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했던 사랑 얘기를 쓰면 소설 하나 나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을 것이다. 그만큼 사랑에 관한 소설은 인생을 실제로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 역시 내 인생이 소설의 한 장면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산다.
앞서 얘기했던 인생 대역전은 또한번의 반전이 있다. 또한번의 반전 얘기는 상황이 정리되면 올려보련다. 세상만사 새옹지마라지만, 새옹의 이야기에 비유하자면 말이 도망가서 그냥 도망가고, 아들 다리 부러진건 그냥 부러진 거고, 내 인생이 대충 이런식이다.

비관?

ㅋㅋㅋㅋ

인생 공략집이 있어서 스킬트리 어떻게 찍고 렙업 어떻게 하고 아이템이랑 장비는 어떻게 구하면 되는지 쫙 알려주면 좋겠지만, 그게 사람마다 다 다른걸. 그나마도 요새는 정형화된 규칙이 생겨서 의대나 법대나 공무원이 되면 대략 성공적으로 사는 거라고 보는 것 같다.

근데, 예전에 디아블로2를 할때도 느낀 거지만 난 공략집대로 노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략집은 그 자체로 무슨 하나의 소설처럼 읽었었다. 디아블로2의 세계에서 난 내 맘대로, 내 생각대로 돌아다니는걸 좋아했다. 당연히 레벨은 오르지 않고 아이템도 좋은게 안 생겼지만. 게임은 게임일 뿐 그냥 재미있게 즐기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을 뿐이다. 그것이 인생이 되니, 이건 인생은 인생일 뿐 그냥 재미있게 즐기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가 참 힘들어진다. 남의 것도 아닌 내껀데...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머리털 다 쥐어뜯는 고민을 매일매일 하루종일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수없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내가 나의 고민을 생각하듯이 그 사람들의 고민을 하기는 힘든 일이고 그 사람들에게 내 고민과 고통을 도와달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물론 내가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많다. 근데 내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이상한 자격지심일수도 있지만. 아직은 혼자서 할만하다. 마치 필살기처럼, 누군가의 도움은 정말 꼭 필요할 때 크게 한방 써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설정한 장래희망이 원래 이루기 힘든 것일까, 내가 힘들게 가고 있는 것일까. 이제 더이상 쉽게쉽게 가는건 불가능해졌고, 한고비 한고비가 모두 결정적 순간이 되었다. 그 순간들 중에 하나라도 포기하게 되면 나의 꿈은 접혀진다. 곱게 접히는 것도 아니라, 구겨져서 마음속 한켠에 버려둬야 할 수도 있다.
이제 내가 해야 하는건, 앞으로 있을 5년동안 일어날 일을 변수를 바꿔가면서 시뮬레이션해서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값을 알아내는 것이다. 근데 결국 그게 소설가가 하는 일이지 뭐야. 근데 졸업논문도 힘든데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창작의 고통은 변비를 밀어내는 것만큼 힘겨운 일이다.

그래, 알았어.

천재가 되어주마. ㅋㅋㅋ
날로먹지 않으면 되는 거잖아.
누군가 도와주면 좋긴 하지만,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도 주저앉을 수는 없는 거고. 아직은 힘들어서 주저앉고 있지만 아주 많이 연습하다보면 스스로의 힘으로도 설 수 있겠지. 하다가 힘들면... 쉬었다 가야겠지.
by snowall 2007. 12. 11. 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