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의 두 자연수 n과 m이 있다. n>m이라고 할 때, n!/m!은 항상 자연수인가? (네!)

그렇다면, (n+m)!/(n! m!) 은 항상 자연수인가?

by snowall 2010. 4. 30. 21:44
나 말고 애독자 여러분들의 준비 말입니다. -_-; (애독자 아닌 분들은 해당 없지요. 당연히)

지금까지 쓴 글이 1800개이고, 훈련기간이 약 30일이니까, 하루에 60개씩 복습하면 한달 금방 갑니다.

하루에 10시간 활동한다고 하면, 10분에 1개씩만 읽어도 넉넉하겠네요.

정주행 - 역주행 다 상관 없습니다. ㅋㅋ

3년전 글을 읽어도 왠지 방금 쓴 것 같은 따스함이 살아있을 거예요. 보온밥솥형 블로거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그냥 권고사항입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전쟁 낼 것 같으면 반전시위에 적극 참여해 주세요. 전쟁나면 블로그에 글 못씁니다.

추가 : 참고로, 6월 4일 이후에 글이 없는건 죽었거나 블로그 접속 암호를 잊어먹었거나 둘 중 하나일거예요.

추가 2 : 제 글의 버그를 찾아서 신고해주시면 가장 많이 찾아주신 분에게 밥 사드립니다. 사소한 오타부터 논리적 오류까지 대환영입니다.
by snowall 2010. 4. 30. 10:25
플라스틱 컵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뜨거운 물을 부었더니 컵에 금이 갔다. 헐.

가만히 놔두면 물이 샌다. 그래서 이걸 해결하기 위해 여기에 테이프를 붙이려고 한다. 테이프를 가장 효과적으로, 실제 사용에 지장이 없게 하려면 매끈하게 붙이는 것이 좋다. 그래서 문제.

수학적으로 잘 정의된 원뿔이 있다. 여기에 수학적으로 잘 정의된 스카치 테이프를 이용해서 한번도 자르지 않고 접히지도 않게 그 표면을 모두, "잘" 뒤덮을 수 있을까? 스카치 테이프의 너비는 일정하지만 임의로 정할 수 있다. 그리고 스카치 테이프는 늘어나지 않고 쪼그라들지도 않는다. 길이는 무한히 길어질 수 있다고 하자.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면, 이제, 어떤 임의의 표면을 스카치 테이프로 모두 뒤덮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만족되어야 할까? 잘 덮이는 표면과 덮을 수 없는 표면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풀이는 미래의 언젠가. -_-;

위의 문제에 대한 풀이를 "잘" 일반화시키면 일반 상대성이론 문제도 풀 수 있다.

풀이
풀이가 너무 빨리 올라온 것 아니냐는, 뭐 그런 질문이 있을 수 있지만 앞에서 얘기했듯이 "미래의 언젠가"가 꼭 "먼 미래"이어야 한다는 보장은 없다.

일단 이 그림을 보자.
http://www.topianet.co.kr/topia/6/6s/6s2060105.htm (단순 "사실"은 저작권이 없다. 이것은 그냥 단지 원뿔의 전개도일 뿐이다.)

원뿔을 잘 잘라서 펼치면 위와 같은 모양이 된다. 이 전개도에 테이프를 잘 발라 붙인 후, 다시 원뿔로 붙이면 된다. (참 쉽죠?)

생각해보니, 한번도 안자르고 붙이는건 조금 힘드니까, 테이프를 좀 넓다고 가정하자. (문제의 조건은 안 어겼음! ㅋㅋ)

이제 수학 시작. (이하, 어려울 것 같은 단어를 쉽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그게 쉽다는 걸 이해하거나[각주:1]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 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은 읽지 않아도 아무 상관 없다.)

위와 같이, 전개도를 그릴 수 있는 평면을 "가전면"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developable surface"이라고 한다. 이 단어를 어떤 사람들은 "지표면 중에서 개발할 수 있는 땅"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설마 이 글을 읽을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영어와 수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가전면은 전체적인 곡률이 0인 표면을 얘기한다. 곡률은 "구부러진 정도"를 말해주는 수인데, 아니 원뿔이 어디가 평평해? 밑면? 이렇게 물어볼 사람 분명히 있을 것이다. 맞다. 사실 원뿔의 빗면은 구부러진 표면이다. 하지만 수학적 의미의 곡률은 0이라는 것이다.

수학적 의미의 곡률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미분기하학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다뤄야 하는데, 사실 그건 아직 나도 제대로 이해 못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자. 어쨌든, 평면에 쫙 펼칠수 있으니까 곡률이 0이라는 건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다. 만약 곡률이 0이 아니라면, 그 표면은 평면에 찢지 않거나 접히지 않게 펼칠 수 없다. 어떻게 해도 접히고 어떻게 해도 찢어진다. (수학은 이런걸 증명하는 학문이다. 놀랍지 않은가?)

