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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xing.c

계속해서 3차원에서 벡터들 돌리는 걸 생각하고 있으려니, 머릿속이 꼬여버렸다. 꼬인 두뇌구조를 풀어내기 위해 잠시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다.

어떤 점이 있고 어떤 직선이 있다. 직선을 회전 축으로 해서 점을 돌리는 것은 어떻게 하면 될까? 당연한 일이지만, 직선에 수직이 되는 평면중에서 점을 포함하는 평면을 하나 고른 다음에, 그 평면과 직선이 만나는 점을 원점으로 하여 주어진 점을 원하는 만큼 돌려주면 된다. 즉, 말은 쉽다.

실제로 이걸 주어진 좌표계에서 시행하려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현대는 인터넷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시대, 적당한 검색어(rotation, real, vector 등등) 를 사용하여 검색한 결과 간단하고 짧은 논문을 찾을 수 있었다.

Glenn Murray, "Rotation About an Arbitrary Axis in 3 Dimensions"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공간 전체를 평행이동한다. 얼마나? 주어진 회전축이 원점을 지나가도록.
2. 공간 전체를 회전시킨다. 어떻게? 주어진 회전축이 xz평면에 포함되도록 z축을 중심으로.
3. 공간 전체를 회전시킨다. 어떻게? 주어진 회전축이 z축과 같아지도록 y축을 중심으로.
4. 주어진 점을 z축에 대해 원하는 각도만큼 회전시킨다.
5. 3번에서 했던걸 반대로 한다.
6. 2번에서 했던걸 반대로 한다.
7. 1번에서 했던걸 반대로 한다.

간단하다.

물론 이걸 실제로 구현하는건 살짝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꽤 길다. 내가 필요한건 회전축이 원점을 지나가는 것이고, 따라서 간단해진다. 그 간단해진 소스는 첨부화일로 올려두었으니 뭐 혹시 필요한 사람은 구경해 봐도 좋다.


by snowall 2006. 8. 31. 12:26
난 종교가 없다. 다만, 종교 비슷하게 뭔가 갖고 있는 관념같은건 있는데, 그중 하나에 영향을 미친 책이 노자의 도덕경이다. 도덕경에는 그냥 뜬구름 잡는 소리가 5천글자가 들어가 있는데, 그 뜬구름 잡는 소리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서 읽는 사람들마다 다들 자기 맘대로 해석한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노자는 책을 한권 지었으나 그 책을 읽는 사람이 각자가 전부 맘대로 해석할 수 있으니 그 각각이 모두 한권의 책이요, 따라서 노자는 책을 읽은 사람만큼의 책을 지었다고 해도 된다. 이것이야말로 궁극의 원 소스 멀티 유즈가 되겠다. 아무튼, 나는 노자의 책을 읽고서 인생의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서 생각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중 몇가지를 이 글에서 적어 보고자 한다.

주의사항 : 어느 장의 전부를 인용하지 않고 일부만을 이용할 것이다. 따라서 장 전체를 읽었을 경우에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을 미리 일러둔다. 내가 적은 글은 다만 나의 생각일 뿐이며, 도덕경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은 직접 원본이나 번역본을 찾아서 읽기 바란다.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영원 불변의 도가 아니다. (1장)
말은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다. 말은 사람과 함께 살아있으며, 사람이 변하면 함께 변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영원 불변이 아니며 따라서 그것은 우리가 영원 불변이라고 생각하는 "그 무엇"이 될 수 없다. 이 문장은 도덕경의 모든 것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말이나 글자로 기록되어서 남에게 전달될 수 있는 모든 것은 영원 불변의 도를 표현할 수 없다. 심지어 도덕경조차 그것은 불가능하다. 노자 스스로도 도덕경에 도를 본질 그대로 적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는 도덕경에 도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길이라고 자신이 생각한 것을 몇자 적어두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진리라는 것은 찾아볼 수 있는 어디에도 없다. 다만 그것은 찾을 수 없는 곳에 적당히 존재할 것이다. 그것이 실제로 무엇이든, 그건 중요한게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을 믿고 관철해 나가는 것이다.

