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을 참고하고 와야 한다.

http://snowall.tistory.com/5


라그랑지안(Lagrangian)이란, 수학자 라그랑지(Lagrange)의 이름이 붙은 어떤 함수이다. 라그랑지랑 친하냐고 묻는다면, 뭐 내가 태어나기 전에 죽은 사람이라 본적도 없는 사람인지라 뭐라 할말이 없다. 비슷한 놈으로 해밀토니안(Hamiltonian)이 있다. 유명 가수 “토니 안”과 전혀 관련이 없는 이것 또한 어떤 함수이다.


이놈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해해야 할 개념이 꽤 많다. (사실 나도 다 이해하진 못했다.)


라그랑지안을 이해하기 전에 우선 함수가 뭔지를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라그랑지안은 함수 중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범함수(functional)이기 때문이다.


함수란 두 집합을 연결해주는 규칙이다. 가령, 두 집합 A, B가 있다고 하면 A의 어떤 원소 x를 불러줬을 때 B의 어떤 원소 y를 알려주는 것을 함수라 부르고 그것을 f라는 기호로 쓴다고 하면, y=f(x)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범함수라고 하는 것은, 집합 A가 적당한 벡터공간이고 집합 B가 실수(Real number)로 주어지는 함수들이다. 예를 들어, 3차원 공간에 어떤 벡터 x가 있을 때, 이 벡터와 특정한 벡터 (0, 0, 1)의 내적 값을 함수값으로 갖는, 그런 함수를 범함수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라그랑지안에 대해서 얘기를 해 보자. 범함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으면 그때그때 보충해 나가도록 하겠다.

물리학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값 중에 “에너지”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에너지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운동에너지이고 하나는 위치에너지이다. 질량에너지라고 부르는 형태의 에너지도 있지만 이것은 사실 위치에너지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굳이 얘기하지 않겠다. 다들 잘 알다시피, 이 우주에서 어떤 물리학적인 과정이 일어나고 있을 때, 그 과정이 일어나는 전체 계가 그 과정이 일어나지 않는 다른 부분들과 전혀 상호작용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 과정이 일어나는 전체 계의 전체 에너지는 항상 같은 값을 갖는다. 여기서, 전체 에너지란 각 부분들의 모든 운동에너지와 모든 위치에너지를 계산해서 단순히 다 합친 값이다. 여기서, 바로 탁! 하고 떠올라야 하는 점은, 에너지라는 것이 앞에서 설명한 범함수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운동에너지는 “속도”라든가 “운동량”이라는 벡터를 이용해서 하나의 수를 찾아내는 함수이고, 위치에너지는 “위치”라고 하는 벡터로부터 하나의 수를 찾아내는 함수이다. 따라서, “전체 에너지”라고 하는 값은 “속도” 벡터와 “위치” 벡터로부터 하나의 수를 찾아내는 함수가 된다. 그럼, 속도 벡터 공간과 위치 벡터 공간을 합쳐서 하나의 벡터 공간이라고 치고, 이 벡터 공간에서 하나의 벡터가 주어지면 그에 맞는 실수 값 하나를 찾아내는 함수가 바로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위치 벡터와 속도 벡터를 합쳐서 하나의 벡터 공간으로 만든 공간의 이름을 위상 공간(Phase space)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어떤 물체의 움직임을 알고 싶으면 어디로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알면 충분하기 때문에 위상공간에서 그 물체를 나타내는 점의 움직임을 추적하면 된다. 라그랑지안이라는 것은 그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필요한 그 어떤, 무언가이다.


, 생각해 보자. 등속 직선운동을 하고 있는 물체의 움직임은 위상공간에서 어떻게 표현될까? 6차원의 적당한 공간을 상상할 수 있는 상상력이 절실한 시점이지만, 수학적으로 엄밀해지지 말자. 포기하면 편하다. 어차피 수학적 엄밀성은 고전역학 교과서를 보면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므로 여기서는 굳이 안 따지겠다. (그렇다고 틀린 내용은 아니다. 단지 엄밀한 논증을 거치지 않을 뿐이다.) 등속직선운동을 하는 물체의 위치는 계속해서 어디론가 가고 있고, 속력은 고정되어 있다. 따라서 공간축 방향에 대해서는 평행하게 움직이고 속도축 방향에 대해서는 수직으로 움직일 것이다. 도저히 상상이 안가면 공간축 1, 속도축 1개만 써서 2차원 위상 공간을 그려놓고 직접 그려봐도 된다. 그 다음으로 복잡한 등속 원운동은 어떻게 표현될까? 이것은 위상공간에서는 타원운동으로 표현된다. 이런식으로 점점 복잡한 운동에 대해서 위상공간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상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좀 더 엄밀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뭔가를 한번 조금 구체적으로 계산해 보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데, 우리가 경부고속도로를 맘대로 정하고, 또한 각 구간별 제한속도까지도 맘대로 정할 수 있다고 하자.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도로를 설계할 수 있을까? 전설에 의하면, 박정희 대통령이 대한민국 전도를 보고서, 큰 자를 서울과 부산 위에 놓고, 수성사인펜으로 직선을 그어서 현재의 경부고속도로의 설계가 완성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굳이 이런 말도 안되는 전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직선으로 그어준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제한 속도는 안전 운전이 가능한 최고속도로 정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이정도 얘기는 물리학을 싫어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왜 직선이어야 하는지, 그것은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강원도 지방을 돌아서 가면 뭔가 손해가 나는 걸까? 바다를 보면서 가면 안됩니까?


예를 들어서, 100kg의 자동차가 초속 100m/s의 속력으로 달려간다고 하는데, 경부고속도로가 직선으로 가는 경우와 강원도를 거쳐서 가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일단 고속도로 위에 차는 내차 한대밖에 없기 때문에 길이 막히는 일은 없다고 하자. 아니, 상식적으로 봐도, 멀리 돌아가면 기름이 더 많이 들어가지 않을까? 더 멀리 돌아갔는데 기름이 더 적게 들어간다는 상황은, 웬만해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무엇이 기름을 더 많이 들어가게 한 것일까? 더 오래 걸렸기 때문일 것 같다. 가장 기름을 적게 들어가도록 하려면, 어떤 경로를 선택해야 할까?


(다음 글에 계속...)

(기름 소모량과 Action 사이의 관계에 대해 생각중입니다.)


by snowall 2010. 3. 2.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