가령, 지구본의 지도를 평면에 어떻게 하더라도 제대로 옮겨서 그릴 수 없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지도 제작자들의 딜레마라고 하는데, 지구본에서 두개의 직선이 있을 때, 이 두 직선이 이루고 있는 각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지구본의 특정 영역의 넓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그런 지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것도 증명할 수 있다.)

물론 지구본의 아주 작은 영역에 한해서는 그럭저럭 원하는 만큼 작은 오차를 갖고 그렇게 그릴 수 있지만 지구 전체에 대해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때, "원하는 만큼 작은 오차"라는 개념으로부터 "미분"이 나오고,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기하학이 나온다. 따라서 이런걸 연구하는 학문 분야가 바로 미분기하학(Differential geometry)이다.

그런데 사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인공위성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긴 한데, 도대체 지구에서는 그걸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뭐, 가장 쉽게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에라토스테네스의 방법이긴 하다. 동네마다 태양의 남중고도가 다르거나, 동네마다 북극성의 고도가 다르다거나 등등. 아니면, 반지름이 1000km인 원의 면적을 재 봐도 된다. 지구가 평평하다면 1000000$\pi$km${}^2$이 나오겠지만, 지구가 평평하지 않다면 이 값보다 크거나 작은 값이 나올 수도 있다.

뭐...짧게 요약하자면, 이런 얘기를 대충 한 다음에, 질량이 공간을 구부러트린다는 가정 하나만 넣으면 이제 미분기하학이 일반 상대성이론으로 탈바꿈한다. (물론 장 방정식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최소 작용의 원리도 필요하지만 이 글은 아무튼 수학 관련 글이므로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자. 아무튼, 테이프 붙이기에서도 수학적인 무언가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은가.

어떤 모양의 컵이 테이프로 잘 발라줄 수 없을지 고민해 보자.
  1. 그 단어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 말고, 그 단어의 개념이 쉽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말이다. [본문으로]
by snowall 2010. 4. 28. 16:29
MS 윈도우즈가 그럭저럭 굴러가도록 만들어진 운영체제라는 것은 잘 알려진 것이지만, 그렇다고 결코 완벽한 운영체제는 아니다. 오늘의 패치를 보자.


글꼴에 걸려 있는 파일 보호를 제거한다는 업데이트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하다고 되어 있고 "권장 업데이트"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업데이트는 오피스2010 설치 관리자가 글꼴을 업데이트 할 때 필요하다고 한다. 난 오피스 2010을 이 컴퓨터에서는 앞으로 쓸 생각이 없다. 즉, 나한테 아무 쓸모없는 업데이트라는 뜻이다. 게다가 그런 주제에 이 업데이트를 설치한 후 컴퓨터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운영체제에 버그가 있지만 오피스2010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라면, 이 패치는 오피스2010의 배포판 또는 오피스2010의 업데이트에 포함되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패치의 설명이 부족한 것이다. 더군다나 MS오피스는 MS윈도우즈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오피스2010에 이 패치가 포함된다고 해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설령 MS오피스가 리눅스, 맥OS등의 다른 운영체제에서 작동하는 것을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이 문제는 윈도우즈 비스타와 오피스2010을 썼을 때만 나타나는 문제이므로 오피스2010의 윈도우즈 버전 패치에 포함되어야 한다.)

http://support.microsoft.com/kb/980248

그래서 추가정보를 찾아봤다.
When you install Microsoft Office 2010 on a computer that is running Windows Vista or Windows Server 2008, certain fonts must be replaced with a newer version. However, some font files are not updated and you receive the following error message:
Error 1907. Could not register font. Verify that you have sufficient permissions to install fonts, and that the system supports this font

뭘 해야 하는데 권한이 없어서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This issue occurs because many font files in Windows Vista and in Windows Server 2008 are marked as system-protected files. Therefore, these font files cannot be changed or deleted by any users or by any applications.

글꼴 파일의 "속성"을 바꾸는 업데이트다. 뭔가 내용을 바꾸는 것도 아닌데

Restart requirement
You must restart the computer after you apply this update.

나는 반드시 컴퓨터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글판이랑 내용이 다르잖아-_-; 한글판은 컴퓨터를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You may restart the computer). 이것은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괜찮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겨우 파일 속성 바꾸는데 컴퓨터를 다시 켜야 한다는 것은, 파일 속성이 굉장히 중요한 시스템 속성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운영체제를 어떻게 만들면 내용이 바뀌는 것도 아닌 속성 변경 때문에 시스템을 다시 로딩해야 하는지 잘 이해가 안된다.

리눅스는, 그냥 루트 권한 갖고 덮어쓰면 된다. 맥OS도 비슷할 것이다.

이것은 그러므로 어처구니없는 업데이트라 하겠다. 물론 자기들이 만든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겼고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내서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MS개발자들의 고생을 생각해 줄 수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버그를 운영체제 수준에서 고쳐야 한다는 것은 참 답답한 노릇이다.


by snowall 2010. 4. 28. 09:41
A4 대칭성이 뭔지 알려면 일단 순열 대칭군부터 배워봐야 한다.

