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수식을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 보존법칙을 이해하는 것에 도전해 보자.

일단, 에너지 보존법칙의 이론적 배경부터 살펴보자. 두가지 법칙만 알면 에너지 보존법칙을 유도할 수 있다.

1. 해밀토니안 연산자와 교환 가능한 연산자의 고유값은 시간이 변하더라도 보존된다.
2. 해밀토니안 연산자의 고유값이 에너지이다.

2000년전에 개발된 3단논법에 의하면, 에너지는 보존된다.

하지만 해밀토니안 연산자가 뭔지도 모르고 교환 가능한 연산자가 뭔지도 모르며 고유값이 뭔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말해봐야 그냥 개짖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에너지 보존법칙을 조금 더 들여다 보자.

예전에 운동량 보존법칙을 설명할 때, 운동량이 뭔지부터 이해해야만 했다. 따라서 여기서도 에너지 보존법칙을 이해하려면 에너지가 뭔지부터 이해해야만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 우주에는 2가지 종류의 에너지가 있다. Potential energy와 Kinetic energy이다. Potential Energy는 우리말로 "위치 에너지"라고 하는데, 물론 위치에 따라 정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위치 에너지라고 해도 좋지만 "잠재적인 에너지" 또는 "숨은 에너지"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나중에 전자기학에서 속도나 속력에 따라서 변하는 위치에너지(?)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냥 한국물리학회의 물리 용어집에 따라 별 생각 없이 위치 에너지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어차피 말이 중요한건 아니다. Kinetic energy는 "운동 에너지"라고 부른다. 운동 에너지는 물체가 움직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에너지이다. 움직이지 않는다면 에너지를 갖지 않는다.

추가적으로 Thermal energy가 있다. 이것은 "열 에너지"라는 것인데, 통계역학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이다. 열 에너지는 그 실체를 잘 들여다보면 운동 에너지인데, 통계역학에서 다루는 더해야 할 운동에너지의 수가 너무 많다보니[각주:1] 그냥 수 하나로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에너지이다. 열 에너지를 계산하는 방법은 쉬우므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아무튼 열 에너지라는 것을 왜 기본 에너지로 치지 않느냐고 묻지 말기 바란다. 열 에너지도 운동 에너지이므로 운동 에너지를 다룰 줄 알면 열 에너지도 다룰 수 있다.

(또 추가) 여기에, 아인슈타인이 쓴 상대성 이론에 등장하는 질량 에너지가 있다. 질량 에너지는 정확히 말하면 그냥 에너지 = 질량 이라는 법칙이 성립하기 때문에 나온 에너지이다. 질량과 에너지는 같은 것이니까, 물리학자들이 주장하는 어떤 글에서 "에너지"라는 단어를 발견했다면, 그 자리에 "질량"이라는 단어로 바꿔서 쓰더라도 물리학적으로 전혀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다.[각주:2] 물론 숫자까지 똑같다는 뜻은 아니지만, 물리학자들 중에는 숫자까지 똑같이 맞춰주기 위해서 광속을 1이라고 하는 쿨한 사람도 많다.[각주:3]

아무튼, 에너지는 저렇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고 싶은 에너지 보존법칙을 이해하려면 에너지를 수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수로 표현하지 못하면 보존되는지 마는건지 알 수가 없잖아.

운동 에너지를 수로 표현하는 방법은 사실 별거 없다. 앞에서 우리는 운동량을 수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는데, 운동량과 속도를 곱하면 운동 에너지가 된다. 여기에, 운동 에너지를 미분하면 운동량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숫자를 맞춰주기 위해서 0.5를 곱해주면 물리학자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운동 에너지가 된다. 하지만 운동 에너지가 왜 운동량과 속도의 곱이냐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조금 더 어려운 문제이다.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은 일-에너지 정리를 유도해야 하는데, 그럼 수식 없이 이해를 해보자는 이 글의 의도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다른 글에서 따로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위치 에너지를 수로 표현하는 방법은 더 쉽다. 그냥 주어진 위치 에너지를 가져다 쓰면 된다. 대부분의 경우 위치의 제곱에 비례하거나[각주:4] 위치 값에 반비례[각주:5]한다. 이 두가지 경우가 물리학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위치에너지이다. 가끔 위치의 네제곱에 비례하는 위치 에너지, 위치의 세제곱이나 다섯제곱에 반비례하는 위치 에너지 같은 이상한 것들이 등장한다. 뭐 아무튼, 위치 에너지는 물리 문제를 풀어야 할 때마다 그때 그때 주어지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 물론, 왜 주어진 물리 문제에서 위치 에너지가 그따위로 생겨먹었느냐고 질문한다면 그것 역시 논문 서너개는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조금은 어려운 문제라는 협박을 해주도록 하겠다.

이제 에너지 보존법칙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는 배경지식을 갖게 되었다. 에너지 보존법칙이란 "외부 계와 에너지를 교환하지 않는 한, 주어진 물리 계가 갖고 있는 에너지의 총 합은 항상 보존된다"는 법칙이다. 다시 말해서, 누가 건드리지 않는다면 에너지를 다 더한 값이 일정하다는 뜻이다.

