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회사에서 보내주는 리더쉽 캠프에 참관하고 왔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쓴 스티븐 코비가 만든 성공론에 관한 교육 과정인데, 실제로 저 제목은 영어로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이다. 교육 자체는 조별 토론 방식이고 Facilitator가 화두를 이끌어 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원래 미국에서는 3박 4일동안 하는 교육이라고 하는데, 한국은 아무래도 시간이 없다보니 2박 3일로 압축해서 교육하고, 다시 이 회사에서는 그나마 시간이 나지 않아서 1박 2일로 한번 더 압축하였다. 그 결과 첫날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둘째날 아침 8시부터 저녁 5시까지 쉬지않고 달려가는 초고밀도 교육이 되어버렸다. 아무튼, 그대로 까먹을 수는 없기에 요점을 정리하여 몇자 적어둔다. 교육 내용이 비밀도 아니고 어차피 저 책 보면 다 아는 내용이며 사실 누구든 깨달음만 있으면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이므로 상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나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댓글로 알려주시면 보충하도록 하겠다.

7가지 습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2.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3.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
  4. 승-승을 생각하라
  5. 먼저 이해하고 그 다음에 이해시켜라
  6. 시너지를 내라
  7. 끊임없이 쇄신하라
이상이다. 우선, 몇가지 개념들이 필요하다.
리더쉽
다른 사람들을 움직이도록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다.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방법으로는 강제력(Position power, 권력), 보상, 정보제공, 전문성, 역량(Character) 등이 있다. 그중 Character에 의한 영향력이 가장 강력하다.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조직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주인의식 결여
  • 생산성, 역량 부족
  • 상호 불신
  • 의사소통 부족
  • 시너지(팀웍) 부족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구성원 각각이 리더라는 생각을 갖고 리더쉽을 발휘해야 조직 전체가 성공하게 된다.

아무튼,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변하고, 습관이 변하면 성품이 변하고, 성품이 변하면 운명이 바뀐다"는 것을 강조하여 지금 교육이 생각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는 훈련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진정한 리더는 남들을 대할 때 성격과 성품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성품은 내재적인 것이고 성격은 외부적인 것이다. 성품은 그 사람이 움직이는 기본적인 원리나 가치관을 뜻하고, 성격은 그 사람이 움직일 때 드러나는 모습이다. 성품은 위급한 상황에서 드러나기 쉽다.[각주:1]

신뢰할만한 가치가 있는가?(Trustworthiness) 이 개념은 나도 여기서 처음 들었는데, 이것은 내가 http://snowall.tistory.com/47 에서 한번 다룬 바 있다. 이 교육에서 이야기하는 신뢰할만한 가치 개념은 "그 사람에게 그 일을 맡기고 싶은가?"에 관련된 성품(Character)과, "그 사람이 그 일을 할 수 있는가?"에 관련된 역량(Competence)이 관련된다.
이 교육의 리더쉽에 대한 접근법은 Character based, inside to out, principle centered다.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은 개인의 변화가 부서의 변화를 바꾸고, 부서와 팀의 변화가 조직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와 같은 얘기이다.
패러다임
세상을 보는 관점이다. 세계관, 가치관, 시각 등과 비슷한 뜻이다. 가령, 팀장의 패러다임이 "팀원이 무능하다"라면, 그 결과 팀장은 팀원의 세세한 것까지 모두 관리하려 들 것이고, 따라서 팀원은 팀장이 시키는 것만 하게 되며 그 결과 팀원은 실제로 무능하게 되어 팀장의 패러다임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 악연의 순환고리를 깨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패러다임을 바꾸게 하는 것은 바로 기본 원칙(Principle)이다. 원칙이라는 것은 또한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진실이어야 하고, 시공간을 초월해야 한다. 이것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 그 자체를 이야기한다. 만약 원칙이 없으면 패러다임은 선입견에 불과하고 판단은 자의적 판단이 된다. 소신껏 살라는 뜻이다.
성공
성공이라는 것은 생산(Production)과 생산 능력(Production Capability) 사이의 균형이 잡혀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http://snowall.tistory.com/62 에 적혀 있는데, 꼼꼼히 해석해보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중요한 개념으로 "주도적Proactive"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반응적Reactive"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주도적이라는 것은 나의 의도대로 상황이 주도되는 것을 뜻하고, 반응적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의도대로 내가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들어,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퇴근 직전에 무슨 일을 처리해 달라고 했는데, 부하 직원이 쫄아서 상사의 부탁을 들어주다가 야근하게 되는 경우 부하 직원은 반응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 그 부하 직원은 상사의 부탁이 타당한지, 합리적인지, 정말 급한일인지, 정말 필요한 일인지 판단한 후 일을 처리하거나 다음날 와서 처리하겠다고 대답하고 퇴근하는 주도적인 선택을 했어야 한다. 이것을 위한 나의 견해는 "메타 관점"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물론 이 개념은 주도적이라는 개념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 가능하다.
http://snowall.tistory.com/46
http://snowall.tistory.com/48