발끝을 제껴 디딘 자는 설 수 없고. 가랑이를 한껏 벌린 자는 걸을 수 없다. (24장)
가랑이를 한껏 벌려봐라. 걸어갈 수가 없다. 똑바로 서 있는 것은 자연스러우나 가랑이를 벌린 것은 힘든 자세이다. 즉, 부자연스러운 자세이다. 부자연스러운 자세에서는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모든 것은 자연스러운 자세로부터 나타나는 것이다. 사람의 일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로서, 자연스러운 상태일 때 모든것이 순조롭게 돌아가고 부드럽게 굴러가는 것이다. 부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일이 순조롭게 돌아갈 수가 없다. 자연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은 스스로 판단할 일이다. 사람의 본성은 자연에서 왔기 때문에 무엇이 자연스러운지는 자신의 마음에 비추어 물어보면 될 것이다.

앞으로 그것을 약하게 만들고자 하면 반드시 우선 그것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그에게서 빼앗고자 한다면 반드시 우선 그에게 주어야 한다. (36장)
음? 이상한 말이다. 풍선은 불면 불수록 커지지만 너무 많이 불게 되면 터져버려서 결국 쪼그라들어 버린다. 그 어떠한 세력도 영원할 수는 없다. 너무 강한 세력은 더 강해질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하게 되고, 그 한계를 넘게 되면 망하게 마련이다. 사업을 계속해서 유지시키고 싶다면 일단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건 대단히 추상적인 얘기라는 점을 명심하자. 이 말을 있는 그대로 현실에 반영하면 100% 확실하게 망한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건, 자신이 하는 사업이 어느 정도 커져서 그냥 놔둬도 금방 망하지 않을 정도라면, 그것을 더 키우기 위해서 힘쓰는 부분을 줄이고 그동안 신경쓰지 못한 부분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다른 곳의 자원을 끌어다 쓸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략, 몇가지 이야기를 적어 보았다. 내가 사는데 어떤 철학이라고 한다면, 이정도 얘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by snowall 2006. 8. 30. 23:38
스포일러 부분은 따로 빼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사일런트 힐이라는 게임 자체와 그 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팬이 아닌 일반인들이 볼 때는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일단 공포물을 싫어한다면 보지 말 것을 권한다. 싫어하지 않는 편이라면, 즉, 공포물을 좋아하거나 즐기지는 않더라도 그럭저럭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심심할때 빌려다가 봐도 될 정도의 영화 수준은 된다. 극장가서 즐길 사람이라면 사일런트 힐 게임의 팬이 아니고서야 크게 만족하기 힘들다고 본다. 심심할때 찾아 보기 바란다.

물론 난 세미나실에서 빔 프로젝터와 2채널 스피커를 이용해서 감상했다. 역시 영화는 화면이 커야 재밌다.


게임이 더 재밌다. 사실...-_-; 사일런트 힐 5편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by snowall 2006. 8. 30. 13:29
*본인은 전공이 고체물리가 아니라 입자 이론 물리학이다. 따라서 이 글에는 잘못된 내용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혹시라도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면 댓글 등의 방법으로 알려주기 바란다.

밴드 스트럭쳐?

앞서 반도체 얘기에서 도체는 전자가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부도체는 그게 불가능하며 반도체는 그게 반쯤 된다고 했다. 이것을 바로 Valence band와 Conduction band로 설명하는 것이다. 일단, band가 뭔지부터 설명해 보자. band는 영어 자체의 의미로는 "띠"라는 뜻이 있다. 그럼 무엇이 대체 띠를 이룬다는 건가!

어떤 물질이든, 여러개의 원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 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엄청나게 많은 수의 전자들이 존재한다. 스핀에 관한 이야기에서 얘기했었는데, 전자들은 특정한 상태에 두개 이상 못 들어간다. 즉, 한가지 상태에는 한개의 전자만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고체에 있는 원자들은 격자 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대칭성을 갖고 있고, 각각의 원자는 모두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다시말해서 전자는 어느 원자에 있어도 같은 상태에 있는 것이 되고, 따라서 그 수많은 전자들은 갈곳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자들은 자기가 있어야 할 상태에서 질질 삐져나오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바로 밴드를 형성하는 것이다. 전자가 있는 상태가 있으면, 그 상태에 해당하는 에너지 값이 있다. 에너지 값이 곧 상태를 결정한다고 봐도 된다. 전자가 자기가 있을 상태에서 질질 삐져나오게 되면 에너지가 특정한 값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아래로 퍼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에너지 밴드"가 된다.

