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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광화문

개판/정치 2008/06/11 02:00
회사 일이 산더미같이 밀려 있었으나, 그건 그냥 밤새 처리하기로 하고 퇴근후 광화문으로 갔다.

혼자 갔다. -_-;

회사의 다른 분들은 먼저 출발하셨는데, 난 늦게 가느라...

아무튼, 도착해보니 시청부터 광화문까지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10시경부터인가, 청와대로 가고 싶어서 행진을 시작하였는데, 그 이어짐이 안국동, 인사동부터 종로를 지나 광화문 앞을 거쳐서 서대문, 독립문 사거리까지 길을 한가득 메웠다. 정말로 100만명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받아서 뛰쳐나온 사람이 100만명이면, 그나마 집에서 쉬고 있는 사람은 1000만명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몇가지 특징적인 점을 올린다.

1. MB노믹스의 실체가 드러났다
오늘 한몫 제대로 잡은 사람들은 양초 장사, 택시, 출판소, 컨테이너 도매업체다.
아마 양초 공장에서는 이명박이 제발 실권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양초를 누구 돈으로 샀냐고? 내 돈 내고 샀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한몫 챙기러 온 사람들도 한몫 챙겨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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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름값이 많이 싸진 느낌이다
독립문에 갔더니 광화문-경복궁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버스로 막아놨다.
그런데 누가 버스에 기름을 뿌려 놨더라. 이것은 두가지 의미로 해석되는데, 하나는 버스를 미끄럽게 해서 올라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화재 위험을 경고하여 촛불을 끄도록 하는 것이다.
그거나 그거나 참 유치한 생각들이긴 하다.
어쨌든 촛불을 끄는 방법도 가지가지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이명박은 우리나라의 기름값은 아직도 많이 싼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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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우리나라는 과연 스타크래프트의 강국이다
왠지 임요환의 냄새가 난다. 최소한 그만큼의 실력자가 있었으리라. 이동식 배럭 (= 닭장차)으로 커맨드 센터(=청와대) 들어가는 길목을 모두 막아놓고, 안에는 벙커를 지어놓고 짱박혀 있으니 이 어찌 환상의 디펜스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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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동물의 왕국
정치하는 사람들 중에 조류독감에 내성을 가진 새(특히, 철새)가 많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http://www.hani.co.kr/section-001021000/2000/001021000200007271823001.html
눈 감고 귀 막고 머리 처박으면 안보이고 안들리니까 위험이 없어진 줄 알겠지.
그럼 그냥 그렇게 알고 계시오...
(참고로 알려주자면, 위에 링크해둔 사설은 무려 2000년도의 글이다. 최근 글이 절대 아니다!)

5.새로운 관광 명소
컨테이너 박스로 국민이 모이는 광장을 막았다.
아마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이 한장 나올 것 같다.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 대사가 나올 차례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덧붙임
난 우리나라 국민들이 갖고 있는 근성이 냄비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냄비는 원래 한번 끓고 식는 것이다. 하도 빨리 끓고 하도 빨리 식기 때문에 냄비라고 한 것 같은데 그거 끓어오르는 것도 한두번이지 계속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화는 무궁화다.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고 부른댄다. 그것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진 근성이라고 생각한다.
3월 1일
4월 19일
5월 18일
6월 10일
매월 하나씩은 있는, 우리 국민들이 모였었던 역사적인 날들을 생각해 보자.
광장에 나온 누군가는 지쳐서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다시 광장으로 나올 것이다.

배후세력?
100만을 움직일 수 있는 배후세력이 우리나라에 있다면, 그건 이미 암묵적인 세력이 아니라 엄청난 조직일 것이다. 그만한 배후세력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Posted by snow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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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광화문 크래프트

    Tracked from Ji@self의 세상보기 2008/06/11 07:48  삭제

    한rss로 이오공감을 읽다가 '자련의 일상생활'님께서 밤 사이에 벌어진 광화문 철벽방어라인을 국민게임이라 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에 비유하여 SCV가 서플라이를 건설하고 벙커링에 시즈모드를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무한저글링도 두렵지 않은 위용이라고 감탄하셨습니다.(스타크래프트 할 때 주종족이 프로토스였습니다. 언덕위에 올려진 탱크의 시즈모드 소리만 들어도 경악을 금치못하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테란의 무한방어라 하여도 게임화면을 보시면 베슬...

