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딱히 풀리는 일도 없는 것 같고, 살짝 센치한 기분이 쭉 계속 되어서 어떤 원인인가 고민해 왔었다. 마음 공부하신 분들의 지적 대로 조상님의 업을 풀어드리지 않아서 그런가도 의심해 왔었는데, 오늘 드디어 그 답을 찾은 것 같다.

내가 느끼는 현재의 감정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종의 분노 비슷한 감정이다. 억울한 감정이랄까?

원래 나는 물리와 수학을 끊이지 않고 계속 공부하기를 원했다. 그런데, 지금 회사에 들어와서 하고 있는 일은 어쨌거나 물리나 수학이랑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업무들이다. 그리고 군대 문제가 해결이 안되는 바람에 마음이 붕 떠버린 상태이다. 거기에, 비록 공부를 안하고 있긴 하지만 GRE시험이 걸쳐져 있어서 다른 공부를 하기가 이상했다.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GRE공부도 안하는 마당에 다른 책을 읽을 정신이 있다면 그 시간에 GRE공부를 하는게 나을텐데 GRE공부를 안할 것이라면 아예 다른 공부도 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건 나의 정신적인 문제이므로 괜한 조언은 피하기 바란다. 어쨌든 이런저런 핑계로 일단 물리나 수학 공부를 하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쌓아둔 책들도 읽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제 이번주 토요일날 GRE시험을 보고, 6월 마지막 주에는 병역특례업체 결과가 드디어 나올 것이라고 하고 있으니 조금은 마음이 풀어질까 모르겠다.

어느쪽이든, 3년정도는 과학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 그동안 과학에 흥미를 잃어버리기라도 한다면, 그 또한 나로서는 커다란 손실일텐데, 아직 잃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되고 있다.
게다가 들려오는 정치권 소식들은 차츰 나라가 망해가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걱정스런 소식들 뿐이다.

정말로 이기적인 사람은 자신의 장기적인 발전과 이익을 생각하고, 정말로 게을러터진 사람은 자신의 미래에 힘들어질 것을 생각하고, 정말로 고집스러운 사람은 자신이 진정 지켜야 할 가치를 고집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나 스스로와 나의 주변 상황에 가벼운 분노 상황이 쭉 지속되고 있었던 것 같다. 현재 상황에서 나의 운명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렇게 견디기 힘들줄은 몰랐다. 물론,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다르게 볼 수 있지만, 지금처럼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면 아무래도 사고방식도 갇혀버리는 것 같다.

현재를 벗어나서 조금 더 자유롭게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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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owall 2008. 6. 4. 2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