 점전하인지 알 수 있게 된다.


멀리서 바라보면 위치 이동에 대한 대칭성이 꺠져 있다. 점전하가 여기에 있는 것과 저기에 있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우 가까이 가 보면 직선 도선은 한쪽 방향으로의 이동에 대해 대칭성이 있으므로, 가까이 가서 보면 대칭성이 다시 살아나게 된다. 평면 전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즉, 멀리서는 꺠져 있는 대칭성이 가까이 가면 되살아난다.


이 개념은 그대로 게이지 대칭성의 꺠짐 같은 보다 추상적인 대칭성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바로 이 부분 떄문에 과학자들이 '상호작용의 통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에너지가 아주 높아지면, 빛은 W보손, Z보손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데, 그 결과 전자기력은 약한 상호작용과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대칭성의 복원이다.

by snowall 2015. 3. 11.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