Valence band에는 전자가 가득 차 있고, Conduction band에는 구멍이 가득 차 있다. (텅 비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Valence band에서 전자가 움직이는건 아무 의미가 없으며 Conduction band에서 구멍이 움직이는 것 역시 아무 의미가 없다.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류가 흐르기 위해서는 전자가 Valence band에서 conduction band로 뛰어 올라가야만 한다. 이때, Valence band와 conduction band를 뛰어넘기 위한 에너지를 밴드 간극 band gap이라고 부른다. 난 그냥 밴드갭이라고 부르겠다. 만약 밴드갭이 음수라면, 이것은 valence band와 conduction band가 겹쳐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따라서 항상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것이 바로 도체이다. 밴드갭이 무작정 커버려서 웬만한 전기 에너지로는 뛰어넘을 수 없다면 항상 전류가 흐를 수 없으므로 이것은 부도체가 된다. 물론 반도체는 그 사이에 적당한 영역에 있는 것들이다.

Band structure는 그 밴드들의 구조를 얘기해 준다. 뭐냐하면, 원자가 갖고 있는 대칭성은 격자들 사이에서 왔다갔다 할 때에 해당하는 대칭성이다. 가령, 어떤 원자가 격자 안에서 이웃 원자를 6개를 만나고 있다면 그 6개의 원자가 모두 똑같아 보일까? 이것은 격자의 구조에 따라서 달라지는 얘기가 된다. 더군다나 격자 구조는 완벽한 대칭성이 아니라 적당한 주기를 두고서 똑같은 구조가 반복되는 약한 대칭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 이웃하고 있는 모든 원자들이 다 똑같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에...즉, Dispersion relation이 달라지게 된다는 건데, "분산 관계식"이라고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운동량과 에너지 사이의 관계식을 말하는데, 음? 운동량과 에너지는 그냥 운동량의 제곱이 운동에너지에 비례하는거 아니냐고? 순진한 말씀이다. 그건 주변에 아무것도 없을 경우에나 그렇다. 실제로 전자가 고체 안에서 돌아다닐 때는 원자와 다른 전자들의 영향을 받아서 그냥 움직일때보다 더 무거워지거나 더 가벼워질 수 있는데, 이것이 운동량과 운동에너지에 영향을 주고 또 받기 때문에 운동량의 제곱이 그저 운동에너지가 되지는 않는다. 이런 경우에, 운동에너지를 운동량의 제곱이라고 가정하고서 그 비례상수를 계산하면 전자의 질량과 비슷한게 나오게 되는데, 이것을 전자의 유효 질량(Effective mass of electron)이라고 부른다.
아무튼, 전자는 최저 에너지 상태에 있으려고 할 것이고, 운동에너지는 운동량과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운동에너지가 최소가 되는 상태인 운동량이 0인 상태에 있을 것이다. 즉, 기본적으로는 정지상태이다.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는게 문제다. 전자의 분산 관계식에 의해 운동량과 에너지의 관계식을 풀다보면, 어떤 경우에는 운동량이 0이 아닌 경우에 최소 에너지가 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항상 전류가 흐른다는 얘기는 아니다.

고체물리에 관심있는 사람은 Kittel이나 Ashcroft의 책을 참고하면 좋다. 가장 많이 쓰이는 교재로 알려져 있다.


by snowall 2006. 8. 29. 23:56

이번엔, 내 전공과는 좀 떨어져있지만 현대 과학 기술의 결정체인 반도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한다.

일단, 모든 물질은 도체, 부도체, 반도체중의 하나이다. 전기를 잘 흐르게 하면 도체Conductor이고, 전기를 못 흐르게 하면Insulator이고, 그 사이에 있으면 반도체Semiconductor이다.