(다음 글에서 계속... 쓰다가 지쳤음.)
  1. 사실 몇개 안되는 입자를 분석하는데 통계역학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사용할 수는 있다. 그리고 잘 맞는다.) 한두개가 아니라 1조x1조 개 정도 되는 입자들을 분석하다보니 각각에 대해서 말하는게 의미가 없는지라, 평균을 내서 모든 값들을 말한다. 물론 열 에너지가 그 입자들의 운동에너지의 평균은 아니다. [본문으로]
  2. 국문학적 관점에서의 문법적 또는 서술적 오류는 발생할 수 있다. [본문으로]
  3. 물리학 책에 빛의 속도, 플랑크 상수, 중력 상수는 너무 많이 나오는 주제에 숫자도 괴이하게 길기 때문에 그냥 c=h=G=1이라고 쓰면 잉크가 절약되기 때문이라는 가설도 있다. [본문으로]
  4. 용수철의 탄성 에너지 또는 Harmonic oscillator가 대표적인 예이다. [본문으로]
  5. 말할 것도 없이 점질량에 의해 발생되는 중력장과 점전하에 의해 발생되는 전자기장의 위치 에너지가 이런 형태이다. [본문으로]
by snowall 2010. 6. 14. 21:24
by snowall 2010. 6. 14. 12:59

후회

1.
버스 터미널에서 컴퓨터 본체를 들고 탑승한 승객을 발견했다.

그 승객은 휴게소에서 쉴 때 컴퓨터 본체를 들고 내렸다.

그리고 그 컴퓨터 본체를 주차장 관리인이 쉬는 간이 휴게실 옆에 내려놓고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에서 나와서 그 간이 휴게실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컴퓨터 본체를 들고 왔는지 버리고 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내 인생에 이런걸로 후회할줄은 몰랐다.

2.
집에 왔는데 대문 현관이 잠겨 있었다.

건물 뒤편으로 돌아서 담 넘어 들어왔다.

이런걸로 후회할 날이 오리라 생각했지만, 그날이 오늘이 되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by snowall 2010. 6. 14. 00:23
요새 월드컵 응원한다고 난리다. 광고를 보면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구호를 "大~한민국" 이라고 쓰고 있다.

근데 사실 그 구호는 예전에 영화에서 비슷한 것이 나왔던 적이 있다.

주유소 습격사건을 보면 유오성이 들고있는 각목에 大한국인이라고 적혀 있다. 사실 이 영화에서 각목에 적힌 대한국인의 의미는 유식한척 한자로 쓰려고 시도하다가 한글자만 한자로 적고 나머지는 어려워서 그냥 한글로 적은 것으로 보여진다.

즉, SK는 무식한거 광고하는 중...-_-;
by snowall 2010. 6. 14. 00:15
난생 처음으로 H호텔의 J클럽에 갔다. 음...
왜 갔냐면, 1차에서 축구보고 2차에서 조개구워 먹고 놀다보니 3차도 가자고 하길래 -_-;

사실 춤추는 클럽은 27년 인생에 최초였다. 같이 간 친구는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아가씨 하나 꼬셔서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헐.

같이 간 형은 술에 많이 취해버려서 춤추다 말고 잠들어 버렸다. 헐...

난 그냥 춤만 추다 왔다. 리듬을 타고 춤추는 건 잘하지만 헌팅에는 소질이 없는지라 열심히 운동을 했다고나 할까. 게다가 나처럼 싼티나는 얼굴에 싼티나는 패션으로는 아가씨들을 유혹할 수 없다. 그리고 사실 담배 피우는 아가씨들은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이것은 비겁한 변명........)

내가 1차에서 술을 쏘는 바람에 32만원을 긁어버리긴 했지만, 그건 오늘 그리스와 한국의 축구 경기에서 한국이 이겼고 또한 재미있게 놀았기 때문에 그닥 아깝지 않다. 그리고 이런저런 경험을 쌓게 되었다. 가령, 클럽에 가면 옷을 춥게 입은 아가씨들이 흥겹게 춤춘다는 것 정도?

J클럽에 가서 술 안마시고 그냥 춤만 추면 돈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았다. 뭐, 하지만 앞으로 여기에 와서 놀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BMW타고 다니는 형들이랑 맘놓고 같이 놀러다닐 정도로 돈이 많지는 않으니 이건 그냥 좋은 추억으로 간직해야 하나.

클럽 댄스가 별거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파라파라댄싱보다 따라하기 쉽더라. 아니, 애초에 춤추는게 목적이 아니니까 춤을 잘 출필요는 없다. 괜찮아 보이는 얼굴과 패션 센스만 있으면 여러가지로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같이 간 형이 운전을 해야 하는데 피곤하다고 길에서 쓰러진걸 차에 태워줬다. 결국 클럽 영업 끝날 시간까지 안 깨서 나 포함 나머지 3명도 차에 앉아서 그냥 잤다. 비오는 날 BMW 528i에 탔는데, 내가 앉을 자리가 없어서 문 열고 걸터앉아 있었다. 아, 이래서 큰 차가 필요하구나.
by snowall 2010. 6. 13. 14:11