그리고 정말 주도적이 되기 위하여 영향력의 원을 늘리라는 말을 한다. 어떤 개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에서, 그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일들은 관심의 원 안에 있고, 그 사람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들은 영향력의 원 안에 있다. 관심의 일 중에서 영향력의 원 바깥에 있는 것들은 그 사람이 주시하고는 있으나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따라서 그것은 그 사람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여전히 관심의 원 영역에 관심을 갖고 있기에 그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여기서, 관점(=패러다임)을 바꿔보면? 그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손을 대서, 그곳에서 주도적이 되어 자신의 상황을 바꿔 나간다면 얼마든지 영향력의 원을 늘릴 수 있고, 따라서 차츰 자신의 영향력이 커져서 예전에는 손도 댈 수 없었던 부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얘기는 내가 S회사에 입사한 C양에게 죽어라고 해줬던 얘기이다. 즉, 남들이 움직일때까지 마냥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먼저 움직여 나가라는 것이다. 동료들이 C양에게 무슨 일이나 행동을 했다면 C양은 그것을 그 사실로서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행동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 행동을 보고 그에 대해 반응할 것이고, 그럼 다시 그 반응을 보고 그에 맞춰서 행동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C양은 남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명확하게 예측하고 그중에서 최적의 선택을 하고자 했고, 알다시피 이것은 불가능하다. 자기 자신도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는데 타인의 선택과 반응을 정확하게 예상할 수는 없다. 그리고 예측을 하느라 결국 때를 놓치거나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었다.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는 것은, 그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보는 관점의 변화를 "나는 주어진대로 산다"에서 "나는 내가 설계한대로 산다"는 쪽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서 나는 삶에 중독되지 않을 것을 논한다.
http://snowall.tistory.com/205
memento mori라는 말을 알려줬는데, 이것은 "당신이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해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내가 20살이 되면서 했던 생각이 "20대는 누구나 10년씩 주어진다"는 거였는데,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가 된다.
그냥 살다보니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습관에서 벗어나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 자기사명서(Mission Statement)를 쓰라고 하였는데, 뭐 이건 알아서 쓰면 된다.
나의 좌우명으로 발표한 것은 "이 세상 끝까지 너의 꿈을 따르라, 그것이 세상을 구원하는 유일한 길일지니"하고 "멋진 말이라면 백만개라도 할 수 있지만, 하나라도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이다.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는 습관은 우선 순위에 따라 성실하게 행동할 때 효과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 하게 되는 모든 행동은 긴급한지 아닌지, 중요한지 아닌지에 따라서 4가지로 구별된다. 급하고 중요한 일,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다. 여기서 사람이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것은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과 급하고 중요한 일에 보통 집중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들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들을 하게 되면 급한 일들을 줄여나갈 수 있게 된다.
예를들어,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로 자기 개발이 있다. 자기 개발은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데, 이것을 다른 급한 일들에 밀려서 못하게 되면 맨날 그 상태 그대로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 개발을 해서 본질적인 능력을 늘리게 되면 급한 일들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은 미래에 대해 예방하고 대비하는 것을 말한다. 유비무환이라고 한다. 허리가 아픈 것을 아직 참을만하다고 그냥 버티고 일에만 매달리다가는 완전히 허리를 못 쓰게 된다. 조금만 더 일하면 된다고 계속 버티다가 과로사라는 최악의 결과를 내는 직장인들도 많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 패러다임을 바꾸면,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에 조금씩 더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많은 일들이 예방되고 미래가 더욱 좋게 변해 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을 위해서 시간 관리 방법을 소개하는데, 자신의 가치와 원칙에 따라 소중한 일들을 정리하고, 소중한 일들을 언제 할 것인지 일단 정해두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이 된다. 그리고 나머지 일들을 처리할 시간을 만들어 준다. 만약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의 시간에 누군가 그것을 방해하려고 한다면, 일단 "기다려요"라고 얘기한 후 가치판단과 원칙에 따라 무엇이 더 소중하고 중요한 일인지 결정한 후에 대답하라는 것이다.
미래라는 것이 지금 이 순간이라는 벽돌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이처럼 소중한 것을 먼저하는 원칙에 맞춰서 시간을 관리하고 일정을 짜는 것은 그 벽돌이 정확한 위치에 단단히 박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승-승을 생각하라는 습관은 영어로 win-win 전략을 택하라는 것인데, 이것은 사실 내가 죄수의 딜레마에서 여러번 논의했었다.
http://snowall.tistory.com/12
서로 기분 좋게 끝나는 방법은 웃으며 얘기하고, 칭찬하며 끝내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지 않는가. win-win전략은 자신의 영향력의 원을 넓히는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는 lose-lose나 win-lose나 lose-win의 상황이 자주 나타나는데, 이것은 lose가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실익은 증가하지 않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용기와 배려가 필요한데, 용기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이고, 배려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과 의지이다. 결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다.