우선 먼저 도체에 전기가 잘 흐르는 원리부터 알아야 한다. 도체는 대부분 금속Metal로 되어 있다. 금속 원소들은 가장 바깥쪽에 있는 전자가 1개에서 3개정도 된다. 또한, 이 바깥쪽의 전자들은 원자로부터 잘 떨어져 나간다. 이들 전자 때문에 금속 원소들은 금속 결합을 할 수 있다. 금속 결합은 전자가 자유롭게 떨어져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원자들이 달라붙게 되는 것을 말한다. (왜 그럴까요? ㅋㅋ)

아무튼, 전자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성질은 도체가 전기 에너지를 수송할 수 있는 특성을 준다. 또한, 금속 결합은 물질이 길게 늘어질 수 있는 특성을 주어서 우리는 금속을 이용해서 길다란 전선을 만들 수 있다. 덕분에 우리는 발전소에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여 각각의 집에까지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도체의 경우는 전류의 세기가 전압(전기적 위치에너지의 차이)에 비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것을 "옴의 법칙"이라고 부르며, 이때의 비례 상수가 저항에 해당한다.

이제 부도체에 대해서 알아보자. 부도체는 물론 전류가 흐르지 않는,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물질이다. 부도체는, 당연히, 전자가 물질 내부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다. 전자는 특정 원자 근처에 속박되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다. 그럼, 부도체에 전압이 걸리게 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게 될까? 전류가 흐르지는 않지만, 전자는 자신이 속박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최대한 전기장 방향으로 가게 되는 현상을 보인다. 즉, 전자의 위치가 양극쪽으로 편향된다. 이것을 "유전 분극Polarization"이라고 부른다. 극이 생기게 되었다는 뜻인데, 간단히 이해하려면 원래는 음전기인 전자의 위치와 양전기인 핵의 위치가 겹쳐져 있었는데 전기장 때문에 분리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편극의 세기는 전기장의 세기가 커질수록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이때의 비례 상수를 전기 감수율이라고 부른다. 굳이 "전기"라는 말을 앞에 붙이는 이유는 같은 현상이 자석에 대해서도 일어나기 때문이다.

전기장이 점점 세질수록 편극은 점점 강해지는데, 이것도 어느정도 일어나면 한계가 된다. 만약 이 한계보다 더 강한 전기장이 작용하게 되면 전자가 속박되어있는 상태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이 상태를 유전 파괴Dielectric Breakdown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당연하다. 가령, 줄다리기 경기를 할 때도 어느 한쪽이 끌려가면 승부가 나지만 너무 강하게 잡아당기면 줄이 끊어져 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가? 아무튼, 유전 분극 현상을 이용해서 우리는 축전기를 만들 수 있고, 축전기와 코일을 결합해서 무선 통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 드디어 원래의 주제가 되는 반도체에 대해서 얘기를 해 보자. 반도체는 그럼 전자가 어떻게 되어 있길래 전류를 반쯤만 흐르게 하는 걸까? 아주 쉽다. 도체는 전자가 떨어져 있었고, 부도체는 전자가 달라붙어 있었다. 반도체는 그 중간에 있으므로 전자가 덜 떨어져 있는 것이다. 그게 대체 어떻게 되있는 거냐고?

반도체는 보통 4A족 원소를 이용해서 만든다. 4족 원소는 최외각 전자가 4개 있는 원소들인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규소Silicon이다. 수많은 반도체 회로들이 규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다. 물론 규소를 사용하지 않는 반도체도 아주 많이 있지만, 원리를 이해하는데는 규소와 관련된 몇가지만 이해하면 충분하므로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사실 나도 잘 모른다)

규소는 가장 바깥에 전자가 4개 있으므로 최대 4개의 다른 원자들과 손을 잡을 수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규소들끼리 서로서로 손을 잡고 격자 모양을 이루는 것이다. 규소의 격자 형태는 다이아몬드와 같은 형태를 가진다.


아무튼, 중요한건 격자 구조라는 것은 어떤 원자에 대해서도 주변 상황이 똑같다는 것이다. 격자 안에 있는 각각의 원자들은 결합 구조, 주변에 있는 원자의 수, 근처의 전자의 수 등이 어떤 원자를 고르더라도 같다. 물론 이것이 "대칭성"에 해당한다는 것은 앞서의 얘기에서 많이 해봤었다.