"순열"이라는 건 영어로는 Permutation인데, 고등학교때 다들 배웠다. 순열, 조합, 확률, 그런데서 나오는 바로 그 순열이다. 말은 거창하고 문제는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그냥 물건 여러개 갖다 놓고 늘어놓는 방법의 수를 세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서로 다른 물건이 1개 있다. 1개 있는 주제에 "서로 다르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사치이고 낭비인 것은 알지만, 앞으로 1 대신에 임의의 자연수 n을 쓸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이렇게 말해 보자. 그럼 1개의 물건을 늘어놓는 방법의 수는? 고민하지 말자. 답은 1가지이다.

서로 다른 물건이 0개 있다. 그럼 0개의 물건을 늘어놓는 방법의 수는? 
뭐 어쩌라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물건이 0개 있다면 늘어놓지 않는 수밖에 없으므로 답은 1가지이다.

사실 이런거 계산하는건 굉장히 쉽다. 그냥 물건이 n개 있다고 하면, n개 다 늘어놓는 방법은 n-1개 늘어놓은 상태에서, 그 사이사이에 나머지 하나 끼워넣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n-1개를 늘어놓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n개의 물건을 늘어놓는 방법의 수는 n부터 1까지 정수를 모두 곱한 값이다. 이렇게 계산하는 건 굉장히 흥미롭고, 특별하기 때문에 수학자들은 여기에 계승(factorial)이라는 말을 붙여주었다. 함수 기호도 있는데, !(느낌표)을 쓴다. 가령 6!이라고 썼다면 이것을 읽을 때 "육!!!!!!"이라고 읽으면 부끄러운줄 알아야지.[각주:1]

아무튼, 만약 물건들이 구별이 안가면? 가령 100원짜리 동전 100개를 늘어놓는데, 그 동전들이 다 같은 해에 만들어진 동전이라고 하자. 손때도 안묻었다. 이걸 늘어놓는 방법의 수는? 1가지뿐이다. 수학자들은 구별이 가지 않는건 굳이 구별하지 않기로 했는데, 100원짜리들을 서로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놈을 먼저 꺼내다가 늘어놓더라도 뭘 먼저 꺼낸 건지 알 수가 없으므로 1가지라고 한다.

구별 가능하다면 100!이라는 엄청나게 많은 방법으로 늘어놓을 수 있는데[각주:2] 구별이 안되면 왜 한가지 뿐인가. 그것은 구별 가능하지 않은 경우의 수도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100!가지 방법으로 늘어놓아봐야 100!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100!/100! = 1가지 방법만 남는다. 내가 방금 설명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나눗셈을 사용하였는데, 그래도 되는지 궁금할 것이다.

생각해 보자. 1000원짜리 우유를 사는데, 100원짜리 5개와 500원짜리 1개로 산다. 동전을 한개씩 가게 아줌마한테 주는데 그럼 과연 어떤 방법으로 줄 수 있을까? 물론 겨우 동전 6개를 하나씩 세면서 준다면 아줌마가 당신을 혼내주겠지만, 이제 그런것에 연연할 나이는 지났지 않은가. 물론 그렇다고 실험해 보라는 뜻은 아니므로 실험하다가 수퍼마켓 아줌마가 당신을 때리더라도 내 책임은 없다. 여기까지 읽는 사이에 계산 끝났는가? 100원짜리를 어떻게든 늘어놓고나서, 그 사이사이중에서 1칸에 500원짜리를 끼워넣는 방법의 수를 생각해 보면 된다. 그럼, 100원짜리 5개를 늘어놓는건, 역시 구별이 안되니까 한가지 방법밖에는 없다. 500원짜리 1개는 아무데나 끼워넣어도 되는데, 가장 앞에서 가장 뒤까지, 모두 6개의 칸이 있다. 따라서 100원짜리 5개와 500원짜리 1개를 이용해서 물건을 사는 방법의 수는 모두 6가지이다.

자. 이제 돈을 많이 모아서 100만원짜리 우유를 산다고 하자. 그걸 100원짜리 n개와 500원짜리 m개로 낸다고 하자. 그럼 도대체 몇가지나 있을까?

글이 길어져서 다음 글에서 계속...
  1. 내가 그랬었다. [본문으로]
  2. 100!은 엄청나게 큰 수이다. 직접 계산해 볼 수 있으면 도전해 보시라. 이걸 계산하기 위해서는 1부터 100까지 곱해야 하는데, 보통 2자리수 곱셈은 한번 할 때마다 자리수가 1개씩 늘어나고, n자리 수에 2자리 수를 곱할 때는 덧셈을 n번 해야 하니까, 대략 곱셈 5000번에 덧셈 5천번 정도 해야 할 것이다. [본문으로]
by snowall 2010. 4. 28. 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