먼저 이해하고 그 다음에 이해시키라는 것은, 내가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우선 남의 상황을 진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상대방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는 것은 상대방의 상황을 공감하는 것을 뜻한다. 우선 듣고, 이해하고, 그에 대한 나의 반응을 보여주는데, 이때 나의 반응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견을 진심으로 이해했다는 것이 반영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의 반응에 나의 의견을 반영하여 되돌리면 된다.

이것이 되면 시너지를 낼 수가 있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시너지를 냈느냐 아니냐 그 결과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것은 서로 협동하지 않기 때문인데, 협동하지 않는 것은 서로의 공동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알고보면 누구든 결국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 행동한다는 목표가 있는 것이고, 서로 협동하는 것이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파악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 구체적인 방법론은 다음과 같다.
  1. 서로의 행동이나 의견이 상충하는 경우, 물어본다. "당신이나 내가 제안한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받아들이겠습니까?"
  2. 그리고 내가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하지 못했으면 내 의견을 고집부리지 않는다.
  3.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할 때 까지 듣는다.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려면 "당신의 의견은 xxxx입니까?"라고 물어본다. 이때의 질문은 내 생각이 아니라 상대방 이야기한 것을 내가 이해한대로 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발언 막대기(Talking stick)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는데 이것은 인디언들이 사용하던 것을 복제한 것이라고 한다.
이 막대기의 사용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발언 막대기를 가진 사람만이 자기 주장을 이야기할 수 있다.
  2. 다른 사람은 자신의 주장을 하기 위하여 발언 막대기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그것을 넘겨받아야 한다.
  3. 발언 막대기를 넘겨 받기 위해서는, 발언 막대기를 가진 사람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했음을 알려야 한다. 이것은 주장하고 싶은 사람이 발언 막대기를 가진 사람의 주장을 그대로 자신의 언어로 표현함으로서 확인받는다.
  4. 발언 막대기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발언권을 넘길 수 있다.

시간이 없어서 끊임없이 쇄신하라는 습관은 동영상 하나를 보고 넘어갔다. 이것은 톱질하는 사람이 톱날을 갈지도 않고 무딘 칼로 계속 톱질을 해봐야 결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즉, 계속해서 자신을 날카롭게 갈고 닦아야 한다는 것이고, 앞의 습관들을 항상 염두하여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아무튼, 여러가지를 배운 교육이었다.

  1. A friend in need is a friend indeed [본문으로]
by snowall 2007. 10. 9.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