이 상태에서는 규소는 부도체이다. 전자가 어떻게 떨어져나갈 구석이 없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3족이나 5족 원소가 몇개 들어가 있는 경우이다. 이러한 원소들이 들어가 있는 경우에는 전자가 하나 모자라거나(3족) 하나 남게 된다(5족). 이 얼마 되지도 않는 남는 자리와 남아도는 전자가 규소 전체의 성질을 확 바꿔버리게 되는데 아주 화려하다.

전기장이 걸리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전자가 하나 남는 경우는 아주 이해하기 쉽다. 남아있는 전자가 전기장 방향으로 움직여주면 되는 것이다. 당연히, 이 경우는 전류가 작게 흐르긴 해도 전류가 흐를 수 있다. 전자가 모자라는 경우는 어떨까? 전자가 모자라는 경우에도 물론 전자는 움직일 수 있다. 왜냐하면, 빈칸이 있기 때문에 그 빈칸을 옆에 있는 전자가 들어가면서 전자가 원래 있던 자리가 다시 빈칸이 되는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그 빈칸은 마치 "전자"인것처럼 움직이게 되는데, 실제로 전자와 똑같이 행동하게 된다. 이 빈칸을 물리학자들은 양공Hole이라고 부른다.

이제 4족 원소에 3족을 조금 섞은 것은 전자가 모자라기 때문에 positive형, 즉 p형 반도체라고 부르고 4족 원소에 5족을 조금 섞은 것은 전자가 남기 때문에 negative형, 즉 n형 반도체라고 부른다.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는 각각으로는 별다른 재미를 못 보게 된다. 하지만 p-n접합이나 p-n-p접합을 만들어내게 되면 아주 재미있는 일이 생기는데, pn접합이 정류 작용을 하는 다이오드이고 pnp나 npn접합이 증폭 작용을 하는 트랜지스터가 된다. 여기서는 다이오드에 관한 이야기만 해 보겠다. 트랜지스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다이오드 얘기만 듣고 생각해 보거나, 인터넷을 뒤져보기 바란다.

자,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붙여놨다. 그럼? 적어도 그 경계면에서는 한쪽은 전자가 남아돌고 한쪽은 전자가 모자라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물론 전자들은 최소한 각각의 원자들에게 붙잡혀 있는 상태기 때문에 함부로 전류가 흐르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전자가 모자라는 쪽으로 미리 이동해 버린다면 원래 남던 쪽에 있던 원자가 중성을 벗어나게 되어 전자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전류가 그냥 흐르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전기장이 걸린다면 어떨까?
전기장이 걸리게 되면, 전자는 자기가 있는 위치를 벗어나 전기장 방향으로 이동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전자가 모자라는 쪽에서 전자가 남아도는 쪽으로 전자가 이동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자가 모자라는 쪽에서 전자가 남아도는 쪽으로 전자를 넘겨주려면 전자를 억지로 떼어내야 하는데 이건 있는놈이 더 하다고 빈곤층한테서 세금 걷는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 반대는 아주 쉽다. 전자가 남아도는 쪽에서 전자가 모자라는 쪽으로 전자를 넘겨주는건 대단히 쉬운 일이다. 따라서, 전기장이 걸렸더라도 이 방향에 맞춰서 걸리게 되면 전류가 잘 흐르고 반대로 걸리게 되면 전류가 흐르지 않게 된다. 즉, 이 소자는 옴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으며 전기장의 방향에 따라서 순방향으로는 저항이 0에 가깝고 역방향으로는 저항이 무한대가 되는 일이 일어난다.

물론 역방향이라고 한없이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역방향인 경우에도, 앞서 부도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절연 파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면 역방향일 경우에 좀 버티다가 갑자기 다시 전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이것을 따로 회로 소자로 개발하는데, 제너 다이오드zener diode라고 부른다

이게 반도체 얘기의 끝인가? 물론 이정도로는 반도체에서 하는 얘기의 시작도 아니다.

좀 더 어려운 Band Structure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해보도록 하겠다.
by snowall 2006. 8. 29.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