  2. Subject : 2008년 6월 10일, 그 역사적 순간의 20시 30분

    Tracked from Lv8+の 꽃怪獸 2008/06/11 09:35  삭제

    저는 서대문 경찰청 바로 뒤에서 일합니다. 담배 피울 때 마다 경찰청 꼭대기 층을 보며 "FPS 처럼 내 손에 스나이퍼건이 있다면 어청수는 헤드샷이다" 라고 중얼 거릴 정도로 가까운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쪽에는 집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고 종로까지 나와야 있기에, 거의 매일 시위 현장을 지나다녔습니다. 매일 시위대를 보고, 매일 전경과 의경들이 "ㅆㅂ!! ㅆㅂ!! ㄱㅅㄲ!! ㄱㅅㄲ!!" 하는 구호를 외치며 훈련하는 것도 봤습니다. 그리고 그..

  3. Subject : 2008년 6월 10일 촛불집회 생중계+후기

    Tracked from Share your treats 2008/06/11 10:59  삭제

    생중계라고 해도 촛불키기 전 상황입니다. 통화로 녹음한거라 음질이 안좋아요ㅠㅠ 미투캐스트로 녹음했습니다. 다음에 이걸 다시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요금 충전해야되서ㅠㅠ 저 음성 뒤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시청광장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보수단체가 그대로 있더군요... '대한민국을 위한 구국기도회'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더군요... 좀더 접근해보았습니다. 어머 경찰들이 시청광장에 다 있어요;; 그런데다 '예수천국 불신지옥'띠두르신 이상한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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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우미짱 2008/06/11 0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안타까운 현실을 눈으로나마 보고 있으나,
    제 눈길을 따라 꼬집고 또 꼬집어 주시는 느낌 정말 감사합니다..
    집에서 쉬고 있는 1000만명..저도 포함되겠지만..
    현실이 어떻게 진행중인지 게이지 충전?중이거나 (제경우-분노게이지충전?)
    좀더 조심성이 많은 사람들
    (혹 남들이 쉽게 말하는 -소심한?-허나 절대 그렇지않은사람들) 이라고 생각 한답니다.

    앞일을 2단계..3단계..생각해 움직이는 사람들 말이죠..
    실은 그런사람들이 움직이길 원하진 않는답니다..
    그처럼 큰 각오를 먹을 만큼의 일이 없길..(실은 일어났고.)
    이쯤에서 잔갈래로 갈라져 그냥\...그냥...그랬었었길 바란답니다...ㅠ.ㅜ

  2. dcjeon 2008/06/11 0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 남겨 주셔서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우서 수고 하셨다는 말하고 싶고요 저는 지방에 사는 관계로 집에서 쉬고 있는 1000만명 중에 한명입니다. 마음은 이미 광화문인데...
    어째든 현상황에서 최선의 방법는 온라인 상에서 열심히 현 정부의 잘못된 점은 비판하고 다른사람에게 알리는 일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 snowall 2008/06/11 0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피곤하신 분들은 당연히 쉬셔야지요. ^^

      희망은 "쥐뿔"도 없어보이는 대통령이건만, 국민에게 "큰 (비)웃음" 주시네요.

  3. jiself 2008/06/11 0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하셨네요.

    현 상황이 이해와 개선이 아닌 끈질기게 요구하고 유지시켜나가는 것이 최선일 것 같아... 답답하답니다.

  4. 꽃군 2008/06/11 0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막가자는 거 같습니다. 구리스에도 불 붙었을 때 물 뿌리면 폭발한다면서요? 정말 어청수는 정말 정말 나쁜 사람입니다.

    • snowall 2008/06/11 2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불 붙어서 사고가 나면 시위대 책임으로 돌리고, 아마 시위대가 불을 질렀다고 하겠죠. -_-;

  5. LIVey 2008/06/11 1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름얘기하니 낮에 봤던 풍경이 생각나네요-_-
    컨테이너주변에 있던 닭장차들은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데도 공회전을 시켜놓더라고요-_-!!!
    기름값도 비싼데 말입니다-_-

  6. j 2008/06/11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nowall님 오랜만이에요!
    시위에 관한 차분한 글 잘 읽었습니다. 다른 시각과 블랙유머가 잘 섞여서 재밌어요!

    • snowall 2008/06/11 2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혼자 갔더니 맹목적으로 뜨거워지지는 않더군요. 완전한 제3자의 입장과, 참여하는 사람으로 제1자의 입장으로서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7. solar 2008/06/11 1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지하철에서 촛불집회에 관한 포스터를 보았는데 촛불집회에서 초가 상징하는 바가 있는건가요?
    조금 궁금해져서... 혹시 안다면...??

    • snowall 2008/06/11 2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옛날엔 화염병을 들었고
      지금은 촛불을 들지
      둘 다 불이라는 점에서 공통되지.
      화염병은 상대방을 다치게 할 수 있지만
      촛불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아
      그게 차이점이랄까.
      화염병을 던져서 다치는 사람 또한 국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시위 문화가 발전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